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서양미술사』 곰브리치

by 느티나무

  • 『서양미술사』 곰브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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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 생트샤펠 성당> 1248

     

    고딕 성당의 내부에 들어서서 보면 아찔할 정도로 높은 궁륭형 천장을 지탱시켜주는, 서로 밀고 당기는 복잡한 힘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게 된다. 거기에는 빈 벽이나 육중한 기둥 같은 것은 없다. 내부 전체는 가느다란 기둥과 늑재로 짜인 것같이 보인다. 그 망이 천장을 덮고,주랑의 벽을 타고 내려와 가느다란 돌 가지들을 묶어놓은 것같이 한데 모여 합쳐진다.창문들조차도 트레이서리( tracery)라고  알려진 엮어 짜인 선으로 덮여 있다.(도판 124) (…)그 광대한 내부로 들어가보면 그 규모가 너무나도 엄청나기 때문에 인간적이고 사소한 것들은 모두 왜소하고 하찮게 느껴지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육중하고 엄격한 건물들만을 보아온 사람들이 이와 같은 건물에 들어와서 받았을 인상을 우리로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다.(…) 이 모든 아름다움을 관조하는 데 넋을 잃은 신자들은 물질 세계를 초월한 별세계의 신비를 이해하게 된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 곰브리치 『서양미술사』,2007. 186~189p / 문고판, 141~142p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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