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느티나무도서관 지하 1층 뜰아래에서 아주 오랜만에 이야기극장이 열렸습니다.
이달 2층에 새로운 깨알 컬렉션, <비에 지지 않고>를 전시했습니다.
100여 년 전,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이야기했던 작가 미야자와 겐지.
그의 탄생 130주년을 기념하며 그림책부터 아동문학, DVD까지 다양한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이야기극장은 도서관이 문을 연 2000년부터 함께해 온 활동이에요.
자원활동가들이 그림책을 한 장씩 사진기로 찍어 슬라이드 필름으로 만들고, 큰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곤 했었지요.
긴 시간 느티나무도서관을 지켜왔지만, 아쉽게도 지속적인 운영이 어려워져 2024년 2월 3일 703회를 끝으로 잠시 문을 닫았었어요.
그렇게 멈춰있던 이야기극장이 이번 ‘미야자와 겐지 깨알 컬렉션’을 계기로 다시 반갑게 문을 열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이야기극장에는 미야자와 겐지를 오랫동안 연구하시고 그의 수많은 작품을 번역해오신 박종진 번역가님께서 함께해 주셨어요.
미리 티켓을 손에 쥐고 찾아온 어린이들과 가족들로 뜰아래가 가득 채워졌고, 어느새 불이 꺼졌습니다.
조용해진 극장 속에서 박종진 번역가님이 직접 번역하신 『비에도 지지 않고』를 나긋하게 낭독해 주셨고,
이어서 임단희 자원활동가가 『은행나무 열매』를 이어 읽어주었습니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것도 좋지만, 독특하고 환상적인 미야자와 겐지의 세계가 생생한 목소리로 퍼져나가는 경험은 참 특별했어요.
덕분에 듣는 내내 가슴이 울컥했다는 후기를 전해주신 분들도 많았답니다.

낭독이 끝나고 이야기극장의 불이 다시 켜졌지만, 모두들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3층으로 자리를 옮겨 2부 뒤풀이를 이어갔습니다.

박종진 선생님께서 일본 방문 길에 직접 챙겨오신 미야자와 겐지 탄생 130주년 굿즈와 다양한 그림책,
그리고 『고 녀석 맛있겠다』 삽화 모양 쿠키까지 나누며 이야기를 피워냈어요.
미야자와 겐지 작품에 담긴 깊은 세계관과 번역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 미야자와 겐지의 책과 삽화가·번역가 사이의 운명적인 만남 이야기까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생생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뒤풀이의 마무리는 박종진 번역가님의 정성 어린 사인 시간이었어요. 미야자와 겐지를 상징하는 도장과 함께,
작품 속 돌배를 의미하는 귀여운 기념품까지 참가자분들의 손에 하나씩 전해졌습니다.
잠시 멈춰있던 이야기극장이 미야자와 겐지를 통해 다시 문을 열 수 있어 더욱 뜻깊고 따뜻한 시간이었어요.
미야자와 겐지 깨알 컬렉션은 느티나무도서관 2층에서 계속해서 만나보실 수 있으니, 언제든 편하게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