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잘 안가는 책?
안녕하세요. 예비사서 5기 김다현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손이 잘 안가는 책이 있으신가요? 저는 에세이와 소설을 좋아하는 반면 과학책을 잘 보지 않아요.
사회과학은 그나마 좋아하지만 자연과학, 기술과학 책은 잘 읽지 않아요. 이해도 되지 않을 뿐더러, 제 삶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여서 그래요. 그런데 과학책과 담 쌓고 지낸 제가 느티나무에 와서 과학 낭독회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분야의 책도 도전해 보자~!’는 호기스러운 이유에서 시작했는데요. 문학에만 멈춰있지 않고, 세상을 보는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알고싶어 낭독회를 준비했어요. 또 혼자서라면 못읽을게 뻔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읽으며 힘을 얻고 싶었어요. 이해가 안되면 되는 만큼만 읽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생각했죠.
과학 싫어하는 사서의 과학 낭독회
그렇게 과학 안좋아하는 사서가 만든 과학 낭독회를 시작을 했어요.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있는데요. 이 책은 생명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생을 파고들며 그의 삶과 그가 사랑한 세상의 질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낭독회를 진행해본 제 소감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였어요. 과학책은 날 가르치려고 할 거라 생각한 선입견과는 달랐죠. 낭독회 중 인상깊은 구절은 아래 구절이었어요.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아도 실재인 것들이. 어떤 분류학자가 어떤 물고기 위로 걸어가다가 그 물고기를 집어 들고 “물고기”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물고기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이름이 있든 없든 물고기는 여전히 물고기인데….”-p.95
이 구절을 보곤, 과학과 삶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란 사람의 삶과 그가 사랑한 물고기, 질서, 과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딱딱한 지식, 정보 위주라고 생각한 과학 속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있는 것 같았어요.
새로운 분야로
그래서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분야 책 읽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해할 수 없을 거라 여긴 분야의 책도 읽다보면 내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시작이 어려운 분들껜 낭독회에 와서 함께 책 읽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하나의 이야기도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들으면 그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로 읽히거든요.
과학 낭독회는 지금도 자유롭게 열려 있어요. 둘째 주만 참여해도 좋고, 넷째 주만 참여해도 좋아요. 책을 가지고 오지 않으셔도 되고, 한 줄만 읽으셔도 돼요. 자유로운 분위기의 낭독회니 시간이 잠깐 나시는 분들은 도서관에 들려 참여해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이 시간을 통해 새로운 취미가, 흥미가,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