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는 배제의 언설이다. 시간이 갈수록 망각은 필연이라는 생각, 그로 인한 죄의식.
그러나 계속 고통스러운 뉴스를 들으며 살 수 없다는 갈등.
'잊지 말자'는 잊을 수 있는 사람과 절대로 그럴 수 없는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처럼 고통받는 사람과 위로하는 사람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 다름을 인정할 때 '진정한' 위로가 가능하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기억은 시혜가 아니다. 누구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
'잊지 말자'는 말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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