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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협을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
구매로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공동육아 ‘작은나무 숲’ 개원식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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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아파트촌이 밀집한 용인의 수지, 죽전, 구성 신도시들은 산등성이 하나씩을 끼고 몰려있는 밀림같은 곳이다. 그나마 경계를 이루던 산자락이 점점 허물어지며 도로가 나고 아파트 빌딩이 새로 들어서면서 이른바 거대 신도시로 팽창 중이다.
공사차량이 파헤친 길들이 쭉쭉 뻗어나가 도로가 넓어지고 차량이 밀려들고 있다. 나날이 새롭게 변신하지만 개발이 진행 중인 도시는 안정된 정체성을 가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듯 보인다. 산뜻하게 단장된 아파트와 빌딩 속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며 살아가고 스스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신의 삶터 가꾸기에 나서는 희망을 엿본다.
어딘가에서 이주한 도시 사람들은 생활하는 데 고통과 불편을 주는 생활환경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이들은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기 위해 개인공간을 벗어나 공유공간에 관심을 갖고 이웃과 더불어 학습하고 체험한다. 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활동체계를 만들어가며 도시의 주민공동체를 이루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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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티나무도서관의 어느 하루.
아이들과 주부 등 도서관 이용자들이 자유롭고 편하게 책을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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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든든한 버팀목-느티나무공동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책이 있는 놀이터다. 아파트 상가 지하 40여평 규모의 공간에는 1만4천여권의 책과 자료가 진열돼 있고 책을 놀이삼아 아이들과 주부들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인구 2만이 넘는 수지에 도서관 하나 없던 문화 불모지에 뿌리를 내린 지 6년이 지나면서 만 명이 넘는 지역주민들의 마을 문화공동체 구심점이 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책들과 많은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공간에서 좀더 나은 곳으로 옮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아 지난 12월에는 리모델링공사를 하면서 훨씬 효율적인 공간으로 개선됐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많은 동아리활동들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마을 주민들과의 연계가 자연스럽게 되고 있다. 아이들 동아리와 청소년 동아리, 주부들의 독서회, 자원활동가회, 책 보수반, 글쓰기반 그리고 아빠들과의 모임까지 일년내내 달력 빼곡이 쉴 틈이 없을 지경이다.
열 살 쯤 되는 또래아이들이 여러 가지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서 책과 만나는 책또래동아리는 어린이책과 문화를 공부하는 독서모임 주부들이 도우미 역할을 한다. 올해는 더 많은 아이들이 신청을 했다.
매주 목요일 정기 휴관일을 제외하고 일요일에도 도서관을 지키는 봉사자들의 수고로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며 북적인다. 느티나무에서는 조용히 책만 봐야한다는 통념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엄마 등에 업혀서 느티나무에 첫발을 디딘 아이가 자라서 이야기방에서 책읽어주는 소리에 기울이다 동화슬라이드를 구경하며 책또래 동아리 활동을 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휴식처가 되어 책보고 놀면서 뒹굴기도 하는 곳이다.
느티나무는 현재 도서관학교를 운영하며 전국의 도서관활동가들의 자문과 교육을 맡아하며 도서관운동이 활성화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 일년 중 수차례의 작가와의 만남, 전시회를 통해 문화적인 교류와 소통을 시도한다.
지난 달 4일에는 <아버지와 함께> 모임에서 독립영화 <엄마...>를 보고 류미례 감독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영화를 함께 본 가족들은 소감을 나누며 엄마와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느티나무는 지난 해 12월 자기 삶을 가꾸는 글쓰기반 주부동아리의 힘으로 경기문화재단 후원을 받아 마을지 ‘우리마을 이야기’를 펴냈다.
박영숙 관장은 “도서관이 학원이나 문화센터와 어떻게 다른지 받아들여지면서 이제 자신감을 얻었다”며 “느티나무가 쌓아온 경험들이 좋은 사례가 되어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일, 그것이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어린이에게는 책이 있는 놀이터로 어른들에게는 좋은 부모 되기를 배우는 곳으로 이웃들이 함께 가꾸어가는 마을공동체로서 느티나무는 마을마다 묘목을 하나씩 가꾸고 심어가는 것이 희망이다.
# 아파트공동체의 관계망 통해 활동 전개- 마을도서관네트워크
느티나무도서관의 마을공동체로서 역할모델은 실제로 신도시의 각 아파트 단위 아파트단지 내 도서관 설립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주거공동체 이외에도 직업, 종교, 취미를 공유하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망 또는 각종 동호회 등 커뮤니케이션 그룹들까지 포괄해 마을공동체로서 아파트공동체가 형성돼 다채로운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 중심에 마을도서관으로서 아파트도서관이 자리하고 아이들과 주부, 가족 중심의 교육,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문화를 만들어간다.
마을만들기는 마을의 삶터(생활환경)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가꾸어 바꿔나가는 일이다. 책임감 있고 건강한 시민인 마을주민으로서 생활의 중심에 서있는 주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족이 함께 돕고 협동하면서 자발적으로 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고 조직을 꾸리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기흥구 언남동의 장미도서관은 주부들이 적극 나서서 1년여의 노력으로 아파트주민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를 형성한 예다.
장미도서관 박영순 관장은 “이웃간의 정이 단절된 요즘 주민을 하나로 엮는 커뮤니티로서의 기능이 도서관 설립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본지 주최로 진행되고 있는 용인지역 마을도서관네트워크는 마을공동체의 또 하나의 시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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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협의 회원들이 지역축제인
단오행사에 참여해 전래놀이를 전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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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와 소비자의 공생- 안전한 먹을거리 매개 생활협동과 공동육아
도시인들은 각종 공해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더욱 건강에 위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웰빙에 대한 선호가 높다. 최근에는 아파트주거생활로 새집증후군과 아토피에 고통받는 아이들이 늘어나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생협운동은 유기농으로 척박한 땅을 살리고 우리 농산물 애용을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 공동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꾸준한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 지역 내 주민생협 수지지부와 생협연대 및 한 살림, 흙살림, 이우생협 등 유기농먹을거리 매장을 중심으로 한 단체에서는 오리입식과 가을걷이, 생산지 견학 등 농촌 생산지의 생산자들과의 만남을 통한 대안적 공동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뜻을 같이하는 조합원을 엮어 공동구매를 하며 건강한 생활을 지향한다. 특히 주민생협 수지지부는 공동육아와 생태교실, 이혈침 강습, 역사방, 요리교실, 등 각종 소모임 활동을 통해 교육과 생활의 많은 소비를 자급하며 지역 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전통 절기행사인 단오나 정월대보름 등 마을축제에도 적극 참여하며 마을공동체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일상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삶의 세계다. 삶의 연속적인 과정 속에서 인간 삶의 터전이 되는 일상세계는 모든 삶의 에너지가 지향하는 공간이 되고 실천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변화가 가능하다. 변화를 추진하는 능동적인 힘은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는 주민들에 의해 마을공동체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마을공동체를 통해 우리 삶터를 우리 손으로 가꾸어 가는 여러 활동들을 살펴보면서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음을 본다. 주민들이 나서서 생활환경을 개선하려는 다채로운 노력들이 서서히 확산되면서 이웃들과의 공동노력과 실천을 통해 관심과 활동이 늘어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망의 싹을 더욱 키우고 확산시키려는 노력은 주민뿐만 아니라 행정지원과 전문가, 시민운동이 함께 지원하는 전사회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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