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한구절]『제철 행복』김신지
by 금요 오전 낭독회
입동 11월 7일 무렵 겨울이 들어서며 겨울나기 채비를 하는 때
입동 무렵의 제철 숙제
□ 다가올 연말 모임을 위한 선물 틈틈이 사두기
□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 적어보기
□ 감나무 가지 끝에 달린 다정한 마음, 까치밥 찾아보기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는 분의 비밀스러운 고백엔 다 같이 웃었다. 기분은 점점 노곤해지는데 아무도 여기 담긴 게 술인 걸 몰라서 좋다고. 그런 방식으로 산책을 해본 적은 없어서 오호라, '겨울엔 텀블러에 따뜻한 술 담아서 걷기'라고 노트에 적어두었다. p.276
겨울이 시작된 순간부터 자신이 만나는 모든 트리, 모든 눈사람을 찍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 하이라이트로 한 땀 한 땀 모은다는 분도 있었다. p.276
삶을 지탱해주는 건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 사소한 것들은 실은 그 무엇도 사소하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p.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