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티나무가 만난 사람들'은 느티나무도서관이 직접 발로 뛰며 만난 지역 주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젝트입니다.
“오늘은 여유있어 보이시네요~” 인터뷰 전, 이종환 님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지난 5월,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진행한 수풍로상단 팝업스토어에서 처음 만난 이종환 님은 너무나도 바빠보였다.
제품 전시를 위해 열심히 채소를 세팅하고 물을 뿌리는 모습에서 바쁨과 동시에 제품에 관한 애정이 느껴졌다.
또 17일 저녁에 준비된 국수나눔에선 열심히 국수를 삶으며 행사에 큰 역할을 했다.
행사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라서 어색하기도 했지만,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며 대화를 시작했다.
ㄴ 수풍로상단 팝업스토어 전야제 날(5/17), 국수 삶기를 담당했던 이종환 님
"이렇게까지 자주 오게 될 줄은 몰랐죠"
약 10년 전,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처음 도서관에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 이후 아이가 느티나무도서관의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또다시 느티나무도서관에 가자고 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도서관에 자주 발걸음하며 '수풍로상단'까지 이어졌다.
어느새 도서관과의 인연이 10여 년이 다 되었고 지금은 느티나무도서관의 든든한 파트너로, 이용자로 함께하고 있다.
"시기도 맞았고 여러 요구가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했어요"
그 동안 하던 일을 다른사람에게 넘기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협동조합이란걸 알게 되었다.
유엔(UN)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였고, 우리나라도 전국 단체들이 모여 협동조합기본법 입법 청원을 하여, 그 결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다고 한다.
이종환 대표는 2014년 함께 뜻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주)용인로컬푸드’를 창업했고, 이후 2015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2022년 지금의 이름인 ‘당신의부엌협동조합’으로 변경했다.
당시 소 뼈 값이 하락해 한우 농가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격을 안정시켜 한우 농가를 돕고자 한우 뼈를 이용한 한우사골농축액 개발했고, ‘당신의부엌협동조합(당신의부엌)’의 대표상품이자 인기상품이 되었다.
또, 판매량이 저조한 농가들을 돕고자 채소를 활용한 채수분말과 해물육수를 개발해 판매하며 식탁에 감칠 맛을 더하고 있다.
상품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공급하는 농가들, 재료들로 만드는 제조사 그리고 만들어진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처까지 많은 사람과 협업하고 있다.
"다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왜 이걸 같이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업을 했던 경험과 여러 사람을 접하며 느낀 것은 작은 기업일수록 걱정과 일이 많고,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각자의 역량을 더한다면 더 큰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고 협업을 제안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당신의부엌과 수풍로상단을 꾸려나가고 있다.
"각자가 하는 일로 협업할 수 있고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당신의부엌으로 이미 협동조합을 잘 이끌고 활동해 본 이종환 님은 이제 수풍로상단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
수풍로상단은 삶에 필요한 것을 손수 만들어 파는 동네 제작자들이 모인 협동조합으로 9개*의 동네 제작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언급했던 수풍로상단 팝업스토어(5/17~18)는 수풍로상단의 공식적인 첫 활동이었다.
그동안 회의만 하다 처음으로 함께 행사를 진행하며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내부적으로는 팀워크를 강화하고 각자의 장점과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외부적으로는 지역주민에게 수풍로상단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이종환 님은 몸이 바빴던 만큼 기획단계에서 세운 목표를 이뤘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아쉬움도 있었지만, 수풍로 상단은 이번 활동을 발판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팝업스토어에서 서로의 역량을 확인한 수풍로상단은 반려동물과 관련한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 협업할 수 있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수풍로상단은 영인에이전시, 그엄마에그딸, 숨쉼, 마을작업장 월든, 제이샵, 당신의부엌 협동조합, 제로쿡, 주식회사 라페르마타, 다오기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게 모두한테 맛있을진 모르겠는데 ..."
‘당신의부엌’ 대표만 알고 있는 판매 상품을 사용한 히든레시피가 있는지 물었다.
이종환 님은 먼저, 본인이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에는 냉면육수를 직접 만들어 보았다고 했다.
진주냉면 육수는 고기육수와 해물육수를 섞는 것으로 유명한데, 시판 양지국물과 당신의부엌 해물육수를 섞고 국수를 말았더니 맛있는 냉면이 되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채수분말은 분말인만큼 무침, 전에도 활용이 가능하며 감칠맛이 필요할 땐 어디든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활용만점이다!
활용만점인 ‘당신의부엌’ 제품을 만나고 싶다면?
https://smartstore.naver.com/y2748675/profile
이종환 님은 이 질문이 가장 답하기 어렵다며 말문을 열었다.
고민 끝에 이야기한 책은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이 책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기에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알려준다.
무언가를 쫓는 사회에서 주도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이 시기가 당신의 생각이 변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변화하고자 하는 이에게, 다른 생각을 하고자 할 때 읽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협동하고, 여러 판로를 개척하는 이종환 님!
앞으로도 느티나무와 함께 수풍로상단을 이끌며 활약할 모습에 기대와 응원을 보냅니다.
2024.06.14
인터뷰: 예비사서 권기록, 이지현, 한경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