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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사서, 느티나무도서관 만나다] 김빛여울 운영위원님 (aka. 앨리스 님) 인터뷰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3-09-20 조회수 : 3,490

느티나무도서관의 예비사서가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예비사서 가연은 얼마 전, 신임 운영위원이 된 김빛여울 님을 만나보았어요! 김빛여울 님은 도서관에서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1)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느티나무도서관 운영위원 김빛여울입니다. 미술과 책 그리고 커뮤니티 활동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 관련 활동을 한 지 10년이 조금 넘은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잘 부탁드립니다!

 

 

 

 

2) 얼마 전에 신임 운영위원이 되셨죠?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어떤 계기로 운영위원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경쟁률이 높았다면서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운영위원회 회의를 두 번 했는데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의 헌신으로 도서관이 유지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활동해 볼 생각입니다.

 

저는 느티나무도서관이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철학이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이곳이 이곳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단단한 도서관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치관이 분명하고 견고한 도서관이 멋있어 보였죠. 자연스럽게 이 안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운영위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사람들을 도서관으로 이끄는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도서관 내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까 사람들이 여러 부분에서 큰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노력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는데, 이것도 지원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되겠네요.

 

 

 

 

3) 꽤 오래전부터 느티나무도서관을 지켜봐 주신 게 느껴져요. 느티나무도서관을 안 지 얼마나 되셨나요?

알게 된 지는 꽤 되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서울에 살면서 분당에 있는 독서 모임을 다녔었거든요. (예비사서: 그럼 서울에서 분당으로 왔다 갔다 하신 거예요?) 송파에 살았으니까 얼마 안 걸렸어요. (웃음) 그때 모임장이 수지에 살아서 느티나무도서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분이 여기서 책을 빌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곳이 있구나까지만 생각했었지, 굳이 조금 먼 도서관을 이용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제가 코로나 때 용인 수지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이사를 오고 그때 들었던 느티나무도서관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방문했죠.

 

 

 

 

4) 그러면 처음 도서관에 방문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시나요?

네 그럼요! 제가 미술을 공부하기도 했고 좋아하기도 해서, 공간이 주는 느낌에 굉장히 예민한 편이에요. 그래서 느티나무도서관에 처음 방문했을 때 많이 놀랐어요. 일단 층고가 굉장히 높잖아요. 그리고 입체적인 공간들이 많죠. 서가 높이가 다르고 앉을 수 있는 공간도 많고. 이게 의미하는 바가 뭐냐면 사람들의 상상력을 유발한다는 거예요. 일부러 의도하여 만들어진 도서관이란 걸 느꼈어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에 와있다는 것도 너무 좋았고요. 그리고 여기 전부가 나무로 되어 있잖아요. 저는 나무에서 오는 따뜻함을 좋아해요. 건축물의 구조와 구성을 보며 감동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놀랐던 부분이 바로 신문스크랩이었어요. 주제별로 신문이 스크랩되어 있잖아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입체적으로 기사를 접할 수 있어 좋았어요. 쭉 읽으면서 굉장히 심도 있게 큐레이션 해주었다는 걸 느꼈죠. 1층에 있는 사회를 담는 컬렉션도 같은 의미에서 인상 깊었어요.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주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상 예술 도서가 많아서 행복했어요! 예술 책은 양장본이나 수입 도서가 많아서 좀 고가예요. 일반 도서관 같은 경우는 찾는 사람도 없고 비싸니까 잘 안 사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예술 책을 직접 구입해서 봤거든요. 여기는 최근 예술 도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세 가지가 첫인상이자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인 것 같네요.

 

 

 

 

5) 도서관을 생각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잘 느껴져요! 그렇다면 이런 도서관에서 운영위원으로서 활동하며 세운 목표나 방향 같은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느낀 게 있어요. 오시는 분들 나이대가 정해져 있더라고요.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그리고 직장을 다닌 지 1~2년 차 되신 분들이요. 그런데 이제 중간에 회사 일이 바빠지고 야근이 많아지면서 점점 인원이 줄어들어요. 결혼과 동시에 커뮤니티 활동을 멈추기도 하죠. 저는 커뮤니티 안에서 친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아쉬웠어요. 그러면서 경제생활 하는 1인 가구가 함께 취향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딱 그런 사람인데 저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사실 저는 서울에서도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어요. 서울에서만 만나는 게 조금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저같이 모임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용인에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모임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고, 그 장소로서 느티나무도서관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6) 안 그래도 지난 826,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앨리스의 미술관 사전답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슨 활동이었을까요?

저는 미술을 좋아해서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녀요. 그런데 사실 전시를 같이 볼 친구들이 아주 많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호불호가 갈리는 취미이기도 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같이 재미있게 전시를 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아는 부분을 조금 설명하고 같이 구경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원래 코로나 이전에는 미술관 투어를 진행했었죠.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지나가고 용인에서 다시 미술관 투어를 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낯선 사람이랑 같이 미술관을 보러 간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강의만 듣고 전시는 친한 사람들과 가고 싶다는 의견을 많이들 주셔서 방식을 조금 바꿨어요. 그렇게 앨리스의 미술관 사전답사를 시작했습니다.

