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도서관이 연결한 자원순환 네트워크…시민 태양광으로 확장

고유번호 : 201357 작성자 : 전기일보 작성일 : 2026-08-15 조회수 : 12


IFLA WLIC 2026서 세계 각국 기후 리터러시 사례 공유
용인 느티나무도서관, 시민의 집합적 기후행동 뒷받침




도서관이 지역에 흩어져 있던 사람과 활동을 연결하면서 형성된 자원순환 네트워크가 시민 주도의 태양광 사업으로까지 확장됐다.
기후위기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함께 행동할 수 있는 관계와 기반을 만드는 지역 에너지전환 거점으로 도서관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은 지난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2026)’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 리터러시: 지역사회의 실천을 이끄는 도서관’을 주제로 공개 세션을 개최했다.
IFLA 정보 리터러시 분과와 환경·지속가능성·도서관 분과가 공동 주관한 이날 세션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후교육과 탄소 감축 사례가 소개됐다. 좌장은 닝 저우가 맡았으며 캐서린 로스가 진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후위기에 관한 오정보와 허위정보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민의 신뢰를 받는 도서관의 역할에 주목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생활 속 탄소 감축과 에너지전환 활동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 자원순환 네트워크, 시민 태양광으로 확장
국내 사례로는 경기도 용인 느티나무도서관을 매개로 만들어진 시민 에너지전환 네트워크가 소개됐다.
이경민 아주대 연구조교수에 따르면 느티나무도서관 인근에서는 이전부터 수리와 재사용, 물품 공유,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주민과 단체들이 활동해 왔다.
다만 이들의 활동은 서로 흩어져 있었고, 2023년 시작된 ‘리:본(Re:born) 프로젝트’가 사람과 활동을 하나로 잇는 계기가 됐다.
도서관은 관련 주민과 단체를 찾아 연결하는 한편 활동 공간과 자원, 행정 업무를 지원했다. 개별적으로 이어지던 환경 실천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하나의 지역 네트워크로 모습을 갖춰간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지역 공동 플랫폼인 ‘손골 수리수리’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주민들이 목공과 생활기술을 배우고 공유창고에서 공구와 물품을 빌리며, 고장 난 물건은 수리센터에서 고쳐 쓰는 구조였다.

처음 6곳이던 참여기관은 공공기관과 지역단체, 도서관, 상점, 카페 등 18곳으로 늘어났다. 목공학교에 주민 97명이 참여한 데 이어 수리·재봉·재활용 프로그램과 태양광 활동 준비에도 108명이 힘을 보탰다. 공유물품 48개와 자원 수거 거점 5곳이 마련됐으며 커피 찌꺼기와 종이팩, 페트병, 전선 등을 지역 협력기관과 함께 수거하는 체계도 갖췄다.

도서관이 주민과 지역단체 사이를 잇자 개인 차원에 머물던 환경 실천은 지속적인 공동체 활동으로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활동비 지원이 끝난 뒤에도 참여자들이 떠나지 않았다는 점은 이 활동이 일회성 사업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주민들의 움직임은 정책 영역으로도 이어졌다.
느티나무도서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정책포럼에는 주민과 지역단체, 용인시 관계자, 시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이동식 수거 거점과 지역 수리센터 설치, 수리 활동의 제도적 인정 등을 논의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25년 개정된 용인시 순환경제 관련 조례에는 수리와 제품 수명 연장이 기본원칙으로 포함됐다.

자원순환 활동을 통해 쌓인 주민 간 신뢰와 공동의 운영 경험은 이후 재생에너지 영역으로 뻗어갔다. 2025년 11월 시민들이 출자하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용인모두의햇빛협동조합’이 출범하면서다.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태양광 설치 문제를 시민들이 힘을 모아 풀어가는 구조다. 임차주택에 거주해 태양광 설비를 직접 설치하기 어려운 시민도 출자를 통해 지역의 재생에너지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느티나무도서관이 협동조합을 직접 설립하거나 운영한 것은 아니다. 도서관은 태양광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서로 만나 스스로 조직을 꾸릴 수 있도록 연결하고 뒷받침했으며 협동조합의 주도권과 운영은 시민들의 몫으로 남겼다.

◆ 정보 전달 넘어 ‘함께 행동하는 기반’으로
이경민 교수는 이날 “기후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후변화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사람과 지역 자원을 연결해 주민들이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집합적 역량’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 리터러시는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 대응 방안을 이해하고 이를 일상의 선택과 행동에 반영하는 능력을 뜻한다. 느티나무도서관 사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의 지식과 인식 변화보다 주민들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관계와 활동 방식, 공유 기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서관은 주민들을 연결하고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공동의 운영 방식이 자리 잡도록 했다. 공간과 물품, 행정 지원 등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일회성 환경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시민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한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런 변화를 ‘시민 에너지 커먼즈(Civic Energy Commons)’가 형성돼 가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개인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에너지 문제를 시민들이 공동으로 조직하고 풀어갈 수 있는 역량과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태양광협동조합 자체를 도서관의 직접적인 성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관계와 공동의 활동 경험이 재생에너지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느티나무도서관 사례는 공공도서관이 발전사업에 직접 뛰어들지 않더라도 주민들의 조직화를 돕고 에너지전환 활동을 지속시키는 지역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