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느티나무에서는

새해를 여는 아름다운 여행을 마치고

작성자 : 김병희 작성일 : 2005-03-25 조회수 : 6,457

이제 지난해가 되어버린 2001년 12월 29일, 지난 11월 인연을 맺은 자연주의적 삶을 살고 계신 김신명선생님을 뵙기 위해 딸 수산이를 태우고 강원도 화천으로 향했다. 수산이에게 새로운 환경의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였다. 출발할 때부터 눈발이 그칠 줄 모르고 우리에 앞길을 막아섰다. 7시간여 끝에 강원도 화천에 도착하고 보니 땅거미가 어수룩 내리고 있었다. 등에는 40여kg 짐을 지고 발목까지 차오는 눈을 헤치며 6살난 딸과의 1시간여의 산행은 나에게 있어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모든 식구들이 뛰쳐나와 우리를 반갑게 마중 해주었다. 식사 후 그동안 안부와 대화로 새벽을 밝혔다. 아침식사 전 우리는 아침맞이를 하였다. 하루동안 자신을 위해 노동과 정신을 만들어줄 몸을 위해 명상과 기체조(몸 만들기운동), 작은 지식 나누기에 이어 아침식사준비에 들어갔다. 아침밥은 작은 가마솥을 걸고 작은 나무가지들로 불을 지피어 내가 했다. 의외로 정말 밥이 맛있게 되었다. 아침밥상은 조·호밀·보리 5분도쌀로 된밥과 두부조림 버섯요리 김치 무김치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수산이는 아주 힘들게 식사를 했으나 나는 정말 오래간만 맛있는 아침식사를 했다. 누룽지로 만든 슝늉을 나누며 오늘 내가 만들 생활꼴과 거기에 대한 정보를 서로 나누었다. 오늘 나는 아이들과 겨울놀이와 겨울산이 주는 부산물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30년전 기억을 되살려 외발썰매를 만들어 아이들과 얼음을 즐겼다 덕분에 엄청난 타박상을 부상으로 받았다 .그리고 비닐썰매(큰 비닐봉투에 짚을 넣어서 만든 것)로 즐거운 동심에 시간을 즐겼다. 오후시간은 산행으로 시작되었다. 눈보라를 헤치며 나무에 대한 정보와 부산물 흙에 특성과 쓰임새며 산형상에 대한 지리공부는 자연에서만 할 수 있는 소중한 공부였다. 저녁식사 후 (여기는 하루 2식을 원칙으로 함) 아이들의 장기자랑과 의견 발표, 8살 난 일목이의 웅변은 잊지 못할 감동과 놀라움이었다.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그에 생각은 나에 관념을 넘어서는 것이었고 고통받는 그들에 대한 애정어린 기도는 감동이었다. 5살난 원목의 허공을 건반으로 삼은 피아노 연주, 7살 화목이의 옆으로 펄펄 뛰는 심판연기가 우릴 즐겁게 해주었다. 늦은 밤, 우리의 화두는 더럽게만 느껴지는 똥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 김선생님댁에서는 똥은 아주 소중한 자원이었다. 이곳에서는 모든 사물이 제가치를 찾아 빛을 발하고 있는 듯 했다. 정말 아름답고 행복한 밤이었다. 다음날, 나는 따뜻한 이웃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도로 아침밥상을 열었고, 오후에 아쉬운 이별을 고하며 집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꼴은 어떤 모습인지 되돌아보며 이 아름다운 관계를 소중히 다듬고 싶다. 2002. 1. 2 새해를 여는 아름다운 여행을 마치고 수원에서 김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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