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느티나무도서관 지하 1층 뜰아래에서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25살 생일을 맞아, 오랜 시간 느티나무와 함께했던
동아리, 낭독회, 독서회 회원들을 초대하는 홈커밍데이가 진행되었는데요.
오랜 시간 도서관과 함께해주신 옛 회원님들과 현재의 회원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켜켜이 쌓인 추억을 나누며 함께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느티나무도서관을 응원하는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사립공공도서관으로서
25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느티나무도서관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애정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는 하루였습니다.
행사는 문준 님의 피아노 독주로 차분히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최유빈 님의 이야기극장 재연 무대가 열리자,
도서관에서 함께 웃고 울던 순간들이 눈앞에 다시 펼쳐지는 듯했답니다.
낭독이 끝난 후에는 사진첩을 넘기듯 느티나무에서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예전 아파트 지하상가에 있었던 시절의 풋풋했던 모습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진 속에는 우리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한 분 한 분의 말씀 속에서 느티나무도서관이
단순한 책이 있는 공간을 넘어, 삶의 일부이자 소중한 안식처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느티나무도서관의 온기를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느티나무 도서관은 집 같아요."
산티아고 순례길 이후 깊은 우울감 속에서 낭독회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다는 분의 고백은 모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또한, 동네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성 같은 건물에 이끌려 들어왔던 순간을
"동화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그 느낌"으로 기억하며,
이제는 집보다 도서관이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는 회원님의 이야기는
느티나무도서관이 주는 설렘과 편안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때로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꿈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상주작가였던 정이립 작가님은 "내 인생의 변화의 시작은 읽는 것에서 출발했다"라며,
도서관의 책들이 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든든한 후원자였다고 회상했습니다.
또한, 차명제 님은 느티나무도서관이 지역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하는 장으로서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씀해주시며 도서관의 사회적 의미를 되새겨 주셨어요.
어머니 독서회, 이야기 극장, 그림책 읽는 어른들...수많은 낭독회와 동아리 모임들.
그 속에서 우리는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성장했습니다.
사진첩을 다 넘긴 후에는 사계절나무에 응원메세지를 적으며, 도서관에 전하고 싶은 마음을 한 잎 한 잎 더했습니다.
여린 나뭇잎이 모여 울창한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듯,
작은 응원이 모여 느티나무도서관의 내일을 더 든든하게 만들어주겠지요?
점심으로는 모두가 함께 비빔밥을 나누었어요.
이날 비빔밥의 재료는 홈커밍데이 참가자들의 정성 어린 십시일반으로 마련되었는데요,
그 마음 덕분에 식탁 위에는 더 큰 따뜻함이 채워졌답니다.
각자 가져온 재료들을 한데 모아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며, 우리는 다시 한번 '함께'라는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25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는 사랑으로 느티나무도서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모든 회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푸르게 자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느티나무도서관은 도서관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도서관을 삶 속에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다시 한번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가올 가을,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