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과 연애하다/안정희 지음/220쪽·1만5000원·알마
‘한국인은 독서량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10명 중 3명으로 조사됐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뭐, 책 열심히 읽으라는 뻔한 소리겠지’라는 생각을 가졌다.
편견이었다. 경기
용인시 느티나무 도서관의 북 큐레이터(독자가 찾는 주제에 맞춰 적절한 책을 추전해주는
전문가)인 저자는 ‘책을 읽는 법’보다는 ‘삶을 읽는 법’을 강조한다. 저자는 도서관의 의미와 활용법, 어떻게 책
을 읽은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위대한 유산’, ‘기억 전달자’, ‘해리포터’ 등 다양한 책과 함께 소개하면서 곳곳에
서 다음과 같은 파격적인 조언도 서슴지 않았다.
“초등학교 취학 전의 아이들은 도서관에 데려가지
마세요.”
호기심이 한창 많을 아이가 부모의 조급한 마음에 억지로 읽기 교육을 받으면 오히려 책과 멀어진다.
시각보다는 촉각 후각 청각 등 다른 감각을 먼저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커서 시각 정보도 잘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책 읽기의 의미’와도 연결된다.
저자는 인간이 삶을 통해 터득한 원리를 담은 모든 것이 넒은 의미에서 책이라고 강조한다.
CD, 전자책, 노래, 숲과의 교감까지도 하나의 책이 될 수 있다.
또 Library(도서관)의 기원 역시 고대 그리스어 ‘libr(기록을 남기는 천)’와 ‘ary(공간)’가
합쳐진 단어라고 설명한다. 즉 기록이 있는 모든 공간이 도서관이다.
책 읽기와 도서관을 특정 개념에 가둬두지 말고 확장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정보’를 넘어선 ‘가치’를 읽는 법도 소개된다. 일단 책을 바로 읽지 말아야 한다.
먼저 제목을 보면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목차를 보면서 저자가 견지하는 바를 파악한 후 읽기 시작한다.
이런 훈련을 하다 보면 책 읽는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책의 본질적 의미도 알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동아일보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