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인간의 조건』

by 느티나무

  • 『인간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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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노동운동을 이끈 사람들과 마르크스를 고무시켰던 희망, 즉 여가가 인간을 필연성에서 해방시키고 노동하는 동물을 생산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희망은 기계론적 철학의 허구에 의존하고 있다. 이 철학은 노동력이 다른 모든 에너지처럼 결코 사라질 수 없으며, 그래서 삶의 노역에 소비되어 고갈되지 않는다면 자동적으로 ‘보다 높은’ 다른 활동을 장려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략)... 노동하는 동물의 여가시간은 소비에만 소모되고 그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의 탐욕은 더 커지고 더 강해진다. 이 욕구가 더 정교해지면서 소비가 더 이상 필수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주로 사치품에 집중된다는 점은 이사회의 성격을 변화시키기보다 이 사회의 심각한 위험을 은폐한다. 그 위험은 결국 세계의 모든 사물이 소비와 소비를 통한 무화(annihilation)로 부터 안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p. 216 

     

    한나 아렌트 『인간의 조건』 한길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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