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비사서 6기 김채완, 박가연, 신소민입니다! 오늘은 바로, 예비사서 6기 인턴십이 끝나는 날이에요.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감정을 담아 함께 쓰는 마지막 글을 준비했습니다.
서로 궁금했던 이야기를 물어보기도 하고, 직원 분들에게 질문을 받기도 하며 Q&A를 꾸렸어요. 예비사서 6기가 마지막으로 전하는 인사,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예비사서에게 질문합니다 !
Q1.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어요. 예비사서 인턴십 어땠나요?
소민) 명색이 ‘예비사서’인턴십이니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할게요. 인턴십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공부하기가 싫었기 때문입니다. 도서관 공부가 어려웠어요. 도서관의 의미를 곧잘 묻던 수업의 기말 시험을 통째로 백지 내고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느티나무에 오니까 책들고 밖에도 나가고, 도서관에 사람들 불러서 이야기판도 깔고, 책으로 전시도 하고, 무엇보다 1년만큼은 저도 사서였어요. 예전에는 도서관이 그렇게 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에게 의미를 설득할 수 없었던 일들을 직접 보았습니다. 이제 조금 시원해요.
채완) 관장님의 책 〈이용자를 왕처럼 모시진 않겠습니다〉를 읽고 느티나무가 궁금했어요. 느티나무도서관이 이용자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지역사회에서는 어떤 역할일까. 정말 ‘시민의 실험실’로 기능하는 곳일까? 1년간 도서관 안팎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궁금했던 것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1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어렵고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그보다 즐겁고 고마운 일이 더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도서관 앞에 쌓인 눈 치우기
가연) 시간이 정말 빨리갔네요. 출근 두 번째 날 도서관 앞뒤로 쌓인 눈을 다같이 치웠던 게 엊그저께 같은데 말이에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아주 작은 실수에도 엄청 당황했었는데요, 이제는 침착하게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정도까지는 성장한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이런 것까지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 안에서 배운 것도 참 많았어요. 물론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요. 예비사서 인턴십은 제가 살면서 가장 열심히 꾸었던 꿈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ㅎㅎ. 왕복 4시간의 거리를 1년동안 출퇴근 한 우리 6기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Q2. 역대 기수 중에, 카운터에서 보낸 시간이 제일 많았다는 6기!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만났잖아요. 기억에 남는 이용자가 있을까요?
소민) 기억에 남는 사람은 너무 많아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보이지 않아 보고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선배시민인 H님은 치매가 살짝 있으셨지만 고정루틴으로 매일 아침마다 도서관에 오셔서 신문을 읽다 가셨어요. 항상 커피와 함께 신문만 보시더니 어느날 신문에 나오는 나라들을 국기와 함께 보고 싶다며 자료를 요청해오셨습니다. 방에 붙여두고 아내분과 같이 보고 싶으시다면서요! 그런데 다음날에 말씀을 안 하셔서 잊으셨나 했어요. 전 전날에 열심히 책 찾아서 프린트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단 말예요. 그래서 제가 먼저 건네드렸더니 굉장히 고마워 하시며 제 이름을 한자(小 작을 소/ 珉 옥돌 민)로 적어달라고 하셨어요. 기억하고 싶으시다구요. "'옥돌 민'이 이름인 게 예쁘네. 고마워"하시며 돌아가신 다음 날 저를 "민!"하고 부르셔서 깜짝 놀랐었죠. ("근데 '백성 민'이었나?") 최근 도서관에 오지 않으세요. 백성 민이든 옥돌 민이든 좋으니 다시 "민!"하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J 님의 그림과 초콜릿 선물
그리고 5살 J님. 그림책 읽어주기를 하다 친해졌는데요! 저랑 있겠다며 항상 울면서 떠나서 '씩씩하게 헤어지기'라는 약속을 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뭐라고! J님에게 제 얼굴 그림과 초콜릿을 선물받았는데 요즘에는 안 보여요. 다시 인사하러 와 주세요... 저도 초콜릿 준비할게요…
