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계신다면, 그건 좋은 일입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로마인들이 편지를 쓸 때 애용하던 첫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신경써 주신 덕분에 느티나무도서관은 잘 있습니다. 살얼음 위를 걷듯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최대한 문을 열고 있습니다.

전처럼 많은 분들과 함께 모꼬지를 하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만날 궁리를 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엔 2021 정림학생건축상 수상작을 초청해 ‘밤의 도서관’이라는 전시를 열었습니다. 도서관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건축학도와 사서, 이용자의 만남이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과 즐거움이 되었지요.

랜선 투어

가을엔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에니싱크 도서관(Any-think Library)과 랜선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예비사서의 해외도서관 연수가 힘들어져 오랜 궁리 끝에 떠올린 기획이었어요. 각자 자기 도서관을 영상에 담아 서로에게 보여 주기로 한 거죠. 에니싱크 도서관은 느티나무도서관과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자체 분류법을 쓰고, 장비 대출이 가능하고, 동네 텃밭을 가꾸는 등 그 어떤 생각도 가능한 도서관이더라고요. 지구 반대편 사서들과 함께한 유쾌한 동영상이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봐주세요.

컬렉션 버스킹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대해 이용자와 함께 궁리하며 만들고 있는 느티나무의 자랑, ‘사회를 담는 컬렉션’ 아시죠? 긴 시간 동안 만들고 다듬어 온 노력의 결실일까요? 컬렉션의 의미와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관이 늘어나면서 컬렉션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작년엔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의 질문도서관과 성남에 있는 라이브러리 티티섬이 느티나무와 함께 몇 달에 걸쳐 머리를 맞대고 완성한 컬렉션을 가지고 개관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현장의 사서들도 마을마다 살아 숨쉬는 도서관 모델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고 실천을 하려는 마음을 조금씩 품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컬렉션 버스킹 소개영상

제주시 소통협력센터

경기상상캠퍼스

NEW WAVE NEW LIBRARY

요새 느티나무의 화두는 스마트워크자원순환이에요. 스마트 워크는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과 수고를 줄여 효율적으로 일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작년부터, 사실은 훨씬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도서관의 과제예요. 도서관이 해야 할 업무는 점점 넓어지고 복잡해지는데 업무 방식이 아직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서 고민이었죠. 느티나무가 먼저 효율적인 업무 모델을 만들어 도서관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펼치고 싶어요.

도서관에 오랜만에 오신다면 도서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깜짝 놀라실 거예요. 도서관 텃밭에서는 지렁이를 키워 분양해 주고 있고요, 부엌에서는 맥주를 직접 만들어 나누고 있습니다. 곳곳에 자원순환 정거장도 만들어 놓았어요. 이용자들이 이 정거장에 쓰레기를 잘 분리 배출하면 도서관은 그것들을 모아 재활용을 실천하고 있는 기관에 전달하고 있답니다. 우유팩을 주민센터에서 휴지와 종량제 봉투로 바꿔 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나눠드리고 있고, 아이들이 정거장에 모인 페트병 뚜껑을 직접 색깔별로 분류하거나 세제 리필통에서 세제를 담아 가는 모습도 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지요.

NWNL 뉴스레터 지난 호 읽기 👀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손을 내미는 것이 꺼림직하고 곁을 내어주는 것이 불안할수록, 느티나무가 제자리를 굳건히 지켜야겠다고 새삼 다짐해 봅니다. 저희가 벌이는 일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느티나무도서관 모든 직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