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비사서 5기 김다현입니다. 오늘은 지난 달에 있었던 행사 ‘도서관을 더 재밌게 만드는 낯선 발상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요. 엄청나게 시끄럽고 북적북적한 행사였는데요! 왜 그렇게 도서관이 시끌벅적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오늘 써볼게요!
바다를 건너 느티나무에 도착한 손님
이번 행사에는 특별한 손님이 많이 오셨는데요. 그 중에서도 미국 UT오스틴 대학의 데이비드 랭크스(David Lankes) 교수님을 주축으로 행사를 꾸렸습니다.
(왼쪽이 랭크스 교수님 오른쪽이 서브통역가 천유정님)
랭크스 교수님은 “도서관은 커뮤니티가 전부!”라는 말을 하셨을 정도로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면밀하게 연구하는 학자신대요. 이런 교수님과 느티나무 도서관이 만나 1층 한복판에서 시끌벅적한 대화를 나눴답니다!
행사 때 예비사서는 무엇을?
행사는 ‘도서관 라운딩 및 이용자들과의 만남 - 낭독 - 수다 - 저녁식사’ 순으로 진행 되었는데요. 이번 행사 때 예비사서들은 라운딩을 맡았어요. 라운딩은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소개를 하는 시간인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1층 라운딩을 맡았습니다!
바깥 간판부터 시작해 사회를 담는 컬렉션, 골방, 신문스크랩, 마을 게시판, 그네까지 1층을 폭넓게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라운딩을 위해선 소개할 공간을 사전에 조사했는데요. 이 과정이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1층 그네가 20년이나 도서관과 함께 했다는 사실 여러분은 아셨나요? 저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눈이 동그랗게 뜨였어요. 몰랐던 도서관의 역사를 이번 행사 준비를 통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튼튼하게 도서관을 지켜 온 그네)
또 라운딩 중 좋았던 건 공간만 설명하는게 아닌 도서관 활동을 보고 이용자들과 만났던 시간인데요. 도서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문스크랩’ 모임과는 오늘 어떤 신문을 스크랩 할지 대화를 나누었고, ‘얼쑤수호대’ 모임에선 직접 만든 비건 쿠키를 시식 했대요. 또 뜰아래의 꽃 이야기 극장엔 교수님이 직접 참여해 동화 낭독을 했다고 해요!
본격 수다 시간!
라운딩과 도서관 활동을 소개한 이후엔 1층 한복판에 모였는데요. 예진 사서님과 영호 사서님이 멋진 목소리로 <도서관의 비밀>을 낭독해주며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행사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하는 형식이었는데요. 도서관 오랜 이용자이자 느티나무 부관장인 어린이 직원의 질문부터 마을 서점 대표님, 공공도서관 사서, 문헌정보학과 학부생, 청소년 이용자 등.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주고 받았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느티나무 성영 사서님 : 참여자가 별로 없는 건 사서에게도 큰 고민인데..(꿈에 나올 지경) 이 고민에 대해 도서관 단골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단골 청소년 1 : 시간 문제이지 않을까요?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면 5시 반이 넘고, 집에서는 과제를 하다 보면 하루가 끝나요. 도서관에 오면 다양한 활동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주 오지 못해요. 그러면서 도서관이 점점 더 소중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해요.
결국은 ‘한국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게 돼요. ‘한국 사회에서 학생들이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이고,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질문에 ‘학교는 사회에 대해 배우는 곳이고, 사회에 나가기 전 준비를 하는 곳인데,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라고 답했어요. 청소년들에게는 실패할 기회와 좋아하는 걸 찾을 기회가 필요해요. 도서관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극과 깨달음을 얻었어요. 막연하게 청소년 이용자가 시간이 없어 도서관에 오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직접 입으로 통해 듣는 이야기는 생생했어요. '앞으로 도서관은, 그리고 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시작하게 됐어요.
또 이런 고민은 예비사서 활동으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청소년 이용자의 질문에서 시작된 ‘배움과 교육에 대한 고민’을 <11월 예비사서 컬렉션을 말하다>에 실었습니다.
도서관을 상상하는 사람들
무엇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도서관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준비 된 의자가 모자라 서서 이야기를 하는 분들을 보며, 도서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먼 걸음을 해준 분들을 보며, 오랜 시간 느티나무를 지켜오고, 응원하는 이용자분들을 보며 제가 살피는 도서관이란 공간은 애정으로 가득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렇기에 더 많은 고민과 기회를 커뮤니티 공간인 ‘도서관’에서 이 날처럼 나누자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시끄러운 도서관을, 서로 돌보고 배우는 도서관을 상상하길 바라는 마음을 품고 나아가자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