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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NL 뉴스레터 26호] 밤의 도서관에서 만난 이야기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1-07-07 조회수 : 7,567

뉴 웨이브 뉴 라이브러리 26호
뉴 웨이브 뉴 라이브러리 뉴스레터 26호 2021.7.7.

밤의 도서관에서 건축학도를 만나다
6월 26일, 2021 정림학생건축상에 참여한 건축학도와 사서, 이용자가 느티나무도서관에 모였습니다.  
미래 도서관을 상상한 작품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젊은 건축학도가 제안한 도서관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왼쪽부터 <리빙 라이브러리> 정세미, <1분 미리듣기> 유건돈, <한 걸음만 내디디면 책이 있다> 김상민, 이호정 님
Living Library」 정세미
내 서가가 누군가의 도서관이 된다면?
<Living Library>는 서울시 마포구 홍대 근처 주택 사이사이에 심어져 있는, 도서관 열람실과 거주자의 거실이 합쳐진 컨셉의 주거형 도서관이다. 도서관이 열린 시간에는 거주자의 서가가 모두에게 공유되고 도서관이 닫히면 다시 자기만의 공간이 된다. 서가의 주인은 밤에 돌아와 어질러진 책을 훑으며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확인한다. 사유 중심의 사적인 공간과 공유 중심의 도서관이 낼 수 있는 시너지를 건축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도서관에 어떤 사서가 일하게 될까요?
가변적인 공간이 많은 도서관이라, 공간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서가 좋겠다. 그리고... 공간이 넓으니 걷는 걸 좋아하시는 분?(웃음)  

「1분 미리듣기」 유건돈
작품명에 담긴 뜻은?  
음악을 1분 동안 미리 듣는 것처럼, 책도 가볍게 1분 정도 훑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도 그런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어디에, 어떤 도서관을 짓나요?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세운상가의 모서리 공간을 활용한 도서관이다. <1분 미리듣기>의 공간은 가능성과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하나의 목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필요에 따라 바뀐다. 상가 곳곳의 메이커 활동을 직설적으로 끄집어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도서관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책이 있다」 김상민, 이호정 
어떤 질문에서 시작했나요?
독창적인 도시에서 공공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형태일까?”라고 물으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조사하니 도서관은 카페나 미술관에 비해 언급이 적었다. 왜일까 궁금했다. 반면 책은 꾸준히, 많이 언급되는 해시태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책을 읽는데 왜 도서관에 가진 않을까? 다른 행위를 하면서 머물 수 있는 도서관은 없을까? 고민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까지! 자료 조사를 어디까지 했나요?
도서관이 들어설 장소를 서울시 용산구의 삼각지 근처로 정했고, 지난 세기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 용산이라는 지역을 조사했다. 용산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서울의 다른 지역이 성장을 할 때 진공상태에 있었던 곳이다. 이번 기회에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건축학과는 판넬이라는 커다란 종이에 결과물을 담아 제출한다. 한 학기 동안의 고민을 한 장의 종이에 전부 담을 수는 없다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정림학생건축상에 제출할 결과물은 단행본이었다. 설계 과정에서 한 고민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 역사적인 부분까지 포함해 책을 제작했다.

컬렉션 코멘트: 도서관 지어 올리는 법
TAG | 건축가, 짓는다는 일, 공간과 장소, 제 3의 공간, 도서관, 시민의 커뮤니티, 대안 공간, 커뮤니티, 공간의 변화, 인간과 공간, 공공 공간, 공간 디자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 사회적 공간 

<밤의 도서관> 전시를 맞이하는 컬렉션 코멘트! 사서는 어떤 방식으로 컬렉션을 지어 올릴까요? 
사서: 공간과 건축 담론부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 이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책이 있을 텐데, 그 중에서도 공간과 인간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상호작용하는 자료를 모으자. 알베르토 망겔의 『밤의 도서관』(세종서적)은 당연히 포함! (웃음)
사서:  도서관을 짓는다니 가장 먼저 마쓰이에 마사시의 소설『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가 떠오른다. 건축과를 갓 졸업한 주인공이 유명 건축가 사무실에서 일하며 국립현대도서관 설계 경합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건축과 인간, 공간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반짝이는 소설이다. 
사서: 등장인물도 실제 건축가에게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고, 작중에 언급되는 건축물도 자세히 소개한다. 작가가 건축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한다.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데 열중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읽힐 수 있겠다.

사서:  주인공의 실제 모델은 일본의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라고 한다. 어느 날  빵집 주인에게서 공간 설계 의뢰를 받고, 설계 비용의 절반을 빵으로 달라고 제안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 일화에 얽힌 두 사람은 건물 설계 의뢰에서 완공에 이르기까지 주고받은 글을 엮어『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더숲)이라는 책을 낸다. 공간을 짓는 사람과 운영하는 사람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C 사서:  건축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최경철의『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웨일북)이 있다. “사적 경험이 모이는 공간에 대하여”, “건축가는 예술가일까? 디자이너일까?”, “좋은 공간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같은 질문을 통해 도서관이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 환기해볼 수 있다.

사서: 도서관 건축의 실제 사례도 컬렉션에 포함하자. 느티나무도서관의 설계 당시 도면에서 공간이 지향하는 바를 찾을 수 있다. 최재원의 『구산동 도서관 마을: 설계 프로세스에서 발견한 건축의 통찰력』(픽셀하우스)도 좋다. 
사서:  E 님의 제안 좋다. 건축가의 눈으로 도서관을 바라본 책으로 강예린, 이치훈의 『도서관 산책자』(반비)도 떠오른다. 조란 비브코치비의 소설『환상 도서관』(북폴리오)에는 집안 도서관, 야간 도서관, 초소형 도서관 같은, 여섯 개의 가상 도서관이 등장하는데 흥미롭다. 
B 사서: 오카다 다카히로의 『나만의 비밀기지 만들기』(프로파간다)는 비밀기지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는 책에서 ‘비밀기지적 상상력을 강조하는데, 똑같은 것을 양산하는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짓고 올리고 부수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드는 이야기를 더 찾아보자.

당신의 이야기, 사서의 답장 VOL.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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