채완) 외국인 이용자 A 님의 가족이 딱 떠올랐어요. A님을 처음 만났을 때, 영어로 이용 안내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참 컸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만나서 반가운 마음보다, 느티나무에 처음 온 A님에게 도서관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더 먼저 들었죠. 그런데 매주 인사하고, 책 이야기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수다 떨다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이용자를 만나는 데 있어서 언어가 큰 장벽이 아니란 걸 몸소 느낀 것 같아요. 다른 이용자들을 만날 때와 똑같이! 환대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나누고, 책을 건네면 되는 거구나- 싶었던 거죠. 지금까지도 매주 도서관에 오는 A님은 이제 대출부터 반납책 정리까지 척척!! 3층 제로쿡 식당도 방문하는 단골이 됐답니다. A님이 ‘Hi Chaewan~’ 이름을 불러주며 들어오던 모습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가연) 저 사실 이 질문 기다렸어요!!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이제는 도서관에서 자주 못뵙는 이용자 분이 있거든요. 도서관 3층에 머무르면서 일을 하던 중년 이용자 K님이 있었어요. 우리가 지하부터 2층까지 카운터를 담당하니, 3층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만날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정문으로 왔다갔다 하던 얼굴만 익히고 있다가 우연히 대화를 하게 됐어요. K님이 스마트폰 사용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다행히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도움을 드렸던 게 만남의 시작이었죠. 이후로 진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공부는 뭔지, 어디로 여행을 갔다왔는지 등등. 심지어 서로의 최애 음식까지 공유했답니다. 그런데 제가 층을 옮겼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가니 안보이시는 거에요. 관장님을 통해 외국으로 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을 하러 가셨대요!!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게 너무 너무 너무 아쉬워요. 예비사서 졸업때 분명 축하해 주신다고 하셨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항상 외국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눈을 반짝거렸던 K님이라, 무한한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K님 외국 생활은 잘 적응하셨나요?? 나중에라도 꼭 다시 한 번 뵙고 싶어요!!
Q3. 그래도 중간 중간 도서관 밖으로 꽤 나갔어요. 컬렉션 버스킹, 삼삼오오 인터뷰 등등. 어떤 외근이 가장 인상 깊었나요?
숲바람 놀이터에서
소민) 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지만 예비사서의 마지막 외근이었던 삼삼오오 인터뷰..! 책이나 글이 아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제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 들은 이야기로 마을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리고 ‘혼자 성공하기’나 ‘부자되기’ 같은 강연은 많잖아요. 그래서 ‘그냥 한 번 사회에 도움이 되어 보려고 모여 봤다’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더 인간적이고 도전적으로 느껴졌어요. 이런 떠들썩한 이야기들을 도서관 사서들이 발 벗고 나서서 주워담아 오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놀이터에 외근 나가는 사서들이 어디 있겠어요? 부엌은 또 어떻고요!
컬렉션버스킹 14, 15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채완) 저는 컬렉션버스킹! 특히 14, 15번째 버스킹이었던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이 기억에 남아요. 도서관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달리, 버스킹에서 만난 사람들은 도서관에 와본 적 없거나, 느티나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잠재)이용자들에게 느티나무가 어떤 곳인지 이야기하고 책을 매개로 말을 거는 게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어요. 특히 14, 15번째 컬렉션버스킹은 여러 가게에 컬렉션을 뒀잖아요? 이용자 뿐만 아니라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과도 연을 맺는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가게를 어떤 마음으로 운영하는지, 혹은 가게를 이어가며 어떤 고민이 있는지… 이야기 나누며 컬렉션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가장 인상 깊은 외근입니다.
팜파티에서 K 사서님과 / 문인로를 걸어요
가연) 제일 어려운 질문 같은데요,, 살짝 반칙해서 두 개 고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먼저 팜파티를 뽑을게요. 혹시 여러분은 물을 마셔도 마셔도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저는 팜파티에서 그런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ㅋㅋ!! 얼마나 더웠는지, 행사에서 사용해야 될 엠프가 작동을 멈출 정도였어요. H 사서님과 열심히 엠프를 식혔던 기억은 정말 잊을 수 없을거에요. 힘들기만 해서 기억에 남는다는 건 아니에요. 팜파티를 꾸려나가는 배짱이 농부님들, 사랑으로 다양한 친환경 작물을 재배하는 황명하 농부님,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도 적극적으로 행사에 함께하는 참여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재미있는 파티를 즐겼다는 것이 정말 좋았어요. 사서의 신분으로 언제 이런 일에 참여해 보겠어요!!
