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정선에서 열린 제 61회 전국도서관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매년 열리는 이 대회에서는 전국 도서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서관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도서관 모습을 고민합니다.
느티나무재단과 도서문화재단 씨앗은 예비사서 인턴십 사례가 확산되길 바라며 포럼 <도서관의 미래를 꿈꾼다면>을 열었습니다.
먼저 이용남 선생님(전 한성대 총장, 전 느티나무재단 이사)의 축하와 격려의 말씀으로 포럼을 열었습니다.
‘예비사서 동창회’ 시간으로 4기 김경현, 정승지 예비사서가 직접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 관장의 사회로 시작하여 권나현 명지대학교 교수, 김태윤 도서문화재단 씨앗 상임이사,
서혜란 전 국립중앙도서관 관장∙느티나무재단 감사, 이진우 아리랑정보도서관 관장이 패널로 나서 예비사서가 확산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기록을 공유합니다.
■ 여는 말
느티나무가 어린이 작은 도서관으로부터 시작해서 25년 역사가 된다. 그때부터 줄곧 참여하고 지지하니 지금에 이르렀다.
느티나무도서관은 기존 도서관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도서관의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또, 도서관 발전에 영향을 주는 미션을 추구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오늘 포럼을 축하하며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
■ 발표 “예비사서 동창회”
김경현 (4기 예비사서, 느티나무도서관 사서), 정승지(4기 예비사서)
정말 많은 프로젝트의 A부터 Z까지 참여했다. 보통 실습이나 인턴 과정에서는 회의까지 참여하기 어려운데 대부분의 회의에 모두 참여했고,
프로젝트별로 TF가 꾸려지면 일원으로 참여했다. 또한 도서관의 수서를 직접하고 카운터에서 이용자를 대면하며 책과 자료에 대한 사서로서의 시야도 넓어졌다.
이렇게 얻은 능력으로 여러 프로젝트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끊임없이 연결되고 서로에게 응원을 보냈던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크기가 작은 형태의 ‘깨알컬렉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결된 우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컬렉션 서가에 ‘책이 아닌 무언가’를 묶는 스크랩 파일을 통일된 형태로 볼 수 있도록 비도서자료 리뉴얼을 연구했다.
이어서 기후위기 시대에 도서관의 역할을 고민하며 플라스틱 없는 회원카드를 연구하기도 했다. 건축학도들과 함께한 ‘밤의 도서관’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에니씽크 도서관(Anythink Library)과 소통하여 랜선투어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였다.
예비사서로서의 1년은 지금에 우리가 있기까지 아주 큰 영향을 준 시간이었다.
도서관인을 꿈꾸는 분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길 바란다.
■ 라운드 테이블 “예비사서 인턴십 사례가 확산되기를 바라며”
각 지역 대학과 도서관의 협력으로 예비사서 인터십 사례가 확산되기를 바라며 강단과 현장, 정책기관에서 각각 어떤 노력과 지원이 필요할지 모색
권나현(명지대 문학정보학과 교수)
문헌정보학과 교육계와 도서관 현장 간 괴리가 상당할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실습과 진행방법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오늘 자리에서 나눠보고 싶다.
최근 2-3년 간 실습을 다녀온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결과, 학생들이 실습에서 가장 크게 배우는 건 도서관 현장 분위기와 실제 하는 일이다.
또 이용자와 같이 일하는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현장의 고충을 많이 알게 되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떤 기관은 강사 위주의 교육을 주로해서
실습해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았고 외부인이라 중요한 걸 맡기지 못하고 단순 반복적인 작업과 배가작업을 주로 하는게 아쉬웠다.
도서관 실습의 의미를 묻는 질문엔 진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이 많았다.
학교기관에서 어렴풋이 그리던 현장의 모습을 직접 관찰하고 배우며 지식을 구체화 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도서관 실습을 확장하려면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실습을 보내는 데 급급하고 현장에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현장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가이드라인 없이 학생을 맡게 된 상황이 된 것이다. 받아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 상황이다.
대학에서 실습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만들고 대상이 되는 학생이 현장에서 할 일을 구체화하고 명시해 대학에서 미래 사서를 교육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한다.
실습을 강화, 체계화, 내실화하여 학생이 현장의 참여해야 한다.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부터 광역대표도서관
그리고 도서관협회 모든 분들이 느티나무 인턴과 같은 인턴십 제도를 마련해주실 것을, 현장을 이끌어갈 것을 촉구드린다.
이진우(아리랑도서관 관장)
도서관계가 예비사서들이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현장에서 대학생, 예비사서의 실습이 추가 업무로 이어지는 상황에 문제 제기가 되어왔지만,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도서관계의 변화는 늘 현장에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예비사서들이 현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중요성에 대해서 현장 뿐 아니라 학계, 도서관협회, 국가정책기관 모두 함께 공유하고 인식하는 게 변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대학에서는 실습을 필수 또는 선택으로 할지 아직 합의하지 않았지만, 필수 과목이 되어 있는 대학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 예비사서 교육에 대한 것은 업무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 괴리로 학계에서는 실습처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고 현장은 업무가 추가되는데 예산이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또, 실습이 현장으로 들어오는 루트가 개별화되어 있다. 지역에서 대학과의 협약을 맺기도 하지만, 대부분 많은 교수님의 부탁과 인맥으로 이루어진다.
실습이 3-4주에 짧은 기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도서관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들여다보기 쉽지 않고 단순 반복업무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체계가 잡히는 것이 필요하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전국의 사서를 대상으로 교육하는 곳이고 대학이 예비사서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사서의 전문성을 쌓는 곳은 현장이다.
