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살아 있다, 경기 용인시의 느티나무도서관
#시민탄생 #민주적 #실험 #어쩌다참가 #상호작용
(연결의 귀재인 느티나무 도서관. 책과 더불어 흩어졌다가 모이게 하는 들숨, 날숨이 가능하다.)
느티나무도서관은 딴짓을 많이 한다. 지난해 팬데믹 시국에, 공공도서관의 평균 개관일수를 넘어 199일간 문을 열었다. 도서관이란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장소여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열람실 한복판에서 ‘마을 포럼’도 열린다. 확장된 주제가 돋보인다. 기본 소득, 존엄한 죽음, 마을 민주주의 등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 아래 참가자끼리 의견을 나누다가 패널과 더불어 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이다. 방역 지침에 맞춰 온라인 회의를 통해서도 이어졌다. 시민이 주체요, 각자의 안방은 공론장이었다.
마을 포럼은 그 자리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사서들은 이와 관련된 주제로 도서 컬렉션을 만들었다. ‘나이듦에 대하여’, ‘나는 왜 이 일을 계속하는가’ 등 생각의 도우미 역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층 컬렉션 서가를 마련했다. 단행본만 구비한 게 아니다. 스스로 품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DVD나 잡지 기사, 신문 스크랩 등 여러 자료를 통해 탐구해나가고, 또 다른 질문을 발견하면서 실천의 실마리를 찾아 나갈 수 있다. 이 컬렉션은 ‘경기도 지하철 서재’란 이름으로 출장도 나갔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상호작용과 연결성, 포용성을 중시한다. 덕분에 쉽고 친절하고 가능해 보인다. 혼자 책을 읽기 버거운 사람을 위한 ‘낭+독회’를, 도서관과의 접점이 필요한 잠재 이용자를 위해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물음표와쉼표(메이커 스페이스)’도 마련했다. “왕따에 관한 책이 있나요?”, “70대입니다. 건강에 관한 자료를 찾고 있습니다.” 등 남녀노소의 현실적인 질문은 전문가, 관련 기관과 협력한 사서들이 컬렉션으로 답을 쌓아가고, 이를 웹사이트와 SNS 채널을 통해 공유한다. 덕분에 지식이 ‘동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이 도서관은 시민의 멘토 같은 친구다. 시민 각자의 물음에 팔짱을 끼고 대화하며 뚜벅뚜벅 함께 나아간다. 붙박이식 도서관으로서의 경로 이탈은 오히려 도서관의 모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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