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금촌무지개작은도서관에서 장서위원으로 활동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9일 도서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이루, 간가혜, 김은영 사서, 니카미 유리에, 이즈카 사야카. 이준희 기자
세월의 더께가 쌓이는 동안 자신들의 공동체를 넘어 파주 곳곳에 스며든 이주민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금촌동에 있는 금촌무지개작은도서관처럼 이주노동자센터가 공공도서관과 연계한 사업에 참가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도서관은 이주민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결혼이주여성 등 이주민 11명이 장서위원을 맡아 활동한다.
그 과정에서 도서관은 파주시 가족센터, 샬롬의집 등과 협력한다.
미얀마 공동체 미모뚜 대표 역시 이곳에서 장서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은영 금촌무지개작은도서관 사서(느티나무재단)는
“네트워크가 돌아가면서 장서위원들이 마을의 중추가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일본 출신 니카미 유리에(37)도 도서관 장서위원이다. 동시에 교하동 협동조합 서점 쩜오책방 조합원이다.
그는 최근 파주 마을 합창단 파노라마 단원으로 두 딸과 함께 세월호 추모 합창에 참여했다. 니카미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이방인이라는 시선도 받았지만 공동체 활동 속에서 내가 파주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지역도서관이란 공공의 영역이 삶의 또 다른 기회가 된 경우도 있다.
대만에서 온 전이루(44)는 도서관 활동 경험으로 사서 자격증까지 취득해 정식 사서가 됐다.
전이루는 “한국인이든 이주민이든 꿈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 부분을 서로 공감한다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장서위원으로 활동하는 일본 출신 이즈카 사야카(45)는 최근 아동용 동화책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책을 통해 한국 사람들과 이어지면서 한국인들과의 소통하는 기쁨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이 온전한 유대를 느낄 수 있도록 책을 쓰고 여러 청중 앞에서 낭독도 하는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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