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사서가 읽는 책]『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y 신정은

  •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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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 망가지고 뒤틀리고, 쓸모없는 몸을 만져주며 내가 그저 끔찍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나서야 타인들 하나하나가 내게 베푼 것들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사람들은 가족들이지만 타인들도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음을. 비록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른다 해도 말이다."  p.258

     

    모든 인생에는 설탕과 함께 반드시 소금이 있다.

    이 책은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 인간이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자립기이다.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신체의 자유를 포기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마틴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유'라는 것은 신체에 구애받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정신과 내면의 힘으로 도달하는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때때로 인간은 내가 가진 것을 갖지 못한 자에게 오만함이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그 오만함이 삶의 빛나는 순간을 암흑으로 만들어 버리는 독이라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내 인생에서 설탕과 소금은 무엇인지 되묻게 만드는 책이다. (신정은 사서 2017.6)


    마틴 피스토리우스, 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푸른숲,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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