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서양미술사』 곰브리치

by 느티나무

  • 『서양미술사』 곰브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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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 브뢰헬 <시골의 결혼 잔치> 1568년경

    목판에 유채, 114*164cm, 빈 미술사 박물관 

     

    브뢰헬이 그린 인간 희극들 중에서 가장 완벽한 것으로 시골의 결혼을 다룬 유명한 작품이 있다. 대부분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이 그림도 도판으로는 그 진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즉 모든 세부가 더 더욱 작게 축소되기 때문에 이중으로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 넘치는 기지와 뛰어난 관찰력으로 묘사된 이처럼 많은 일화들보다 더 감탄스러운 것은 브뢰헬이 비좁다거나 번잡스러운 인상이 전혀 들지 않게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 점이다. 틴토레토라 하더라도 이렇게 수많은 인물들이 가득 들어찬 공간을 브뢰헬만큼 교묘한 수단으로 더 실감나게 표현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식탁은 원근법에 의해서 뒤로 후퇴하고 있고, 인물들의 움직임은 배경에 있는 헛간 입구의 군중들로 부터 시작해서 전경의 음식을 나르는 두 사람을 거쳐 음식을 받아 상 위에 올려놓는 사람을 통해서 다시 배경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바로 이 음식을 옮겨놓는 사람 때문에 우리의 시선은 곧장 조그맣게 그려졌지만 화면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흐뭇한 표정의 신부에게로 향하게 된다.

    이 유쾌한, 그러나 결코 단순하다고 할 수 없는 그림들에서 브뢰헬은 풍속화라는 미술의 새로운 왕국을 발견했다. 그 이후의 네덜란드 화가들은 이 왕국을 더 완벽하게 개척해나갔다. 

     

    -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예경  382~383p. / 문고판  289~290p. 

     

    읽은 날: 2019.03.08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 오후 3시부터 1층 잡지방에서 낭독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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