다음으로 마을 축제입니다. 저는 ‘문인로를 걸어요’라는 행사에 참여했었어요. 행사 본부를 지키며 후원을 안내하는 일을 맡았죠.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을 많이 만났어요. 특히 저에게는 의미있는 만남이었답니다. 서로 얼굴을 알아본 이용자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에서 봤다며 먼저 인사해 주는 이용자, 오늘은 카운터를 안지키고 밖으로 나왔냐고 묻는 이용자, 얼굴 익힌 사이라고 수줍게 만든 물건을 자랑하던 이용자까지. 10개월 동안 일하며 동네에 아는 사람이 많이 생겼다는 걸 몸소 체감할 수 있었어요. 저를 기억해 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저도 이용자 분들이 기억난다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고마운 인연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계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외근이었습니다.
Q4. 외근 말고도, 예비사서 시절을 나중에 회고 했을 때 절대 잊을 수 없는 한 가지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같이 읽은 그림책의 주인공을 그려준 어린이 이용자
소민) 그림책 읽어주기!도 한 가지 일이라고 쳐주시나요..? 아마 예비사서 모두가 그림책 읽어주기에서 만났던 아이들을 잊기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림책 함께 읽기'를 예비사서가 맡았을 때 제가 읽을 차례가 되면 그 날은 출근부터 긴장을 많이 했어요. 고른 책을 아이들이 맘에 안 들어하면? 읽고 있는데 집중을 안 해주면? 등등... 평소 아이들이 주변에 없다보니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당황했었죠. 그런데 허둥대는 줄만 알았던 저와의 시간을 기억해주는 아이들이 생겨났어요. 그림책 공부도 처음엔 그 아이들을 위한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나중에 예비사서 시절을 회고하면 그때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를 것 같아요.
채완) 한 가지 일은 정말 고르기 어려운데요? 돌아봤을 때 기억에 남을 일이 뭘까… 생각해보면 저는 목요일의 도서관 풍경이요! 집중업무일에는 오전에 모여서 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직원 모두 흩어져 각자 일을 해요. 예비사서들은 평소에는 각 층 카운터에서 일하다가, 목요일엔 주로 2층에 모여 일을 했어요. 정배가도 같이 하고, 누구 하나가 바쁜 일이 있으면 도와주기도 하고요. 그렇게 조용히 일을 하다보면, ‘아 조용하고 좋다~’ 하다가도 이용자 없는 도서관이 어느새 허전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다음 날 북적북적 사람들이 밀려오면 또 너무 반갑고 좋았어요. 빈 도서관의 추억은 아무나 가질 수 없잖아요?? 저는 목요일 집중업무일의 느티나무를 많이 그리워할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도서관에 새가 들어온 날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가연) 저도 한참을 고민해 봤지만… 한 가지 일만 고르기가 정말 어렵네요. 그래서 최근에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말해보려고요ㅎㅎ 얼마 전, 이야기극장의 활동가 분들이 모두 못 나왔었던 적이 있었어요. 설상가상으로 담당 사서님도 급한 일이 있던 상황이었죠. 그래서 채완님과 둘이서 이야기극장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일을 배우긴 했지만, 어느 타이밍에 책을 넘겨야 하는지, 어떤 속도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등등 직접 부딪히면서 알아가야 할 것들이 있더라고요. 처음 진행해 봤다는 걸 최대한 티내지 않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였던 기억이 납니다!! 상영을 끝내고 허둥지둥했던 저희의 모습을 돌아보며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네요.
Q5. 와- 이걸 배우게 될지는 몰랐는데! 이것도 사서의 일이라고? 예상 못한 배움이나 놀랐던 업무가 있었나요?
사서의 일은 포토샵의 연속!
소민) 저 도서관에서 포토샵 배워가잖아요. 멀티 플레이어 도서관 사서...ㅎㅎ 업무 책상에 책보다 종이와 칼, 가위, 수많은 홍보물과 사인물들이 쌓일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생각보다 디자인을 해야하는 일이 많더라구요. 언제는 서가 사인물을 만드는데 사인물의 색은 무엇으로 해야 눈에 띄일지, 크기와 비율은 어느 정도로 해야 안정적일지, 그 안에 들어가는 글자의 폰트는 어떻게 해야할 지 등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비사서가 기획한 공정무역 행사도 홍보 포스터와 전시물을 만들어야 했는데 내용, 글자, 그림, 색 하나하나 고민하고, 여러번 뜯어고치고, 밤마다 어쩌지 고민하며 잠들었던 기억이 나요.
