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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사서6기_가연]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ㅣ '오늘의 사서'가 전달하는 생생한 '컬렉션 버스킹' 현장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3-08-09 조회수 : 3,559

안녕하세요, 느티나무도서관 예비사서 6시 박가연입니다. 빠르게 돌아온 일곱 번째 글이네요!

지난 <도서관 밖으로 나간 예비사서> 글에서 컬렉션 버스킹을 언급한 적이 있죠? 오늘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찐~한 컬렉션 버스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직 컬렉션 버스킹이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일게요.

 

컬렉션 버스킹이란?

느티나무도서관 사서들이 엮은 컬렉션을 들고 도서관 밖으로 나오는 활동입니다. 미술관, 대학교, 카페 등 지역 곳곳 삶의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어요. 현장과 어울리는 컬렉션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컬렉션 버스킹에는 '오늘의 사서'가 함께합니다. 버스킹 현장으로 나가 시민들을 만나는 역할이에요. 저는 지금 진행 중인 열 네 번째 컬렉션 버스킹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에 이틀간 오늘의 사서로 함께 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뛰며 수집한 생생한 소식을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같이 떠나볼까요?

 


 

#01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열 네 번째 컬렉션의 주제는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입니다. 수지구청 뒷골목의 여덟 개 가게와 함께해요. 가게에는 각자 어울리는 컬렉션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적게는 한 개에서 많게는 네 개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직접 골목을 누비며 가게를 돌아다녀야 하는 게 굉장히 매력적인 이번 컬렉션 버스킹입니다. 한 장소에서만 진행되던 지난 컬렉션 버스킹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가게도 구경하고, 컬렉션도 살펴볼 수 있어 그 재미가 두배로 커지는 느낌이에요!

 

가게를 돌아다니며 컬렉션 카드를 수집할 수 있어요. 가게의 특징과 개성이 잔뜩 담긴 이 카드에는 가게와 컬렉션 버스킹 정보, 컬렉션 도서의 한구절 등이 적혀있습니다. 이번 컬렉션 버스킹을 기억하기에 좋은 굿즈이기도 하고요, 책갈피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어요ㅎㅎ. 가게를 방문하신다면 꼭! 컬렉션 카드를 챙겨가셔요!

 

그럼 컬렉션 버스킹 가게를 하나 하나씩 둘러 볼까요?

 


 

#02 이야기를 담은 가게

 

 

{광어나라} 풍덕천로 140번길 5 / 매일 13:00-22:00

'광어나라'는 광어와 우럭 메뉴가 주를 이루는 음식점이에요. '광어언니'라고 불리는 사장님의 손맛이 좋은 곳입니다. 회도 맛있지만 매운탕이 끝내 준다고 하네요! 가게 앞을 빼곡히 채운 수족관 옆으로 컬렉션 버스킹 배너가 세워져 있어요. 조금은 낯설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풍경이었습니다.

 

사장님은 가게 안쪽에도 꼼꼼하게 포스터를 붙여두셨어요. 손님들의 시선이 잘 닿을만 한 곳에 구석구석 붙여주신 마음이 잘 느껴졌습니다.​​

 

요즘엔 잘 보이지 않는 달력과 복조리가 반가운 곳이었어요. 컬렉션 서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정겨웠답니다. 거기에 친절한 사장님까지 저희를 환대해 주시니 정말 좋았고요!

 

광어나라에는 <문을 박차고: 아웃도어!><엄마와 딸 사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을 박차고: 아웃도어!> 컬렉션은 집 바깥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담고 있는데요, 광어나라 손님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걸 해봤다, 저걸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는 언제해도 재미있으니까요.

 

 

{디어리스트} 풍덕천로 140번길 5-6 / 매일 10:00-20:00

'디어리스트'싱그러운 향이 가득한 꽃집이에요. 여러 종류의 꽃과 식물이 잔뜩이라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사장님께서 능숙하게 꽃을 다듬고 있었는데요, 그 모습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엄청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장님을 믿고 특별한 날을 맡겨도 좋겠어요ㅎㅎ

 

디어리스트에는 <연애편지 쓸 때><우편함을 열어봐, 응원을 보내두었어> 컬렉션이 있습니다. 꽃은 선물의 의미로도 많이 활용 되잖아요. 이와 어울리게 선물하는 이의 마음을 담은 컬렉션이 배치되었습니다. 꽃과 책이 함께 하는 낭만적인 공간이었어요!

