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우리 WOORI] 마음의 느티나무를 키웁니다!(01.02.15)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05-03-07 조회수 : 4,019


 
마음의 느티나무를 키웁니다!                        
용인 수지 느티나무 도서관 박영숙


책이랑 친구랑 꿈과 지혜를 키워나가는 공간

하늘을 덮는 높다란 아파트와 상가 건물만이 도시를 지키는 가운데 아름드리 느티나무 하나가 자라고 있다. 용인시 수지읍 수지 2지구 아파트 상가 지하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 '느티나무'가 바로 그것. 문화시설이 부족한 수지지역 어린이들의 소중한 꿈의 보금자리인 이곳에서 박영숙(35세)씨는 아이들과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마음의 느티나무'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책이랑 친구랑 꿈과 지혜를 키워나가는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이란 간판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의 해맑은 얼굴들이 가득한 벽화와 마주치게 된다. 문을 열면 엄마ㆍ아빠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 꾸러기 놀이방에서 장난을 치는 아이, 나무그네를 타면서 책을 읽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저의 관심은 언제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에게 또래랑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는 '98년 수지로 이사오기 전 서울토박이로 살아왔다. 대학시절부터 공부방 활동과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어린이들과 어울렸다. 그리고 결혼과 함께 승철(7), 진희(5)를 낳고 키우면서도 그의 집에는 언제나 꼬마 손님으로 가득했다. 수지로 이사온 후에도 마땅히 놀 곳이 없는 이웃 아이들은 그의 집을 찾아와 살다시피 했다.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이들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소망이 자라났다. 상가를 빌려 바닥에 난방시설을 갖추고 공장을 돌면서 가구와 집기를 구했다. 평소 소장하고 있던 책들과 손수 고른 책들을 모아 느티나무 도서관을 열었다.
"틀에 박힌 도서관 보다는 편안하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곳,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보는 곳으로 만들려 했다"며 이제는 이곳이 동네 사랑방으로 통한다고 한다. 현재 느티나무 도서관은 사랑방, 꾸러기 방, 이야기 방으로 나뉘어져 있고 5천 2백 권이 넘는 책이 소장되어 있다. 아이들은 나무그네나 책상은 물론 바닥에 앉아서 책도 보고 때론 꾸러기 방에 들어가 장난도 치며 마음껏 뛰논다.

주민과 함께 키우는 '고운아이들'
느티나무 도서관은 누구든지 환영한다. 하지만 집으로 책을 빌려가고 싶은 사람은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회비는 1년에 3만원이지만, 회원가족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원봉사'.
"우리나라는 자원봉사에 대한 개념이 너무 거창하게 인식되어 있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찢어진 책을 붙여주는 것도 자원봉사이지요"
현재 680가구가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고 어머니 독서회, 엄마 동화방, 종이접기교실, 노래마당 등의 다양한 소모임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부터는 용인 YMCA, 지역 교회와 함께 '고운 아이들'이 운영되고 있다. 고운 아이들은 결손가정, 발달 장애아, 부모의 질병이나 장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피기 위한 것이다. 고운아이들은 이곳에 와서 식사도 하고 학과공부는 물론 영어, 미술, 피아노 등의 교육을 받고 있다. 또한 방학중에는 캠프와 견학을 통해 사회 체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처음 회원 부모들 중에는 이들을 멀리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끼리 어울리는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 이런 아이들 모습 속에서 부모들의 시각이 변화되었고 이제는 즐거운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고운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2월 19일은 느티나무 도서관이 열린지 꼭 일년이 됩니다. "
 앞으로 어린이 도서관 느티나무는 지역주민의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으로 용인, 수지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게 될 것이다(☎031-262-3494)

경기여성정보웹진 << 우리 WOORI >> - 제2호 - 2001.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