직원이 주목한 기사
채완) 사서가 이렇게까지 시사 이슈를 많이 공부하고 가까이 하는 직업인줄은 몰랐어요. 도서관의 중요 역할 중 하나가 기록을 보관하는 일이니 사서들이 그 기록들을 이해하고 갈무리해야 합니다. 신문과 주간지를 읽고, 스크랩하고, 또 그들을 모아뒀다가 적시에 꺼내 컬렉션을 만들기고 하고요. 특히 이런 부분은 선배 사서들의 회의 과정을 옆에서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자르고, 붙이고!
가연) 느티나무도서관이 왜 도서관계의 실험이라고 불리는지 깨닫게 된 한 해였어요. 그만큼 대부분의 업무에 놀랐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걸 하나 말해보자면, 저는 가위질, 칼질, 풀칠이요!! 서가 사인물을 수정해야 할때, 전시를 준비해야 할때, 행사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야 할때, 등등 자르고 붙이고 할 일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실 제가 가위질, 칼질을 정말 못하거든요. 자를 대고 잘라도 삐뚤빼뚤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그래도 역시 꾸준히 하면 늘긴 한다고,, 처음 시작 했을 때 보다는 많이 늘었어요!ㅋㅋ
Q6. 일할 때 이것만은 꼭 지키자! 했던 나만의 업무 루틴이 있었는지?
체크리스트 도입 전과 후의 업무 일지
소민) 이거ㅎㅎ 제가 일지 쓰는 방식이 변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어요. 제가 사실 기억을 잘 못하고 자주 까먹곤 하거든요. 선배 사서, 동료 예비사서분들에게 받은 부탁이나, 분명 한 번 들었던 것들도 잘 하다가 금세 잊어버려서 항상 두 세 번씩 더 언급해 주셨어요. 내가 원하는 만큼 잘 해내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했고, 보채지 않고 최대한 기다려주었던 다른 분들에겐 너무 죄송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원래 제 일지가 그냥 그 날 있었던 일을 소제목만 달아서 쓰고 있었는데 체크리스트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출근 하자마자 컴퓨터에 무조건 일지 파일을 띄워두고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할 일을 확인했어요. 부탁받은 업무는 그 자리에서 추가한 다음 퇴근하기 전에 한 번 더 살피고요. 업무 일정표가 있긴 했지만 사소한 것까지 쓰기에는 조금 불편해서 차라리 일지에 더 자세히 적고 관리했던 것 같아요.
채완)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 꼽자면, 지각하지 않기요! 집이 멀어서 조금만 늦장을 부려도 도착 시간이 훅훅 늦어져요. 출근하는 내내 늦을까봐 마음 졸이는 게 너무 싫어서 아예 일찍 출발하고 지각하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조금은 억울할 정도로ㅎㅎ) 2, 30분씩 일찍 도착하는 날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게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니 차분하게 개관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매주 잡지 등록
다른 하나는, 매주 금요일을 잡지 등록일로 정하고 이걸 꼭 지키려고 애썼습니다! 금요일 잡지등록을 고정 업무로 딱 정해두고 다른 업무들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어요. 만약 요일을 정해두지 않고 ‘그냥 시간날 때 하지~’ 했다면 다른 일들이 생겼을 때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수서할 책 살펴보기
가연) 책을 세 분야 이상 수서하자는 저만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어요. 예비사서가 되고 처음으로 들어갔던 수서회의가 아직도 생생해요. 선배 사서들이 모두 글 작가, 그림 작가, 출판사, 권위있는 상, 심지어는 번역가에 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하는거에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이렇게 멋진 사서가 되고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거의 매일 알라딘을 들어가 신간 자료를 살펴봤던 것 같아요. 이 책이 왜 도서관에 필요한지,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과정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처음엔 안보였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비사서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신간을 찾아볼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ㅎㅎ.
Q7. 처음 예비사서를 시작할 때의 다짐을 잘 지킨 것 같나요? (다짐이란 변하기 마련이니까, 다짐의 변천과정이 궁금해요.)