 

 

{마실커피} 풍덕천로 148번길 9-3 / 매일 10:00-20:00

세 번째 가게는 '마실커피'입니다. 폐목재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카페로, 공간 자체에서 환경을 중요시 한다는 느낌을 잘 받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작은 소품샵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진한 인센스 향이 아주 기억에 남는 장소였습니다.

 

마실커피에는 가장 많은 컬렉션이 배치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담은 건축: 업사이클링>,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골목을 바꾸는 작은 가게들>, <작심삼일이어도 좋아>가 그 주인공이죠. 다양한 주제를 담은 만큼 가장 활발하게 대출이 되는 곳이라고 하네요!

 

이곳에는 컬렉션 버스킹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컬렉션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서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담아, 이번 버스킹을 준비했는지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거에요.

 

컬렉션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던 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알고보니 느티나무도서관 이용자 분이었어요! 예전에는 도서관을 많이 이용했었는데, 최근에는 바빠지면서 자주 못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컬렉션을 보니 도서관 이용할 때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자주 오겠다는 말씀을 건네주셨어요. 컬렉션 버스킹으로 인해 잊고 있던 추억을 다시 떠오르게 해드린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사롱메이드} 풍덕천로 148번길 9 / 화-금 11:30-19:00 / 토 11:30-15:00

'사롱메이드'버터 향이 가득한 디저트 베이커리입니다. 파운드, 스콘 등 군침 도는 구움과자를 만나볼 수 있어요!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제가 가게를 방문했을 때도 예약 손님이 끊임없이 왔답니다. 그 맛이 궁금해 에그타르트를 하나 사먹어 봤는데요, 두툼한 파이지가 정말 제 취향이었어요ㅎㅎ.

 

이곳에는 작지만 강한 컬렉션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아무튼, 빵>! 디저트 가게 손님이라면, 아무튼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요? 빵 덕후들을 위한 그림책, 베이킹 과정을 담은 에세이 등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정말 잘 어울리는 컬렉션이죠?

가게의 특성상 오래 머무는 손님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빵을 가져가시는 손님 분들에게 팜플렛과 컬렉션 카드를 하나씩 챙겨드렸어요. 빵과 함께 봉투에 담겨 나가는 컬렉션 카드가 예쁘더라고요ㅎㅎ 다시 가게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책도 함께 살펴보기를 기원하며!

 

 

{써니스피자마켓} 풍덕천로 148번길 5-13 / 화 17:00-23:00 / 수-일 11:00-23:00

'써니스피자마켓'은 하이틴 컨셉의 피자가게입니다. 외관부터 내부까지 엄청 신경써서 가게를 꾸린 느낌이 나요. 이곳은 아주 멋진 홈메이드 소스를 사용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유독 맛있는 피자 향이 납니다. 눈, 코, 입이 모두 즐거운 공간이랍니다!

 

셀프바과 카운터 옆쪽으로 컬렉션 서가가 설치 되어 있습니다. <Keep Digging: 좋아서 파다 보니>, <번아웃: 소진과 버팀 사이>, <아빠도 처음이란다>로 구성되어 있죠. 포장이나 배달의 더 높은 가게의 특성을 고려해 컬렉션을 배치했어요. 가볍게 읽을 에세이나,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책을 골랐습니다. 그렇게 <Keep Digging>과 <번아웃>이 탄생! <아빠도 처음이란다>는 가족 손님에게 인기가 많아요!

 

 

{어텀브루} 풍덕천로140번길 5-1 / 월-금 10:30-22:00 / 토-일 11:00-22:00

이번엔 카페 겸 재즈바로 운영되고 있는 '어텀브루'입니다. 쌍둥이 형제 사장님들의 취향이 잔뜩 묻어 있는 공간으로, 레트로 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조용한 공간에서 개인적인 작업을 하거나, 친구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손님을 만났습니다.