이 세 분야가 예비사서 교육을 매개로 일단 만나야 한다. 만나는 지점에서 예비사서 교육 인증 기간제를 검토할 것을 도입해보는 시도가 있었으면 한다.
또,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현장에서 대학 교육과정과 현장이 너무 분리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앞서 말했던 세 분야가 만나 교육 과정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상호영향을 미쳐 대학 교과 과정, 사서 교육, 현장의 운영 방식이 다 변화가 되어야 한다. 그 변화까지 이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금 더 꿈을 꿔본다면 실습 기간 연장을 바란다. 한달이었던 교생 실습도 시범사업을 통해 1학기로 연장되었다.
예비사서도 교육 분야이니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분야와 교육부 협의를 통해 다양한 인턴십과 실습 방식이 개선되길 바란다.
청년 관련 정책이 많이 나오니 청년 일자리랑 연계해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꿔본다.
이 자리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며 논의를 시작하는 자리가 된 것 같다.
서혜란(전 국립중앙도서관 관장, 느티나무재단 감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근무하기 전 대학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현장 실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실습이 끝나고 나면 실습하고 온 학생과 재학생들 간의 간담회 자리를 만들고 경험을 공유했다. 실습의 장단점과 여러 문제점을 알고있다.
먼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사서라는 직업은 대학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받아도 그 경험과 지식 만으로 평생할 순 없다.
사회가 계속 변화하기에 계속 교육이 중요하다. 도서관법에 의해 그 교육의 책임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인재개발과에서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데, 열악한 상황이다. 인력 부족 상황에서 사서 직원들이 영혼을 갈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많은 사서들의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엔 부족하다. 또 현장 사서들은 자리비움, 거리, 경제적 비용의 문제로 교육받는 것이 어렵다.
현장 사서의 불만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사서교육의 역할을 각 지역대표도서관이 수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강의 방식을 지양하고 사서들이의 토론 참여와 네트워크 교육 방식으로 대폭 전환하고 있다.
그래서 서서히 네트워킹을 해주고 국립중앙도서관은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가면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이 지양하는 교육방식을 지역대표도서관에 넘기고 그 지역에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지침을 만들고 품질관리를 해야 한다.
인증을 해주는 역할이 되어야 한다. 예비사서, 현직사서 모두 토론과 체험을 통해 교육이 되어야 하고 그것이 중앙집중이 아니라 전국 관종별, 지역별로 흩어져야 한다.
그것을 품질관리하는 인증제가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사서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의 높은 품질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를 논의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김태윤 (도서문화재단씨앗 상임이사)
도서관 공공성과 그것을 담보하기 위한 사람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공적으로 누구나 다 쓰는 도로, 길, 동네의 공원, 화장실 그 다음 공공시설이 도서관이 아닐까 생각 했다.
공공을 붙인다는 것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식되고 싶다는 것이다. 도서관의 공공성을 의미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공공성이 부여된 사회에서 도서관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
누가 도서관을 이용하는가? 어린아이와 부모, 작가, 취업준비생, 노인 등 다양한 분들이 이용한다. 충분한 거 같은가?
또 ‘느티나무 컬렉션 버스킹’, ‘사회를 담는 컬렉션’ 등 책과 관련된 활동을 열심히 한다. 그 모든 활동이 사람들의 요구를 다 충족할 수 있는가?
그게 정말 공공성에 잘 부응하는 활동인지 의문이 든다. 도서관에 사회적으로 구현된 역할과 기능이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배제되는 사람이 없는지, 누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 결국 공공성이 구현된 공공의 도서관이라고 하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또, 도서관은 골고루 쓸모가 있어야 한다. 무료로 열려있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책만으로도, 쾌적한 공간으로도 부족하다.
나아가 지역사회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할 수 있길 바란다.
국가가 발표하는 정책을 보면 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 커뮤니티 공간,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족을 위한 교육 돌봄 공간으로 도서관의 역할이 점점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하기에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 예산 모든게 필요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런 요구가 시급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지역도서관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중에 조금이라도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의 3요소 공간, 자료, 사람이라고 한다고 들었다. 과거 폐쇄되어 있거나 비용을 지불하던 도서관에 비하면 지금 공간과 자료는 굉장히 풍요로운 거 같다.
결국 사람에 투자해야한다. 사람에 투자를 하고 예산도 마련해야한다.
어렵겠지만 현장과 학교 그 다음에 도서관계에서 이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사서를 키워낼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도서관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지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현장질문)
국가도서관과 국가도서관위원회에서도 실습 현장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역할을 다 해주셔야 겠지만,
그것에 힘을 실으려면 현장 사서들이 지지하고 목소리를 같이 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서혜란)
말씀하신 것처럼 사서들의 지지와 협력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굉장히 좋은 지점이다.
네트워킹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사서들의 연대는 구체적인 어떤 기관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도서관협회, 관종별협의회, 지역별협의회가 있다.
그런 기관들이 일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좀 더 활발히 작동해야 하고 사서 개인이 고립감 없이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느껴
그곳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해 활성화하고 국가기관에 힘을 실어야 할 거 같다.
현장에서 만난 모든 도서관인을 응원합니다. 다 함께 도서관의 미래를 꿈 꿀 수 있길 바랍니다.
* 예비사서 인턴십은 도서문화재단씨앗의 후원으로 진행합니다.
글. 예비사서 7기 권기록, 이지현, 한경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