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뉴스=홍경환 기자) ‘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은 자신의 아이를 바라볼 때 마다 아쉬워하는 것이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로 자라게 하지 못한 점’ 과 ‘더 자주 즐겁게 놀아주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도종환 시인은 “내 자식은 책 속에서 책과 함께 놀면서 자라는 아이가 되길 바랐다”며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이 지금 아이들을 그렇게 자라게 하는 곳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다.
박영숙 관장의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에 가보면 얼핏 도서관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계단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지하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계단대신 미끄럼틀이 자리를 잡고 있다.
명문 영어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부모들은 느티나무도서관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박 관장은 느티나무도서관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프랑스작가 다니엘 페나크가 했던 다음의 말을 들려준다.
“교육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얼마나 훌륭한 교사였던가?”
박 관장은 어린이 도서관이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수다도 떨면서 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놀이가 삶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배우고 놀면서 자라고, 놀면서 궁금한 게 생기면 하고 싶은 것도 생기기 때문이다.
책읽는 아이를 강제로 만드는 것에 대해 박 관장은 반대한다. 책읽기는 놀이처럼 편안해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거대한 실천보다는 ‘책씨’를 뿌리는 농부를 자처하는 박 관장은 차분하게 미래의 기둥인 어린이들의 인간적 생명력을 배양하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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