 

이곳에는 <레트로: 과거를 재현한 현재> 컬렉션이 있습니다. 책을 등록하면서 『20세기 레트로 아카이브 시리즈』를 눈여겨 봤던 기억이 나요. 컬렉션에는 '1권 잡지 창간호'가 들어가 있습니다. 1964년부터 1999년까지 잡지 창간호의 표지가 실려 있어요. 선명한 사진으로 그 시절의 색감을 잘 살린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카페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비어있던 칸에 소장하고 있던 책을 세 권을 전시해 둔 사장님입니다. 손때 묻은 책이 레트로 컬렉션과 잘 어울렸어요!

 

 

{찜&장} 풍덕천로 148번길 5-15 / 화-일 11:00-21:00

'찜앤장'은 수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해물찜 식당입니다. 간판에 쓰여진 '숙성 양념'이라는 글자가 보이실까요? 그만큼 양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가게랍니다. 마늘과 양파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달달함이 일품이라고 해요!

 

찜앤장에는 <맛있게 취한 사람들>, <나이 들면 원래 이런 거였어?>, <왕년의 문학청년, 그들의 낭만을 위하여>가 있습니다. 셀프 서비스 구역의 컬렉션들이 굉장히 든든해 보였어요. 서가가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장소에 한 자리 턱! 잡고 있으니까요ㅎㅎ 특히 <맛있게 취한 사람들> 옆으로는 음료 냉장고가 있어 괜히 웃음이 나왔답니다.

 

사장님은 『애욕의 고전소설』 『시를 잊은 나에게』를 읽으셨대요! 어렸을 적 만났던 문학을 다시 가슴에 새길 수 있어 좋았다고 하십니다. <문학청년> 컬렉션의 취지에 딱 맞는 감상평이었어요. 사장님이 이번 컬렉션 버스킹을 통해 다시 독서를 시작하게 된 것 같아 기뻤습니다. 장사를 하느라 지쳤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셨길 바래요.:)

 

또, 이곳에 느티나무도서관 이용자 님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해 해물찜을 먹었다고요! 사장님은 그 분들에게 공깃밥을 서비스로 드렸다고 하네요ㅎㅎ. 가게에 방문해 주신 이용자 님, 센스있게 서비스까지 챙겨주신 사장님 모두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파이데이} 풍덕천로 140번길 5 / 매일 13:00-22:00

드디어 '파이데이'까지 왔습니다. 파이데이는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하고 제작도 하는 캔들/비누 공방이에요. 캔들과 비누 뿐만 아니라 문진, 디오라마, 힙팟 등 까지 다루는 곳이랍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요!

 

파이데이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요, '동네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방에서 함께 클래스에 참여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고 하네요. 정말 낭만적인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꼬옥 클래스에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이곳에는 <만드는 사람들>, <사부작 사부작>, <혼자를 기르는 법>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컬렉션 전시가 가게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심지어 처음에 봤을 때 <사부작 사부작>의 위치를 한 번에 찾지 못했었답니다ㅎㅎ. 그만큼 서가하고 잘 어우러져 있었다는 뜻! 주변 오브제를 적절하게 배치해 주셔서 컬렉션 서가가 더 아름다워진 듯 해요!

 


 

#03 오늘의 사서로서

이렇게 열 네 번째 컬렉션 버스킹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직접 골목을 누비며 사장님들과 이용자 분들을 만난 경험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여덟 개의 공간에서 진행되다 보니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어요. 특징을 살려 배치된 도서들을 보며 많이 배우기도 했습니다. 말을 거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지만요, 그래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게마다 특유의 향이 다르다는게 제일 재미있는 포인트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글에서도 계속 에 대해 언급했는데 눈치 채셨을까요? 사롱메이드는 버터향, 마실커피는 인센스향, 디어리스트는 풀과 꽃향, 파이데이는 캔들향, 어텀브루는 찐한 커피향··· 향은 무언가를 기억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잖아요. 컬렉션 버스킹을 기억하게 될 요소 중 하나가 '향'이 되었다는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컬렉션 버스킹 기간은 끝났지만, 여전히 책과 함께 하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직접 가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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