소민) 처음 시작할 때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것들을 기획해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요. 없어진 책들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수배합니다.(이책수배)'도 기획해보고, 컬렉션 주제도 여러개 생각해보고 했지만 도서관에서 일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할 현실적인 부분들(문제의 원인,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기대효과, 필요 여부 등)이 많았어요. 그래서 ‘맡은 걸 잘 하자.’로 다짐을 바꿨는데 거기서도 실수를 하길래, ‘모르면 물어보고, 실수하면 도움을 요청하자’로 또 바뀌어서…더 이상 다짐이라기 보단 반성과 깨달음이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결국 초반의 다짐은 잘 지키지 못했지만 실패하며 얻은 깨달음(모르면 묻기! 실수하면 알리기!)이 제 1년 중에서 가장 큰 배움인 것 같아요.
채완) 저는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예비사서가 되고 싶었어요. 이용자를 만나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선배 사서들이 너무 멋져 보였거든요. 저도 얼른 도서관 공간과 장서에 익숙해져서, 원래 이곳에 속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말하고 싶었죠. 재미있게 읽은 책을 누군가 빌려갈 때, 혹은 반대로 제 손에 있는 책을 누군가 아는 척 해줄 때- 그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순간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에너지가 동난 적도 있어요. 조용히 고민하며 처리할 업무가 있을 때도 끊임없이 카운터에서 사람들을 만나야하니 지치기도 했던 거죠. 돌아보면 너무 욕심내서 카운터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말을 붙이려 했던 것 같아요.
한 번 그렇게 숨차게 달린 후에, 한 발짝 떨어져서 이용자를 만나는 법을 배웠어요. 필요한 이야기를 차분히 나누고, 다음 번에 할 이야기를 남겨두는 여유가 생겼달까요?ㅎㅎ 대화가 많이 필요할 때도 있고, 그저 조용히 곁을 내어주는 걸로 충분한 때도 있다는 걸 이젠 알아요.
가연) 저도 소민님과 비슷한 느낌! 처음 들어왔을 때는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게 처음인데 어떻게 완벽하게 한다는 거지.. 싶지만 당시에는 조금만 실수해도 엄청 스트레스 받았었죠. 이런 고민을 예비사서 회의에서 공유했었어요. 그때 관장님께서 “예비사서니까, 예비라는 단어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라는 말을 해주셨어요. 이후로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 내려놓은 것 같아요. 대신 ‘잘 배우자’고 다시 다짐했답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이전보다 실수도 줄고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는 게 편해졌어요. 사실 저는 사서의 일을 배우기에 1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생각해요. 그런 짧은 시간 속에서 최대한 많은 걸 배우고 가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ㅎㅎ.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는 걸요!!
Q8. 그렇다면, 예비사서 인턴십 전과 지금의 나의 모습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소민) 사실 전 여전히 덜렁대고, 실수 많이 하고… 곤란한 요구에는 어김없이 날이 서고, 거절 당하는 일에도 익숙해지기는 커녕 속상하기만 해요. 저 자체에 대해선 뭐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에는 익숙하지 않은 유형의 사람들이나 실수 등에 마냥 당황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나름의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실수했다! 그럼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지? 곤란하게 왜 이러는 거야! 그럼 이제 뭐로 타협을 봐야 하나… 날 거절했어! 속상하긴 한데 일단 한 둘 더 물어보고 마저 속상하자~ 이렇게 되었어요. 다양한 유형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낌없이 조언해준 선배 사서와 동료 예비사서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채완) 저는 무언가 시작하기까지 결심의 시간이 (많이) 필요한 편이에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오래오래 고민한건데, 시작이 늦어 서두르다보면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는 부분도 생기고요. 예비사서로 일을 해보니 그러면 안 되겠더라고요. 특히 여러 사람과 함께 해야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을 혼자서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으면 안된다는 걸 배웠어요. 도서관 안에서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가지고 있으면 좋을 습관을 얻게된 것 같아서 예비사서 졸업 후에도 유지하고 싶어요. (그럴 수 있겠죠??!)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던 건 곁에서 차분히 기다려주고 이끌어준 선배 사서, 그리고 예비사서 동료인 가연, 소민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연) 어떤 일을 할 때, 여러 방면으로 꼼꼼히 살피게 되었다는 것? 저는 뭘 할때 하나만 보고 달리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놓치는 것들이 참 많았죠. 조금 두리뭉실한 말에 예를 들어보자면, ‘공부를 위해 건강을 포기했다.’ 이런 느낌이겠네요ㅎㅎ (그렇다고 해서 제가 공부를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ㅋㅋ!) 1년 동안 일을 하며, 도서관은 역시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변수가 정말 많고, 여러 관계가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행사를 기획하거나, 컬렉션을 전시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든 적용이 되는 듯해요. 앞으로 진짜 사서가 되었을 때, 해나갈 일들에 대해 기대 아닌 기대가 됩니다ㅎㅎ 저 역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준, 선배 사서와 예비사서 동료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소민님에게 질문합니다 !
