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사서가 보는 영화]『나, 다니엘 블레이크』

by 현나라

  • 『나, 다니엘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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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en you lose your self respect, you are done for it.”

    “사람이 자존심을 잃으면 다 잃은 거요.”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 정의와 불의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이 영화에 대해 그 방식이 촌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이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적 개인을 사회 속에 넣어두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게 한 순간부터 ‘영화’이기보다 ‘다큐’였다. 

    평생 컴퓨터라고는 전혀 다뤄보지 않은 사람에게 

    “인터넷으로 하면 편리해. 인터넷에 다 나와 있는데 왜 몰라?”

    정부로부터 수당을 받기 위해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증명해야하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사람에게 

    “일 하지 않고 공짜로 돈 받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 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좋은 먹을거리, 멀쩡한 신발을 사주려고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던 여성에게 

    “그래도 그런 일까진 하지 말았어야지!”

    ...같은 누군가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장한 ‘성급하고 무례한 질문’ 대신 모두에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는지 가늠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현나라 사서 2017. 08)

     

    켄로치 감독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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