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회 한구절]『현대미술 강의』 조주연
by 느티나무
뷔렌은 현수막을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의 중앙 홀에서 천정까지 뚫린 거대한 깔대기 모양의 빈 공간을 반으로 가로지르게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큐레이터가 승인한 이 설치 계획을 다른 미술가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중략) 다른 미술가들이 뷔렌의 작품을 철가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전시에서 빠지겠다고 위협했고, 이에 큐레이터가 굴복했던 것이다. -p.358
뷔렌의 작업은 처음부터 그것이 설치될 장소를 염두에 두고 계획되고 제작된다. 이를 가리키는 뷔렌의 용어가 "상황 작업work in situ"인데, 그가 고려하는 '상황'은 장소의 물리적 특성처럼 가시적인 차원부터 그 장소에 얽혀 있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적 맥락들과 작용처럼 비가시적인 차원까지 복합적이고 광법위하다. 1971년의 <회화 - 조각>이 가장 먼저 건드린 것은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건축적 공간의 특징이었다. - p.356
『현대미술 강의』, 조주연, 글항아리, 2021
읽은 날: 2021년 10월 21일
*매월 둘째, 넸째 금요일 오후 3시 낭독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