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한구절]『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_ 여행 낭독회
by 느티나무
베를린 자랑을 그렇게 하더니 야채 튀김 케밥만 추천해 주면 어떡하니. (그렇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정말 굉장한 야채 튀김이었다.)
베를린으로 가는 길엔 들판과 언덕이 풍력발전기들로 가득했다. 빈 땅만 있으면 세워둔 듯했다.
나의 신사 유람단 같은 마음은 풍력 발전기들을 보면 선망으로 부풀어 올랐는데, 시간이 지나 국내에서도 풍력발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 기쁘다.
새들이 충돌하는 문제를 비롯해 보완할 점은 많이 남아 있겠지만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자체가 의미 있다.
세상이 망가지는 속도가 무서워도, 고치려는 사람들 역시 쉬지 않는다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절망이 언제나 가장 쉬운 감정인 듯싶어, 책임감 있는 성인에게 어울리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위즈덤하우스 2021, 254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