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 왜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 때문에 우리가 괴로워야 되죠?...
양씨: 자꾸 집 집 하는데 여긴 집이 아니야. 공공장소. 그러니까 일종의 숙박업. 잠시 머무는 거지.
동교: 잠시 머무는 게 집이고 인생이죠.
장씨: 여기는 고시원이야... 거지들 도와주는 쉼터가 아니야.... 정. 정을 제일 무서워해야 돼. 가난. 가난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정이다... 도와주지 마. 도움 받지도 말고. 힘을 길러. 혼자 서..
곽지복: 이거는 심굴 거래. (반아산이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뺏어 들고 대신 잘라낸 개나리 나무 가지 하나를 건네주며) 쌔릴라민 이걸루 쌔레요. 이기 좋아. 낭창낭창하이 찔기구. p.530
<하얀 앵두>『배삼식 희곡집』(민음사)
읽은 날: 2025.5.30.
오늘 읽은 페이지: p.528~539
곽지복: 눈까리 뜨고 똑땍이 바라. 꽃이 봄에 씨를 떨구더래? 낭그가 봄에 열매를 여드래? 가실 아이래. 낭그마다 꽃마다 열매 여르마 머이나, 느이들 주어 처먹으라고 여는 주 아나? 그기 머이나? 가들 씨 아이래? 가들은 가실에 죽어라고 씨르 뿌리는 기래. 언나도 제미 배때기에 아홉 다르 있어야 안 나오드래? 가실부터 씨르 흙 속에 품어 놓고 저우르 지내야 봄에 촘생이가 트는 기래. 머이르 알구 하느 소리나? p.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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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란: 근데 왜 학술적 가치가 없어요? 개가 찾아서요?
권오평: (웃는다.) 화석은 찾아내는 것보다 찾아내는 순간을 기록하는 게 중요해요. 어느 지층 속에, 제 어미 품에 있는 걸 캐내야 일종의 출생증명서가 생기는데, 이 녀석은 그게 없거든요. 일종의 미아죠. 이 집터에서 나왔는지, 딴 데서 묻어 왔는지 알 수가 없단 말입니다. p.490
<하얀 앵두>『배삼식 희곡집』(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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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진다는 말은 결국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라진 존재란 뜻이다. 8쪽
인간이라는 존재는 홀로 덩그러니 버려지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10쪽
들어 주는 사람이 있는 한 결코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11쪽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성공이란 좁은 관문을 통과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요... 능력주의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과연 가질..
배도만: (...) 그런데, 그렇지만, 그래도 만화를 좀 봅시다. 그래도 만화에선 잘나가고 설치는 나쁜 놈들이 끝에 가선 망가지잖아요? 천벌을 받기도 하고. 만화를 보면서 우리도 이런 좋은 에너지를 쌓아갑시다. 언젠가 터뜨리고 무너뜨릴 수도 있잖아요~ p.25
『ㅗ물섬』 김재형
읽은 날: 2025.5.9.
오늘 읽은 페이지: p.21~34(완독)
옛날에는 이 배추 뿌리를 간식으로 먹었다는데, 생으로 먹어보니 매운맛이 있어 어떻게 먹었을까 궁금하다. 특유의 맛과 향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래서 익히는 것보다 생으로 무쳐 먹는 게 맛있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래서 된장국을 끓여 먹는 게 맛있다고 한다. p.53
『농사가 재미있어서』 안정화, 김신범(목수책방)
읽은 날: 2025.5.3
오늘 읽은 페이지: p. 42 ~ p.83
지식과 정보의 소유와 배포는 언제나 권력의 문제였으므로, 도서관의 역사는 곧바로 인류의 역사 그 자체이기도 했다. 정치나 종교를 둘러싼 투쟁이 벌어지고, 부와 지위를 향한 갈망이 일어서며, 새로운 가치와 질서가 정립되고 퍼져 나가는 모든 곳에 도서관이 존재했다. /해체29쪽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을 건립하자는 '급진적' 아이디어는 19세기 중반 이후, 그나마 유럽과 그 이주민이 정착한..
형, 아산이 형. 산다는 건 착취야. 살아 있는 건 모두 무언가를 갉아먹지. 다른 놈 목숨을 빼앗지 않고는 살아 있을 수가 없어... 난 그 사람을 착취한 거야. 그 잘난 벌레에 매달려서 바위를 갉아 내듯이, 난 그 사람을 차근차근 갉아먹은 거야.
<하얀 앵두>, 『배삼식 희곡집』, 민음사
함께 읽은 날: 2025. 5. 4
반지연 : 너무 좋았어. 아까 아빠가 막 화낼 때......, 아빠가 나 땜에 그렇게 화내 줘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 나 지금 너무 좋아..... 아까까지만 해도 좀 무서웠는데, 이제 무섭지도 않아....
<하얀 앵두>, 『배삼식 희곡집』, 민음사
함께 읽은 날: 2025. 4.20.
"사람들이 도서관을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도서관은 존속할 수 있었다". 책을 지키고 관리하는 데에는 언제나 돈이 필요했기 떄문이다... 화재와 전쟁 같은 재난으로 사라지는 책보다 권력자나 시민들의 관심이 끊긴 후 관리 예산이 부족해서 없어지는 책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그 무엇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막대한 비용과 커다란 노고를 들여 새로운 기록매체로 옮겨 적어야 한다. /해제17쪽
우리가 생각하는 공공도서관..
지병철: (향수 뿌리며) 저기 전에 형이 이런 말 했잖아. 석양이 아무리 멋있어도 결국 어둠이 찾아오더라. 그거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어둠이 찾아왔지만, 그래도 저녁노을은 아름다웠다' 이렇게.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 더 근사할 수도 있고. 야, 형 우냐?p.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