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공들여 마련한 전시회, 아직 못 보신 분들 위해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눈으로 보지 않는 아이들이 손으로 만든 인형들, 곧 단행본으로 나올 점자촉각책... 하나하나 귀한 작품들입니다. 16일까지입니다. 꼭 한 번씩 찾아와 꼼꼼하게 둘러보시고, 둘레에도 많이 알려주세요. (전시회 브로셔 중에서...) 인사말
도서관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가을빛이 참 곱습니다.
이렇게 커다란 창이 있는 새 집을 짓고 문을 여는 날 멋진 전시회를
함께 하게 되어 얼마나 기쁘고 설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꽂이에 한 권 한 권 책을 채워 넣으면서 몸이 불편한 사람,
눈으로 보지 못하는 사람, 다른 나라에서 찾아와 이웃이 된 사람,
누구나 어떤 문턱도 없이 도서관을 찾아 함께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점자로 만든 책, 소리로 듣는 책, 글자를 크게 키워 볼 수 있는
확대독서기 같은 장비들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어떻게 알릴까 마음만 가득했는데
시각장애인예술협회 식구들이 팔 걷고 나서주었습니다.
작가로 디자이너로 큐레이터로 또는 연구자로 밤낮없이
바쁘게 활동하면서도 따로 짬을 내어 공부하고 작품을 만드는
시각장애인예술협회 식구들의 땀과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당신들이 나직하게 건네는 이야기들이 도서관을
찾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닿기를 바랍니다.
아직 채 펴내지도 않은 책을 미리 볼 수 있도록 더미까지
만들어 보내주신 창비어린이 식구들께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드립니다.
시각장애인들만을 위한 전시회는 아닙니다.
늘 눈으로만 보느라 오히려 보지 못하던 것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하며 함께 어울리는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디에 있는 도서관이든 누구나 편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좀 더 문턱이 낮아지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손으로, 귀로, 가슴으로, 맘껏 만지고 듣고 보는 풍성한 전시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박영숙 / 느티나무도서관장
우리들의 눈 점자촉각책 소개
2004년 코엑스에서 열린 첫번째 아트 북 페어에 점자 촉각 그림책들을 출품하며
'우리들의 눈'은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점자 촉각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들의 눈'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화가, 조각가, 어린이책 편집자,
글작가, 교육자, 사회과학자들이 따로 모여 점자 촉각 그림책을 만들고
점자 촉각 그림책 생산의 다양한 방법과 가능성을 연구합니다.
만들어진 점자 촉각 그림책은 시각장애어린이들의 검증을 통해 끊임없이 고쳐지고,
완성된 후에는 도서관과 학교에 무상 배포됩니다.
시각 장애 어린이를 그 주요 대상으로 하지만 모든 어린이들이
즐겁게 손과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점자 촉각 그림책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그림책의 새로운 분야입니다. 2007년에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국립 국어연구원'의 점자 촉각 카드 개발 사업을 맡아 시각장애 어린이들이 촉각을 통해 쉽게 글자와 숫자, 기본 개념을 배울 수 있는 점자 촉각 카드와 교재를 개발 중입니다.
이지원 / 점자촉각그림책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