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독서가의 힘은 정보를 수집해서 정리하고 목록화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눈으로 읽은 것을 해석하고 관련지어 생각해서 변형시키는 재능에 있다.” - 알베르토 망구엘의 <밤의 도서관> 중에서
도서관은 수많은 사람이 오간다. 늘 오는 사람도 있고, 잠깐 들렀다가 떠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책을 읽기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빌리러 오는 공간이 바로 도서관이다. 도서관은 이처럼 매일 사람으로 넘치는데, 대체 도서관은 무슨 역할을 하는 곳일까.
앞서 알베르토 망구엘이 쓴 <밤의 도서관>의 문장을 다시 읽어본다. 그 문장에 드러난 ‘독서가’는 대체 누구이던가. 그가 쓴 내용의 문맥으로 따진다면 ‘독서가’는 ‘사서’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사서는 망구엘의 말마따나 책을 해석해내야 한다. 문장을 곱씹어보면 사서들은 흔하디흔한 도서관의 목록을 책임지는 이들이 아닌, 책을 통해 뭔가를 창조하는 역할자임을 말한다.
현실은 어떨까. 망구엘이 말한 사서는 보기 힘들다. 책을 수집해서 정리를 하고, 순번을 매기듯 목록화하는 작업만이 사서의 역할이라고 아는 이들이 숱하다. 왜 그럴까. 도서관이라는 하드웨어에만 집착했을 뿐, 소트프웨어는 외면했기 때문이다. 사서들이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지 않는 도서관의 구조도 한몫 한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느티나무도서관은 그런 면에서 사서들이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해준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여기에 오면 특별하고 유난스럽게 보인다. 공립도서관이 아니라 사립도서관이라는 자유를 누려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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