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한구절]『삶의 격』 페터 비에리
by 느티나무
둘만 있다면 조지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자기에게 가해진 모욕에 비슷한 정도의 모욕으로 대항해서 되갚아주거나 마사를 비웃어넘김으로써 자신은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거나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방에서 휙 나가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방문객이 다 들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모욕을 굴욕으로 만드는 자의 잘못은 무엇일까?
당하는 자의 무력감이 전시된다는 점이 굴욕의 필요조건이라고 한다면 방문객의 시선이 그 무력감을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무슨 말일까? 마사가 자신을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문객이 이미 알아버렸다. 그런데 조지는 그 사실을 그들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아무런 힘이 없다. 신혼부부는 마사가 조지를 어떠헥 생각하는지 알아버렸다. 조지는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들은 이제 마사의 눈으로 조지를 본다. 조지는 쪽박이다. - p.231
페터 비에리 『삶의 격』, 은행나무, 2014
읽은 날: 2019.08.27
매주 화요일 이른 10시 30분부터 뜰아래에서 낭독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