Q1. 매주 예쁘게 전시되는 새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새책전시 담당 예비사서로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나요??
새책 전시
소민) 새로운 주가 다가오도록 나가지 않는 새 책들을 보면 괜히 안쓰러웠어요. 혹시나 하고 디피 바꿔두거나 뒤적거리곤 했는데 마지막에 사람들 손에 들려 나가는 책들을 바라보면 뿌듯하면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여담이지만 새 책으로 나오는 책들은 수서회의에서 설명을 한 번씩 들었던 책이어서요. 책 빌리는 분들에게 아는 척 말 한 마디씩 건네면서 시도하던 대화도 다소 양심없어 보이지만 재밌었습니다.
Q2. 신문 스크랩 활동가들이 모아준 신문을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렸던 소민님. 매주 신문을 보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을 것 같아요. 가장 관심있게 살펴봤던 신문 스크랩 분야가 있다면?
신문 스크랩 파일 분권하기
소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가지고 싶어요. 아는 척만 늘었어요. 그래도 매주 스크랩 일지 보면 오! 한 주만에 세상 이렇게 돌아갔구나 싶어서 재미는 있습니다. 다양성, 젠더, 청년 등 많은 분류주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세월호'에 조금 더 관심을 뒀었어요. 다른 주제의 기사들에 비해 '세월호' 기사는 어쩌다 몇 개월에 한 두 번씩 나오거든요. 그 한 두개가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꾸준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가끔이라도 그렇게 사람들 앞으로 꺼내두는 행동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 된 기사에 숟가락 얻는 기분으로 홈페이지에 옮겨 둡니다!ㅎㅎ
Q3. 예비사서들이 그림책 읽기를 담당했었잖아요. 참여자들이 그림책 수서 담당인 소민님의 그림책 읽기를 많이 좋아했어요. 재미있는 그림책을 고르는 소민님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그림책 공부
소민) 재미있다고 들은 그림책은 대부분 정말 재밌다! 그림책에 대해 잘 모르는 저보다 주변의 평판을 신뢰했습니다.ㅎㅎ 아이나 보호자에게 듣기도 하고 그림책 공부도 따로 했어요. 제가 도움을 받았던 책은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마쓰이 다다시). 초창기 일본의 어린이 책 출판에 힘썼던 저자가 그림책 고전들을 소개합니다. 좋은 그림책은 문장 안의 단어, 말투, 배치 그리고 그림 안의 구도, 색, 캐릭터 등 무엇하나 그냥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안타깝게도 요즘엔 새 책들이 너무 알록달록해서… 아이들한테는 고전 이거 눈에 안 차는 거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혹시 그림책 공부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위에 소개한 책과 함께 <그림으로 글쓰기> (유리 슐레비츠)도 꼭 읽어보세요! 좋은 그림책을 고르기 위해 살펴야 할 부분들,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그림과 글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등 많은 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채완님에게 질문합니다 !
Q1. 얼쑤수호대 대원들과 탐조를 하러 공원에 나가고, 무알콜 하이볼을 나눠 마시며 책을 읽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요. 그런 재미있는 활동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나요? 하지 못해 아쉬웠던 활동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야외낭독회
채완) 얼쑤수호대는 지구를 지키는 여러 친환경적 도전을 하는 청소년 환경동아리입니다. 관련 도서 낭독, 탐조, 플로깅 후 분리수거 제대로 배우기 등의 기후 행동을 실천해요. 재밌는 거 많이 하죠?ㅎㅎ
우선 저는 도서관에 오는 청소년, 어린이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떠올렸을 때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마음에 걸리는 일 없이! 느티나무에는 내 자리 하나쯤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요. 이런 생각들에서 출발해서 얼쑤수호대 대원들이랑 뭘 하면 좋을지 고민했던 것 같아요. 얼쑤수호대가 부담스럽거나 의무적인 활동이 아니라, 진짜 좋아서 참여하는 ‘내 자리’가 되길 바랐어요. 함께 읽을 책도 제가 후보를 제안하는 날도 있었지만, 얼쑤 대원들이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골라오는 경우가 많았죠. 그렇게 이야기 나누다보면 얼쑤 대원들 서로가 기후 행동 중 특히 어떤 부분에 관심 가지는지 알게되고, 그를 바탕으로 다음 활동을 찾아가는 식이었어요.
