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화욜 저녁 개인적 사정이 있으신 몇몇분은 빠지셨지만 "체 게바라 평전"과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오바마 자서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2권을 진행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는 책 선정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두권 다 파고 들자면 엄청 이야깃거리가 많을 수 있고 한달에 한번 이긴 하지만 두 권 모두 묵직한 책이라 부담스럽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한정돼 있고....^^;;
개인적으로 "체게바라"는 넘 존경하는 인물이라 범접할 수 없는 이상적 인간상으로 마음속에 담고 있습니다.^^ 실천 문학사의 "체 게바라 평전"은 삼분의 일은 세번 읽었고(완독은 한번...^^;;) 작년에 어렵사리 끝을 보았지요. -ㅎㅎ 그만큼 여러번 시도했던 책.(근데 게릴라 전술에 대한 너무나 자세하고 지루한 설명때문에 쉽사리 책장이 넘어가지 않더군요.)
이 책은 제가 몸담고 있는 다른 독서회에서 읽었던 책이라 전 다시 읽진 않고 그때 나름 체게바라의 삶이나 쿠바혁명, 라틴 아메리카의 상황등에 대해 조사해 놓은 자료가 있어 그걸 읽어 보며 정리 했습니다.-약간의 편법....^^ 그리고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니 서로 읽었던 구절이나 그의 사상에 대한 공감대가 시너지를 이루는듯해 좋았습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3세때 라틴 아메리카를 두번이나 횡단하면서 민중들의 삶을 보고 경험하며 가난한 자는 구조적으로 가난을 탈피할 수 없는 굴레에 대해 분노했으며 26세때 과테말라 정부가 미국이 사주를 받은 용병대의 쿠테타로 무너지는것을 보고 제국주의의 정체성을 목격하며 의사로써의 삶보다 혁명의 필요성을 느껴 스물여덟살에 멕시코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운명적 동지인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로 떠나는 그린마호에 몸을 싣고 떠났으며 서른 한살이 되던 1959년에 쿠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혁명의 성공후 그가 만들고자 했던 이상적 사회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으나 곧 현실적 한계에 부딪치게 되고 정치적 상황을 현실적으로 타협하려고 했던 피델 카스트로와 이상적 현실을 꿈꾸는 그의 사상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 가 없게 되자 모든 것을 훌훌 떨쳐 버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떠나게 되고(아프리카콩고로 가서 혁명의 기운을 일으키고) 다시 라틴 아메리카의 볼리비아로 돌아와 서른 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때가지 손에서 총을 놓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사살되기 직전의 일화를 보면
볼리비아 장교가 총구를 들이대며 물었습니다.
"당신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소...
그의대답...
"혁명의 불멸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중이오....."
마음속에 잔잔이 퍼집니다.......
또하나의 일화는
쿠바의 독재 정권에 맞서 게릴라전을 펴다 기습을 받게 되고 다급히 후퇴를 해야하는 상황. 탄약 상자와 의약품 상자를 놓고 고민하던 순간의 일기로 - 어차피 모두 가져갈수 없는 상황, 나는 의사인가... 혁명가인가..... 짧은 고민... 난 탄약 상자를 들고 뛰었다.
혁명가일 수 밖에 없는 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15세의 나이에 쓴 "나의 삶"이란 시를 보면 참 어떠한 순간에서도 담대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실님에게 자료를 빌려드려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아무도 없는 황량한 벌판... 그곳에서 쓸쓸히 죽어가고 싶다...그것이 유일한 내 죽음의 모습이다..."라는 내용으로 어린시절 밤을 지새며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소설속 주인공 골드문트의 마지막 모습과도 겹쳐지는듯해 치열하게, 끝없이 고민하며 살아간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 호사스런 자기만족의 모습이 아닐까...싶어 부럽습니다...
그외에도 1997년 그의 사후 30년을 깃점으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체 게바라의 이미지나 볼리비아에서 사살당시 그의 구출을 외면했던 카스트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 또 그의 사체를 찾아 쿠바의 산타 클라라에 매장되기까지의 긴 여정과 그를 기리는 추모의 행렬... 영웅이 없는 현 시대의 체의 의미... 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한권의 책은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라는 오바마 평전으로 전 이책을 우리 도서관의 새책 코너에서 발견하여 두툼한 두께에서 오는 만족감과 새책이라는 기분좋음을 동시에 느끼며 읽었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혼혈인이라는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자아 정체성을 찾아 고민하던 한 인간의 모습이 정말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 고민하고 밑바닥까지 가보고 자괴감에도 빠져보지만 당당하게 맞서고... 하고자 하는 일에는 깊게 고민하지 않는 행동주의자.. 실패하지만 포기 하지 않는 도전정신, 아버지라는 인물에 대한 상상속 위대함에서 현실적 초라함을 마추쳤을때 그조차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전 두번째 이야기인 "담대한 희망"을 읽을 예정이었는데 지난 9월은 완전 "미스클럽"책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암튼 다른 분들도 많이 못읽어 오시고 저도 정리가 잘 안돼서 많은 이야기 나누지 못한점이 좀 아쉬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뒤적이다 보니 "힐러리의 삶"이란 책이 있던데 이 책도 같이 한번 읽어봐도 좋을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엔 그냥 슬적 넘길 생각이었는데 윤남님의 후기 왜 안올리시냐는 한마디에....--;;
한번 날라간 글을 다시 쓰느라 힘들어 죽을뻔 했습니다. 헉~헉~
10월엔 4째주인 27일 밤 7시 30분에 북카페에서 모일 예정이구요
책은 "지상에 숟가락 하나" /현기영작 /실천 문학사 책입니다.
이 책은 몇달전인가 국방부가 발표한 불온서적 명단에도 포함된 책으로 4.3사건을 겪은 제주도 출신 작가의 성장일기로 글도 넘 잘 쓰셔서 재미와 공감을 동시에 느끼며 읽은 책입니다. 또 다 읽고나서 제목을 계속 곱씹어 보게 되더라구요. 그 의미가 분명하진 않지만 희미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지상에 숟가락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