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한구절]<하얀 앵두> 『배삼식 희곡집』
by AA희곡낭독회
권오평: 같이 가쟀더니, 속도 안 좋은데 음식도 안 맞을 거고, 병원 다니기도 불편할 거고, 추운 건 딱 질색이고 뭐 갖은 핑계를 다 대면서, 혼자 가라고 등을 떠미는 겁니다. 어디 조사 나갈 때마다 데리고 가면 안 되냐고 노상 보채던 사람이 말이에요.
(중략)
그 사람이 얼마 뒤에 편지를 보냈더라구요. 꼭 종이봉투에 우표 붙은 편지를 받고 싶다고..... 편지란 게 묘하잖아요. 떨어져 있다 보니까 애틋한 마음도 생기고.
(중략)
마누라가 죽었다는데 난 죽어라고 복사만 하고 있었어요...... 그 사람이 한 줌 재가 되는 동안, 전 일주일 내내 복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