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 아픔과 살아간다는 것 뉴웨이브 뉴라이브러리 뉴스레터 20호 2021.1.5.
새해 첫 뉴스레터! 느티나무의 소식 꾸러미 전합니다. 어느 겨울 날 열린 수서회의 모습! 이번 화두는 ‘아픔’. 2020년, 달라진 일상을 보내며 개인과 사회의 아픔에 주목하는 시선이 늘었습니다. 느티나무도 아픈 몸을 둘러싼 시선을 돌아보고, 아플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물음을 던졌습니다. 어떤 자료를 모았을까요? #사서들이 고른 책 TAG | 건강 중심 사회, 질병권, 젊고 아픈 몸, 만성 질환자, 잘 아플 수 있는 사회, 표준의 몸, 질병 낙인, 건강불평등, 상병소득보장제, 건강 강박, 질병 서사, 회복 사회, 돌봄, 동네 주치의, 커뮤니티 케어 A 사서: 올해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뀌었는데, 아픈 몸에 대한 시선도 그렇다. 감염병 앞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고, 누구나 아플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이 생겨난 듯하다. 아픔 이후 신체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건강의 기준을 다시 볼 자료 모으면 좋겠다. C 사서: 새롭게 정의할 낱말이 많다. 질병, 질환, 건강… 질문 던지고 논의하자. 지역사회에서 어떤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돌봄과 연관되는 주제인 만큼 잘 엮어보자. A 사서: 컬렉션 태그에도 낯선 단어를 포함시키려고 했다. 그 중 ‘회복 사회’는 아서 프랭크가 『몸의 증언』(갈무리)에서 쓴 단어로, ‘계속 회복 중인 상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루는 사회’라는 뜻이다. 저자는 『아픈 몸을 살다』(봄날의책)에서 암과 심장병 투병 경험을 회고하며 개인의 질병 서사를 알렸다. 컬렉션을 엮으며 핵심을 관통한다는 느낌의 책을 만나게 되는데, 아서 프랭크의 책이 그렇다. D 사서: 아는 이가 암을 앓은 뒤에, 가족과 위험을 예방하는 규칙을 정해서 생활했었다. 그런데 규칙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참아야 하는 상황이 자꾸 생겼고, 어느 날 결단을 내려 자기는 암 환자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가족은 가족대로 갈등을 겪었을 거다. 그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가족의 바람을 수용해주길 바라는 마음, 본인이 원하는 대로 살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 당사자와 가족이 각자 자기 상황과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컬렉션이면 좋겠다. Q 사서: 친구의 질병 경험 이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였다.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는데,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A 사서: 젊은이가 병을 앓으면 “나이도 어린데 벌써 아프면 어떻게 하냐”는 말을 듣는다. 사회가 젊은이의 아픔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안희제의 『난치의 상상력』(동녘), 이다울의 『천장의 무늬』(웨일북)에서 젊고 아픈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C 사서: 작가와 동일한 질병을 치료한 경험이 있어서일까. 조한진희의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동녘)를 읽는 내내 공감했다. 나의 몸은 분명 힘들어하는데, 의사는 검사 결과 수치만 들여다보며 그럴 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나와 몸의 증상이 존재하지 않아야 할 것 같고 당혹스러웠다. 책을 읽으며 당시 느낀 상실감에 대해 따뜻하게 위로 받았다. 또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아플 때도 삶에 대한 결정권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의료 가치관’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B 사서: 의사의 조언이 환자에게 힘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추혜인의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심플라이프)은 건강을 둘러싼 관계와 지식이 어때야 하는지 말한다.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기준을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책이다. A 사서: 조한진희 작가는 <팬데믹 시대, 아픔과 살아간다는 것> 마을포럼 패널이기도 하다. 컬렉션 레퍼런스를 청했더니, 이런 자료를 권해주었다. 자료 살펴보고 수서하자.
-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피터 콘래드(후마니타스)
- 『건강할 권리』 김창엽(후마니타스)
- 『돌봄, 사랑의 노동』 에바 페더 커테이(박영사)
- 『보이지 않는 고통』 케런 매싱(동녘)
- 황임경, <질병 체험과 서사>, 한국의철학회, 『의철학연구』 제10권(2010), 3-28쪽
D 사서: 레퍼런스로 개인의 질병 서사와 사회 제도를 돌아볼 자료 사이에 균형이 맞추어진 듯하다. M사서: 2016년에 만든 컬렉션 <몸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에서 자료를 추려봤다. 이 컬렉션에는 외모와 신체에 초점을 맞춘, 우리 몸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서술해나가려는 자료가 많다. 그 중 아픈 몸을 둘러싼 사회의 시선을 돌아볼 자료를 골랐다. 정신과 의사인 로버트 클리츠먼은『환자가 된 의사들』(동녘)에서 환자 중심의 시각 전환을 이야기 하고,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와 히라야마 료는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어른의시간)에서 질병권과 돌봄 담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D 사서: 내 몸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읽어봄직한 그림책 두 권이 떠오른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건강해진 날』(미디어창비)에 아픈 아이가 등장한다.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아픈 아이의 바람을 수묵화로 담담히 그려낸다. 키티 크라우더의 『내 안에 내가 있다』(바람의아이들)는 인체 해부도를 연상시키는 그림으로 일견 섬뜩하면서도 몸을 파고드는 시원스러움을 준다. 마을포럼: 팬데믹 시대, 아픔과 살아간다는 것 일시 2021.1.13(수) 저녁 7시 30분~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장소 느티나무도서관 1층 한복판, 줌(zoom)으로 진행 레퍼런스 패널 백영경 (<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저자,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저자)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던 일상을 겪었던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맞아 마을포럼을 엽니다. 개인의 경험으로만 여겨졌던 일을 이야기하며 우리 안의 연결을 확인하기를 바랍니다.
다른 시선으로 보고, 목소리를 들려줄 레퍼런스 패널도 함께합니다.
서로의 목소리를 들으며 다음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여행한 질문들, 사서들이 천천히 살펴 답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써내려간 다섯 편의 답장을 소개합니다. Q. 이제 서른이 되는데, 이뤄놓은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고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시기가 올까요?
사서의 A. 왜 어떤 나이대의 끝자락에서는 뭘 이루었는지가 중요해질까요? 답은 어렵고, 다른 질문만 생깁니다. 야마모토 후미오의 『내 나이 서른하나』(창해)를 읽고 있는데, 변변치 않은 사람부터 외적으로 아주 성공한 사람까지, 서른한 살이라는 나이를 가진 주인공들이 여럿 나와요. 작가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사람들은 보통 서른 자락에 내가 뭘 이뤘나 불안해하지만 사실은 그럭저럭 안정되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는 말랑함도 있는 나이라고 해요. 보너스! 한 달에 한 번, 예비사서가 만난 느티나무 모습을 공유합니다. 거리두기 상황에서 느티나무의 대응, 떨리는 첫 업무 경험이 궁금하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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