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웨이브 뉴 라이브러리 22호 뉴웨이브 뉴라이브러리 뉴스레터 22호 2021.3.5.
한 달에 한 번, 느티나무도서관 수서회의록과 사서들의 코멘트를 살펴볼 기회! 함께 보면 좋을 두 가지 질문을 골랐어요. Q. 어린이책 저자가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도서관은 어떤 조치를 하나요? A. 느티나무도서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저자의 자료는 따로 열람을 제한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함께 비치합니다. 과거 신경숙 작가의 표절 건, 쓰쓰이 야스타카의 소녀상 모욕 발언 건이 사례입니다. 범죄 사실이 확인된 저자라면, 판결 내용을 지켜보고 추후 소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5일 자 한겨레 기사로 동화작가 한예찬 씨의 아동 성추행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두 달 전인 2020년 12월 3일 1심 선고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피고와 원고 모두 항소했습니다. 현재 서점들이 판매를 중단했고, 출판사는 저자의 도서를 서점에서 회수하고 있습니다. 일반 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은 대출 중단 조치를 했습니다. 이후, 사건을 접한 여러 관련 주체들은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 관련 기사
| 입장문
느티나무도서관은 한예찬 작가의 경우, 소장한 책을 살펴보고 즉시 서가에서 빼 열람을 제한했고, 문의하는 이용자에게 상황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아동서는 책 내용과 범죄 행위의 관련이 입증되지 않는다 해도 소장하지 않는다는 방침입니다. Q. 완벽주의가 지나쳐 무기력한 사람이 읽을 만한 책이 있나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이 커서 결국에 걱정만 하다가 제대로 일을 시작하지 못한 채 지쳐버립니다.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책이 있을까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을 때 읽으면 좋은 책도 함께 권해주세요.
A. 자기계발, 생산성에 물음을 제기하는 컬렉션 <궁극의 게으름뱅이>에서 몇 권 추렸습니다. 무엇이든 완벽하게 해내야 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에서 오는 불안감을 사회학적으로 돌아보는 자료를 찾았습니다. 수서회의에서 질문을 두고 한참 궁리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을 때는 기분을 환기할 만한 영화를 보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사서들의 코멘트를 그대로 달아둡니다. c 사서: 질문이 컬렉션 <궁극의 게으름뱅이>와 맞닿아 있어 컬렉션을 살펴봤다. SNS와 행위 중독에 대해 분석한 애덤 알터의『멈추지 못하는 사람들』(부키), 끝없이 이어지는 SNS 연결의 시대에서 한가로울 권리를 이야기하는 마이클 해리스의 『우리에겐 쉼표가 필요하다』(현암사)을 권하고 싶다. 인스타그램, 클럽하우스 같은 플랫폼에서 잠깐 떠나 있기만 해도,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게 들이미는 잣대가 조금 가벼워질지도 모른다. T 사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자기계발에 관해 의구심이 생길 때 칼 세데르스트룀의 『건강 신드롬』(민들레)도 읽으면 좋겠다. 유쾌하고 신랄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속이 좀 시원해진다. B 사서: 질문 중 “제대로 일을 시작하지 못한 채 지쳐버립니다”는 문구를 보니 번아웃이 떠오른다. 안주연의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일까요』(창비)도 권하면 어떨까? 평가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잣대도 중요한데, 최대환의 『나 자신부터 돌봐야 합니다』(샘터사)를 읽어보면 좋겠다. Y 사서: 『미루기의 천재들』(어크로스)도 떠오른다. 책 집필을 20년 동안 미뤘던 찰스 다윈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가진 생각의 각도를 달리할 수 있는 자료로 시어도어 다이먼의 『배우는 법을 배우기』(민들레)도 좋을 것 같은데. 영화는 어떨까? 상황을 직접 분석하는 것보다는 잠깐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서, 지금 상황과 분리되는 것도 좋다.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벤 스틸러, 2017) 같은 영화도 좋겠다. C 사서: <브루클린>(존 크로울리, 2016)도 좋다. 자기 길을 찾아 홀로 떠난 여성이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처음 해보는 일은 어렵기만 하고 이사, 사랑 같은 인생에 중요한 선택을 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주인공은 결국 자기가 있을 곳을 스스로 선택한다. 요즘 화제가 되는 영화 <소울>(피트 닥터, 2021)은 어떨까? Y사서: 좋다. 내가 미루어왔던 꿈, 자기 삶을 바라보는 모든 것을 뒤집어 볼 수 있게 해준다. 꿈을 성취한 순간 오히려 무의미하게 바라보았던 시간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준다. 내 삶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서 작고 소중한 것들을 보는 게, 비교나 평가를 내려놓고 회복하는 데 중요하다. 컬렉션 버스킹을 하는 동안 느티나무도서관과 함께 여행한 질문들, 사서들이 천천히 살펴 답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의 답장을 소개합니다. (덧: 함께 답장할 사서를 애타게 기다립니다. 함께하고 싶으면 언제든 느티에 알려주세요.) 사서의 A. 일본에서 유명한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은 기자가 어린이입니다. 신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어른의 고민을 어린이 기자단이 해결해 주는 상담코너예요. 아래는 상담코너에 소개된 질문과 답변입니다.
Q. 일곱 살 아이가 말대꾸를 하기 시작했어요. A. 부모님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게 제 생각에는 가장 큰 문제예요! 폭포 아래에 앉아 수련하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마음을 다잡으세요! 억지로 시키면 누구나 절대 말을 듣지 않을걸요. 『어린이 기자 상담실』 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글,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샘터사) 中
기자단 말이 옳아요.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는 어른들은 열심히 수련 해야 해요. 초5 님이 오늘은 입고 싶은 옷을 입었기를 바랍니다. 오늘 받아본 이야기, 어떠셨나요? 특별히 재밌게 읽은 부분, 아쉬운 점, 사서들이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 느티나무에게 전해주세요. 꼼꼼히 챙겨보고 반영하겠습니다. 뉴스레터를 원하지 않으면 수신거부를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