 

 

 

 

7) 우와 전시실 밖의 도슨트 같은데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저는 도슨트와는 조금 달라요. 도슨트는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해주잖아요. 저는 작가에게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거든요. 이 작품이 미술사에서 어떤 의미이고, 작품에 무슨 특징이 있고, 이런 정보는 나중에 자료를 찾아봐도 되잖아요. 작가의 삶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작품도 이전과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강의할 때 책을 활용합니다. 작가와 관련된 책을 소개하고 넓은 인생 이야기와 조금의 미술사를 덧붙여요. 그렇게 되면 참여자들이 작가를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지니게 되더라고요. 앨리스의 미술관 사전답사에는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지니고 전시를 보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라면서요!

 

 

 

 

8) 진짜 그렇게 되겠어요. 저도 예술 전시를 가끔 보러 다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되지 않아서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가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와닿네요.

작가의 작품에는 작가의 인생이 담겨 있어요.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 작품이죠. 그렇기에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조금만 알아도 도움이 되는 거예요. 작품을 봤을 때 보여지는 감정이 공감된다면 나에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오게 되고, 사람은 그때 감동을 하게 돼요. 이 순간이 사람마다 다 달라요. 의미 있게 다가오는 한 작품을 만나게 되면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미술을 사랑하게 되거든요. 딱 한 번만 겪으면 되는데저는 그 순간을 나누고 싶어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9) 선생님 SNS를 보니까 김환기 작가에 대한 언급이 많더라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보니 김환기 작가를 사랑하게 된 선생님의 순간이 궁금하네요.

시작은 우연히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를 읽으면서입니다. 책을 읽고 그와 그의 아내 김향안의 이야기에 푹 빠졌어요. 이 이야기가 왜 주목받지 못하는지 궁금증이 생겨 따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을 느꼈냐면, 이 둘의 이야기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자신의 꿈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고 서로를 지지해 주는 그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죠.

 

김환기 작가는 말년에 자신이 이루었던 모든 업적을 버리고 뉴욕으로 떠나요. 자신의 그림을 알리기 위해서 한국에서의 지위를 내려놓고 50대에 도전을 한 것이죠. 당시의 그림을 보면 이 작가가 얼마나 고뇌하고 노력했는지가 느껴져요. 저는 그걸 보면서 숭고함을 느꼈어요. 가슴이 뭉클해진달까? 그래서 김환기 작가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0)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독서회 시선의 첫 번째 책도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모임 소개 한 번 해주시겠어요?

사실 이 독서회는 지난번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진행했던 앨리스의 미술관 사전답사에서 시작됐어요. 그때 오셨던 분들이 다음 모임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고민하다가 독서회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관심 그리고 취향을 나누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되잖아요. 저는 그게 시선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독서회의 이름을 시선이라고 지었어요. 시선은 사실 저의 캐치프레이즈(당신의 시선은 어디로 향하는가요?)이기도 해요.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시선은 저의 시선인 거예요. 그래서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를 골랐어요. 다음 모임부터는 도서관의 시선에서 우리가 어떤 걸 보고 싶은지 이야기해서 사회를 담는 컬렉션하나를 고를 거예요.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도서관의 컬렉션이 정말 마음에 들었거든요. 하나의 컬렉션에 다양한 자료가 있으니까 그만큼 여러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이 독서회를 통해 마음을 울리는 사회적 메시지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11) 사전답사나 독서회 등등사회에서 꾸준하게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굉장히 많이 받는 질문이에요. (웃음) 제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점점 더 성장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 말고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사실 저는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노인이 되길 원해요. 제가 아는 것 이상을 알기 위해서는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더라고요. 결국 이걸 하기 위해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커뮤니티는 동아리, 계모임보다 오픈된 모임이잖아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원할 때마다 올 수 있죠. 저는 사람들이 재미있어서 자발적으로 방문하는 커뮤니티, 그런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하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10) 마지막으로 나에게 느티나무도서관이란?

이 질문을 보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도전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제가 산 곳을 직접 선택한 적이 없었어요. 제가 교사로 일하고 있어서 학교에 따라 이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수지구는 제가 처음으로 살려고 고른 곳이에요. 그리고 학교를 이곳으로 옮겼어요. 사실 이 동네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느티나무도서관을 방문하고, 여러 활동을 하게 되면서 소속감을 느끼게 됐어요. 이 지역의 한 사람으로서 의미 있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의 이런 다짐에 느티나무도서관이 함께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도전!’이라고 답할게요.

 

  

 

11) 앞으로도 항상 선생님의 도전에 느티나무도서관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인터뷰를 마칠게요.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ps. 인터뷰를 마치고 그 날 저녁 첫 모임을 가진 독서회 '시선'의 사진을 전달 받았습니다. 모두가 열정으로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고 해요. 다음 모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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