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코스모스』 칼 세이건

by 느티나무

  • 『코스모스』 칼 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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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이 아주 강력하면 빛조차 그 중력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렇게나 강한 중력장을 동반하는 천체를 우리는 블랙홀black hole이라고 부른다. 이것이야말로 주위 상황에 아랑곳 않는 불가해한 우주적 체셔 고양이인 것이다. 밀도가 충분히 높고 중력이 한곗값 이상으로 강해지면 블랙홀은 윙크 한 번 하고 우주에서 사라진다. 하지만 빛이 블랙홀 안에 갇혀 있으므로 블랙홀의 내부는 휘황하게 밝을 것이다. 블랙홀의 바깥에서는 블랙홀을 볼 수 없어도 블랙홀이 미치는 중력의 영향은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성간 여행 도중에 까딱 잘못하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 이것은 말 그대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이 한없이 길게 실같이 늘어나는 매우 언짢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물질이 블랙홀 주위를 빙빙 돌면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 자체는 참으로 볼 만한 구경거리일 것이다. 그 나그네가 자연의 특별한 배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실현 불가능의 조건이 성립된다면 말이다.   - p.471~ 472

     

    칼 세이건 『코스모스』 , 사이언스 북스, 2018   

     

     

    읽은 날: 2019.03.26 

    매주 화요일 늦은 8시부터 1층 중앙테이블에서 낭독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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