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도는] “동네에 도서관 생기면 삶이 달라져요”
주민 공부방·사랑방·열람실로 다중 활용
정아연기자 hotaru@chosun.com
용인시의 빽빽한 아파트촌 틈틈이 마을도서관이 늘고 있다. 아파트 상가 지하, 단지 주차장 옆, 교회, 청소년 쉼터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는 이 작은 도서관들은 최근들어선 공부방 차원을 넘어서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동네 사랑방, 공공도서관,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도서관들
마을 도서관이란 말 그대로 주민들의 주거 단지 내에 생겨나는 소규모의 사립문고를 말한다. 대부분 자비를 들이거나, 부녀회, 시나 도 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주민들이 자원봉사활동가로 나서 꾸려가고 있다.
현재 용인시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도서관들은 40여개에 달한다. 수지 풍덕천의 ‘느티나무 어린이 도서관’은 두 아이의 엄마 박영숙(40)씨가 자비를 들여 아파트 상가 건물 지하 40평 남짓한 공간에 책 3000여 권을 마련해 지난 2000년 2월 도서관을 열었다. 지금은 1만5000여 점의 자료를 갖추고, 하루 200~300권의 책을 빌려주는 민간 도서관이자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동체 모델로 자리 잡았다.
용인 기흥구 언남동 래미안2차 아파트 단지내‘장미도서관’. 지난 해 4월 문을 열어 현재 8000여권의 도서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주민 자원봉사자 40명이 이끌어가고 있다. 그동안 운영한 노하우와 자료를 담은‘마을도서관 만들기 매뉴얼’도 제 작해 마을도서관 운영을 희망하는 아파트단지에 나눠주기도 했다.
상현 2동 자이아파트 단지 안 10평 공간에 위치한 ‘행복한 도서관’은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부녀회로부터 1년에 200만원씩 도서관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 도서관 자원봉사자 유반디(37)씨는 “10명의 주부들이 도서관을 운영하다 보니 책 분류, 등록, 대출 업무 등에서 전문성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한 동네 사람들끼리 하는 일이라 더 정겹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곳은 정기적으로 주민 독서 토론 모임, 육아 교육, 미술심리 교육 등을 열며 동네 문화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도서관 네트워크’로 자리매김
이같은 마을 도서관들은 작지만 끈끈한 유대관계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금화 작은도서관, 느티나무 어린이도서관, 매화문고, 반딧불이도서관, 밤토실도서관, 상현1동 주민자치센터, 수지지구촌교회, 장미도서관, 책사랑 도서관, 푸른꿈 청소년상담실 도서관, 풍덕천1동 어린이도서관, 행복한 도서관 등 13~14개 마을도서관들이 ‘마을 도서관 네트워크’를 만들어 모이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