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운동은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것”
느티나무 도서관 박영숙 관장
15년 이야기를 담은 『꿈꿀 권리』
미안하게도 도서관은 정숙한 곳으로만 알았다. 더구나 학생들이 시험공부하는 공간으로 우리에겐 더 익숙해 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엔 그랬다. 용인에서 사설도서관인 ‘느티나무도서관’의 뿌리를 내리고 무려 15년간 키워온 박영숙 관장은 이런 선입견과 편견(?)을 여지없이 날려주고 있다.
“‘어떻게 나 같은 놈한테 책을 주냐’는 한마디로 비로소 알았다. 책을 건넨다는 건 존엄함에 말을 거는 일이었다. 지금 그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언제든 그 책을 펼쳐 읽을 ‘수도’ 있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가 가슴을 뛰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의 잠재력과 배움과 꿈에 응원을 건네는 일이었다.”
박 관장이 펴낸 『꿈꿀 권리』(알마)는 ‘너는 암 같은 존재’라는 소릴 들으며 도서관을 들락거리는 한 청년과의 에피소드와 그가 내뱉은 한 마디의 울림으로부터 시작된다.
제1편, <함께 흔들리다>에선 △세상은 모리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으로 △갇힌 이들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 △두려움을 가르칠 권리는 없다 △세상에서 양육기간이 가장 긴 종, 호모코리아나스 △연민에서 공감으로 △다름, 차이에 우리는 얼마나 서툰가 등으로 장을 나눠 다양한 에피소드로 글을 구성하고 있다.
2편 역시 <누구나 꿈 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이란 주제를 놓고 평소 느티나무도서관에서 경험한 일들과 평소 생각을 쉬운 문체로 담고 있다. 대중성을 지향하는 책답게 그곳 도서관의 일상과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사진들이 글 못지않게 느티나무도서관의 이해를 높인다.
15년간 민간사립 공공도서관을 운영해온 저자는 애써 큰 목소리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그동안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을 담담히, 생생히 전하고자 한다. 그것이 오히려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용인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박영숙 관장. 서울대학교에서 소비자아동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2000년 느티나무도서관, 2003년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을 설립, 공공성 확장과 도서관문화 조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그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뭘까. 그는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느티나무가 도서관운동을 펼치는 궁극적 목적은 도서관의 발전이 아니다. 도서관 문화가 사회전반에 스며들어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만드는 데 있다” 명확하다. 저자 박영숙 관장은 도서관이 ‘민주적인 시민들이 태어나는 제3의 공간’이 되길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