다 함께 동네 카페에서 비건 쿠키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실행으로 못 옮겼어요. 내년에는 꼭 재미난 비건베이킹도 해보길 바랍니다!!
Q2. 도서관으로 들어오는 모든 우편과 간행물을 담당했던 채완님.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 했는데요! 그럼에도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우편물 관리
채완) 첫 번째 비결은 일주일에 두 번, 요일 나눠서 관리하기! 두 번째는 기록하며 관리하기!
우편물을 일주일에 한 번씩만 관리하기엔 양이 많아요. 그래서 요일을 정해서 하루는 우편물 정리와 *무가지 배가를 했고, 또 하루는 정식으로 간행물을 등록했어요. 그 과정에서 문서로 꼼꼼하게 기록해뒀어요. 처음에는 워낙 간행물이 많이 오니까 어떤 걸 등록해야 하는지도 헷갈렸어요. 그런데 꾸준히 정리하다보니 이젠 눈 감고도 등록할 잡지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답니다~!
(*도서관 자료로 등록하지 않고 비치하여 별도의 절차 없이 가져갈 수 있는 잡지)
Q3. 기술과학, 자연과학 책을 살펴보며, 수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럼에도 채완님은 다양한 과학 분야를 담으려고 노력하셨잖아요. 이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알려주세요!
채완) 저의 수서 및 담당 분야는 기술&자연과학! 평소에 잘 아는 분야가 아니라 어렵고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반에는 해당 분야 지식이 있어야만 좋은 책을 수서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에 어떤 책을 골라야 하는지 더 헷갈렸죠.
그래서 일단 열심히 정배가부터 했어요. 기술과학, 자연과학 내에서 어떤 주제의 책이 많고 적은지 살피고, 자주 보이는 저자의 이름을 기억해두고요. 그렇게 서가 정리하며 알게된 것들을 조금씩 수서에 적응했어요. 새로 들이고자 하는 책은, 비슷한 기존 자료와 비교해서 사야하는 이유를 꼼꼼하게 체크했습니다! 아, 또 잡지 등록하며 과학책 소개 코너도 틈틈이 살폈습니다.
가연님에게 질문합니다 !
Q1. 매주 연체 관리를 하며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돌렸었죠? 가연님이 문자를 보낸 다음에는 항상 도서관 전화가 바빠졌었는데요. 기억에 남은 연체 관리 에피소드가 있나요?
가연) 올해는 예약 중인 연체 자료에 한에서 매주 전화를 돌렸어요. 예약자가 한 명에서 두 명, 세 명으로 늘어나는 데 여전히 연체 중인 책이 있다면 그거야 말로 저에게 엄청난 이슈(?)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만화책 한 권이 있었어요. 예약자가 다섯 명이 넘어가는 데도 책이 돌아올 생각을 안하는거에요. 문자도 보내보고, 메일도 보내보고, 번호를 바꿔가며 전화를 해보기도 했는데요. 결국.. 그 만화책은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약자 분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늦은게 민망해서 책을 안가지고 오는 분들!! 가지고 오세요!! 괜찮습니다!!!!! 저희는 책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만 해도 너무나 기쁘답니다.
