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조선일보]산타할아버지의 선물(06.12.13)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06-12-22 조회수 : 4,492

[리포터가 뛴다] 산타할아버지의 선물
환한 장래를 열어줄 책 한 권을 고대한다
- 2006. 12. 13. 윤지수 리포터

크리스마스가 코 앞이다. 산타할아버지를 마냥 기다리는 우리 집 꼬맹이는 요맘때만 되면 울지도 않고 짜증도 덜 부리면서 간절히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올해는 무슨 선물을 할까? 아이가 전부터 레고세트를 갖고 싶어해 크리스마스에 사주어야겠다고 별러왔는데 얼마 전마음이 바뀌었다.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 박영숙지음<알마〉’ . 책 제목을 보고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지침서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 내용을 들여다보니 어느 한곳에도 그런 건 담겨있지 않았다.
 
용인시 수지구 느티나무도서관을 7년째 운영해오면서 알게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흔하디 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임에도 나는 밤 늦도록 책을 다 읽고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느티나무 도서관에서는 책은 꼭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정리하면서, 책을 가지고 게임을 하면서 자주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의 제목을 익히고 내용이 궁금해 펼쳐보다 결국엔 책 속에 빠져들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자신은 정작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으면서 잠들기 전에 아이가 책을 읽었는지 확인하는 엄마라면, 독후감을 어찌 써야할 지 몰라 낑낑대는 딸아이를 보며 ‘누굴 닮아 이 모양이지’ 푸념하는 엄마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도 없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그냥 술술 넘어간다. 책은 이래서 재밌구나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도 그렇다. 식탁에 앉아 책을 읽으며 배시시 웃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는 엄마를 보며 무슨 책이길래 저러시나 궁금해하며 아이는 책에 대한 관심이 싹트고 엄마를 따라하고픈 모방심리로 아무 책이나 뽑아와서 엄마 옆에 앉아 책 속에 빠져들곤 한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엔 산타할아버지에게 책을 선물로 달라고 기도해본다. 겨우 책이냐고 서운해 할지도 모를 아이들이 내년에는 책 선물을 간절히 고대할 것을 희망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