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 낭+독회 한구절]『인간의 조건』

by 느티나무

  • 『인간의 조건』

    크게보기

  • 논쟁의 격렬함에 비해, 양측의 역할은 비교적 쉽게 정해지고 선악의 경계선 역시 쉽게 그어집니다. 하지만 그 경계선이 나를 통과한다면, 다시 말해 나의 일부가 나의 또 다른 일부를 고발한다면, 어찌해야 하나요? (중략) 저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진퇴양난의 딜레마를 해결할 생각이 없습니다.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열린 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중략) 

     

    저는 바벨탑의 우화(탑을 세우려는 문화적 시도가 왜 오만함의 표현으로 간주되었던 것일까요?) 라든다 하느님의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노아에게 낙원에서 발생한 균열을 치유하시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아름다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겠노라고 말씀하시는데, 도대체 왜 대홍수라는 엄청난 대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스승인 월터 옹처럼 종교적인 이야기 밖에서 답을 찾지 시작했습니다. 종교보다는 생물학, 물리학, 천문학 등에 더 가까운 것, 단적으로 말해 삶 자체를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 109-111


    지그문트 바우만, 스타니스와프 오비레크 『인간의 조건』 동녁, 2016

이름 :
패스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