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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가 만난 사람들 #01] 돌 수집가, 페인트 가게 사장 정상희님을 만나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4-03-13 조회수 : 2,649

"돌을 감상한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이고, 곧 나를 본다는 것"

느티나무, (주)블루씨네트웍스 정상희 대표님을 만나다.

 

* '느티나무가 만난 사람들'은 느티나무도서관이 직접 발로 뛰며 만난 지역 주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 섭외 전화를 드렸을 때, 무슨 인터뷰냐며 그냥 맥주나 한잔하자는 말씀에 첫 인터뷰의 긴장이 조금 줄었다.

수제 흑맥주와 함께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따뜻한 인상의 블루씨네트웍스 정상희 대표를 만났다.

 

느티나무와 정상희님의 첫 인연은 작년 무더운 여름, 장마 기간에 시작되었다. 며칠 내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비가 마침내 사고를 쳤다.

도서관 천장에서 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물이 새는 도서관’이라니.  그야말로 비상사태였다.

잔뜩 달어오른 시멘트 위에서 방수액을 바르는 고단한 작업이 계속되었고, 며칠에 걸친 작업기간 동안 느티나무도서관을 속속들이 알게 된 정상희 대표는 그 이후 느티나무도서관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다.

 

 

 

스웨덴 통신회사, IT회사의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정상희 대표는 문득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4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목조 주택 짓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고, 거래 페인트 가게 사장님의 제의로 페인트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풍덕천동에서 KCC페인트공식대리점 (주)블루씨네트웍스를 운영하며 동네 이곳저곳을 다닌다.

 

 

“저는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돌은 변하지 않는다. 새우를 10년 넘게 키웠고, 식물도 키웠다. 그러나 살아있다면 죽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만남이든지 헤어짐도 있다. 사람을 좋아하다 사람에게 상처받으면 동물에게 기대고, 또 식물에게 기댄다. 만남의 끝을 보면서 결국 변하지 않는 돌을 만나게 되었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진 그가 돌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공사하러 간 집 마당에 돌이 버려져 있는 거에요. 처음엔 집안에서 자리잡고 애지 중지 이었을 텐데, 뭐, 여러 이유가 있었겠죠.”

밖으로 내쳐진 돌들이 마음에 걸려 하나 둘씩 데려오기 시작했다.

 

수석으로 마음을 보다.

“그러니까 수석을 한다는 건 결국 내 마음을 보는 거예요.”

 

 

정대표는 가져온 수석들을 꺼내 하나하나 인사시켜 주셨다.

책에도 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처럼 다양한 분야가 있듯 수석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특정 형상을 닮은 형상석, 자연 풍경이 담겨있는 산수경석, 돌에 구멍이 뚫린 관통석, 그밖에도 평원석과 추상석을 설명하는 그 눈빛은 반짝거렸다.

수석은 어떤 눈과 마음으로 보는 지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니, 이것이 수석의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느티나무와 함께 하다.

“그러다 마음이 맞으면 입양해도 좋구요.”

 

‣  작년에 진행된 수석 기증 포스터

 

도서관에 왔다가 돌도 보고, 마음에 들면 잠시 대출도 해보고, 그러다 이돌이다 싶으면 입양도 하고, 그렇게 돌들이 제 주인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군가 수석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길 바란다는 그의 얼굴에서 다시 한번 수석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장학개론>_김승호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하는지 설득력있게 말해주고 있어요”

 

‣   <사장학개론> 김승호 (2023)

정상희 대표는 젊은 청년들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생책을 묻자『사장학개론』을 말했다.

​정상희 대표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자신의 시간과 젊음을 자산으로 만들어갈 지, 정당한 노동력을 행사할 수 있을 지를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상희님은 앞으로도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느티나무와 수석이 함께하는 앞으로를 기대하며 세상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고,

수석을 통해 마음을 보는 정상희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친다.

2024.03.07.

인터뷰: 예비사서 권기록, 이지현, 한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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