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안 내놔? 못 내놔!!> 다리오 포 지음 / 박준용 옮김

by AA희곡낭독회

  • <안 내놔? 못 내놔!!> 다리오 포 지음 / 박준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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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죠반니: 여자들이 슈퍼마켓을 털고, 사람들이 사고 난 트럭에서 쌀자루를 가져갈 때, 내 머리에선 소리가 났어!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다. 여기저기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 해도 우리에겐 지켜야 할 법과 도덕이 있다...' .... 근데 모르겠어, 내 발은 트럭 쪽으로 가더라고. 난 완전히 헷갈려서 아무 판단이 안 서더라니까, 어느새 나도 루이지랑 자루를 훔쳐들고 뛰고 있어서. 그러고 있는데 난... 아주 신이 났어. 그걸 들고 뛰는데 아주 당당한 기분이었다고!
    안토니아: 당당했다고?
    죠반니: 음 난 다시 젊어진 기분이었어. 가슴속에선 다시 피가 끓는 듯한 기분이었어. 물건을 훔쳤기 때문에 흥분했던 건 아니. 난 주위 사람들이랑 일체감을 느낀 거구, 그 느낌은 내 머릿 속에 있던 도덕심을 산산조각으로 부숴버렸어. 그래, 그동안 난 악랄하고 고약한 괴물한테 완전히 속은 거야. 법을 지켜야 한다는 도덕심이 날 속인 거, 민주주의의 표준이니 새로운 자유주의의 확립이니 하고 떠드는 원숭이 놀음에 말렸던 게 화가 났어.

    (중략)
    죠반니: 당신... 정말 남을 거야?
    안토니아: 좋아서 남는 거 아니니까, 더 이상 따지지마. 됐어, 이리 와. 오랜만에 키스 한 번 해!
    루이지: 이거야말로 축하할 일인데... 짧았던 이별에 영원한 안녕을 고했으니 당연히 축하지.
     

    <안 내놔? 못 내놔!!> 다리오 포, 제2막
    읽은 날: 202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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