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짝짝짝짝~ 박수!! 정말 근사했어요~

작성자 : 박영숙 작성일 : 2005-03-22 조회수 : 7,167

오늘 오후 3시반, 비좁은 도서관 바닥에 빽빽하게 자리잡고 앉은 아이들과 어머니들.. 하지만, 어떤 훌륭한 시설을 갖춘 극장보다도 더 푸근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그림책에 푹 빠져드는, 정말 멋진 이야기극장이 열렸습니다. 변변한 음향 시설도 없어 냄비뚜껑 두 개를 챙챙챙~ 두드리며 막을 올리고, 줄이 간당간당하는 마이크에 매달리듯 목을 쭉 뺀 채 이야기를 읽어주시던 우리 이야기엄마들의 모습.. "아세요? 뒤에서 바라보던 사람들에겐 읽어주신 이야기의 내용보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도록 열심히 애쓰는 그대들의 모습이 감동이 되어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까지 글썽해졌다는 걸.." 보름쯤 되었나요? 그 동안 돌아가며 이야기극장을 맡았던 엄마들이 새로 모임을 만들어 한 달간 상영할 그림책들을 함께 골라 사진을 찍고, 몇 차례나 따로 모여 필름을 보며 대본을 나눠 연습도 하셨지요. 오늘은 집에 있던 곰인형을 가져다 그림책에 나오는 곰인형과 똑같이 보이도록 부직포로 옷까지 만들어 입히고, 연필 한 자루마다 예쁜 리본을 달아 퀴즈를 맞춘 아이들에게 줄 상품을 마련하고..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하시더니 역시~ 어디서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편리하게 사용할 시설이 갖추어진 것도 아니지만, 그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좋은 그림책을 재미있게 나눌 시간을 만들겠다는 그 마음만으로 이루어낸, 정성과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면 신나는 그림자놀이도) 지난 해 8월. 무작정 영사기와 스크린을 구해다 놓고 동화방을 열면서, 처음엔 카메라 사용도 서툴러 애써 만든 슬라이드 필름이 모두 하얗게 나와버린 적도 있었지요. 이제 일년 남짓, 하지만 그렇게 꾸준히, 젖먹이 아이까지 업고 와 이야기를 읽어주느라 애쓴 우리 도우미들의 노력으로 처음엔 기대하지도 못했던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다시 한 번 배웁니다. 아이 키우며 살림살이만으로도 쫓기듯 하루하루를 보낼 주부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아이들에게 소중한 것을 찾아주려 애쓰는 모습.. 그 모습을 보는 우리 아이들 모두 마음마다 든든하고 행복하게 살찌우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올곧게 자라날 겁니다. 우리 멋진 도우미들께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2001. 10.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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