Q2. 지하철 서재 관리를 담당했던 가연님. 지하철에서도 깨알 컬렉션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어떤 컬렉션인지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정자역 지하철서재 <여행하는 이야기>
가연) 지하철 서재는 절반 이상이 컬렉션으로 채워져 있어요. 도서관에 있는 컬렉션이 나가기도 하고, 지하철 서재에만 있는 컬렉션이 있기도 하죠. 여기에 정기적으로 바뀌는 깨알 컬렉션도 함께 하는데요, 지하철 서재 담당 예비사서들이 항상 이 깨알을 하나씩 만들었다고 해요! 지하철 깨알 컬렉션은, 대중적인 주제를 다루는게 특징입니다. 그래서 어떤 주제로 해야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도서관에서 영원히 보류했던 제 깨알 컬렉션이 떠올랐어요! 출퇴근 하는 직장인이 많은 신분당선에 '여행' 책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게 '여행하는 이야기'입니다. 문학, 비문학에 상관없이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어지는 책을 중심으로 골랐어요! 금방 금방 대출 되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Q3. 가연님이 담당하는 문학, 여행 두 분야는 성격이 정말 다르죠! 도서관에서 수서하는 양, 기준에도 차이가 있는데, 수서할 때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 무엇이었나요?
문학 정리중
가연) 그러고보니 정말 각자의 특징이 뚜렷한 분야들이군요?!? 문학의 경우 도서관에 들어오는 양도 가장 많았지만, 애초에 출판되는 양은 더 많았기 때문에 놓치는 책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언제 한 번은 도서관에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이, 신청도서로 들어온거에요. 화들짝 놀라면서 얼른 구매 결정을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사실 느티나무도서관에는 문학 전문가들이 정말 많아요. 혹시 수서가 어렵다면, 그런 전문가 이용자에게 당당하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여행 책을 살펴볼 때는, ‘이 책이 얼마나 여행을 가고 싶어지게 만드냐!’를 가장 많이 신경썼어요. 작가의 경험과 감정이 얼마나 생생히 담겨있는지 느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책으로도 좋지만, 어쨋든 여행은 직접 떠나는게 제일이잖아요!
마무리 질문 !
Q9. 앞으로 7·8·9기… 예비사서에게 해주는 현실적인 조언? 7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소민) 1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고 나서야 짧다고 느끼는 거지 만만하게 볼 시간은 아닌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생각만 하던 것들을 직접 와서 경험해 보니 생각과 달랐던 것도 있었고 각오 했던 것보다 힘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르면 다른대로 의미있는 일화가 하나씩 생기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러니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후회하지 않게, 망설이는 이유를 한 번 똑바로 바라보고 ‘그래도 해보고 싶긴 해!’하는 생각이 든다면 도전해보시길!
7기분들에게. 사실 제가 6기 실수 대장을 맡고 있어서 여러분에게 실수해도 괜찮다는 격려를 드리지 못합니다. 대신 해결하지 못한 실수는 없었다는 경험담을 전해 드려요. 여러분이 어느 곳에서 헤매든, 무엇을 잘못 누르든 다른 사서님들 손바닥 안일거예요. 기왕이면 혼자 다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 합시다! 모두 마법의 손으로 도와주실 것! 1년 응원할게요!!
채완) 반갑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실 7기..., 그 후의 예비사서님들! 예비사서 모집 공고에 '유쾌한 긴장과 설렘, 폭풍 같은 성장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기억나세요? 예비사서로 일하며 처음 해보는 일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그 낯섦, 새로움을 기분 좋은 떨림으로 즐기셨으면 합니다. 그 과정이 조금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까지 나의 성장을 기다려주고, 기대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 행운을 잡은 예비사서님들 모두 축하합니다.
언젠가 예비사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 오기를! 모두들 알찬 1년 보내셔요. 파이팅!!!
가연) 도서관 사서를 꿈꾸는 분들, 여기입니다 여기!!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서를 꿈꾸며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했어요. 그런데 막상 공부를 하다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도 있다는 걸 알게되어 많은 고민을 하곤 했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과연 어떤 사서가 되고 싶은가'였어요. 느티나무에서 1년을 보내며 도서관 안팎의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갈 수 있었어요ㅎㅎ.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인턴십을 도전해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7기 여러분, 합격을 너무 너무 축하합니다! 저도 예비사서를 준비했던 입장으로서 기쁘고 행복한 일이란 걸 잘 알지요ㅎㅎ 처음 일을 배우기 시작할 때는 정말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천천히 하나씩 배우다 보면 금새 익숙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예비라는 단어를 잘 활용해 누릴 수 있는 걸 잔뜩 누리는 1년이 되면 좋겠어요! 응원하겠습니다 :)
지금까지 느티나무도서관 예비사서 6기 김채완, 박가연, 신소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