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아무튼, 술집』, 김혜경 _ 낮술 낭독회

by 느티나무

  • 『아무튼, 술집』, 김혜경 _ 낮술 낭독회

    크게보기


  • 술친구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술을 함께 마셔주는 친구이지만, 그 단어에는 좀 더 애틋한 무언가가 있다. 우선 술친구라는 세 음절에는 바 때든 잘 때든 마시자고 연락했던 역사가 담겨 있다. 술 당기는 건 시간을 가리지 않느다는 걸 이해하는 사람만이,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선뜻 응답해준 사람만이 술친구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주거니 받거니 잔을 부딪치는 횟수와 취하는 리듬도 중요하다. 그 누구도 취기에서 낙오되지 않는 술자리를 공유해본 사람만이, 그렇게 같은 흐름으로 함께 취해본 사람만이 술친구라는 지위를 유지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상대의 만취를 겪은 뒤에도 계속해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끔찍한 꼴을 또 볼지언정 다시 잔을 부딪쳐보자는 감정이 비로소 술친구라는 단어를 완성해낸다.

     


    -『아무튼, 술집』, 김혜경, 제철소, 2021, 38 쪽.  

     

     

    읽은 날: 2022년 4월 5일 (화)   

     

    *낮술 낭독회 시즌 4 모집 보기  

     

    1&3 주 화요일 늦은 3시부터 3층 동네부엌에서 낭독회를 시작합니다. 

이름 :
패스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