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된 느티나무

마을포럼에서 발견한 용인의 마을공동체 형성 가능성 [용인시민신문 160408]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16-04-11 조회수 : 4,204

[초대기고]마을포럼에서 발견한 용인의 마을공동체 형성 가능성
_차명제(한일장신대학교 NGO정책대학원 교수)
 
공동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이지만 현실에서 그 이상적인 모습을 흔히 발견하기 어려운, 그러므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수지 동천동에 위치한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열린 마을포럼을 참관한 후 이러한 통념이 극복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공론의 장을 목표로 작년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열린 마을포럼의 주제는 ‘자유학기제’였다.

 
필자에게 놀라웠던 것은 예상보다 많았던 참가자들과 그들의 적극적 관심과 다양한 사고의 차이 등이었다. 2016년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자유학기제를 주제로 한 포럼에는 학부모와 학생들, 지역사회 단체들과 심지어 자유학기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이익 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도 매우 이질적인 집단들이 참여했다. 포럼을 통해 필자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교정할 수 있었다.

 
자유학기는 진로 탐색학기와 혼용되고 있는데, 이는 자유학기가 학생들이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진로 탐색에 집중할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포럼을 통해 먼저 자식들의 성공에 전력투구하는 학부모와 보다 이상적 목표를 실현하려는 교육 담당자 사이의 타협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둘째는 치밀한 준비 없이 시행하게 됐다는 문제점도 알게 됐다.

 
자유와 진로탐색은 완전히 이질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자유는 현재이고 진로는 미래이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는 학교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형식인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으며, 자녀들이 공부에 매진하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녀들에 대해 불안하기만 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현장 실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사회 (시민)단체들도 이에 대한 준비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렇게 판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 마을포럼이 더없이 고맙게 여겨졌다. 경쟁과 불안한 일상에 매몰돼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생존에 필요한 정보 습득만으로도 힘겨운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따라서 자기의 삶과 무관한 정보는 그 가치와 별개로 마치 스팸처럼 삭제하고 거르는 데 익숙해져 있다. 마을포럼은 이러한 삶 속에서 중요하지만 간과하기 쉽거나 갈등적 요소가 잠재된 민감한 주제들을 선택해 동네 사람들이 서로 생각과 의견을 교류하는 공론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용인시민신문] 2016.04.08(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