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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컬렉션 버스킹 11 이어달리기: New Track, New Library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2-12-20 조회수 : 5,817

 

 

컬렉션 버스킹 11 
이어달리기: New Track, New Library

 

새롭게 달리는 자유로움, 새 음악을 찾았을 때의 짜릿함, 질문을 마주칠 때의 설렘···

‘마지막으로 느낀 게 언제였더라?’ ‘내게 그런 게 있기는 했나?’ 생각이 든다면,

쳇바퀴 도는 일상은 뒤로하고, 새로운 트랙에서 이어달리기 한번 해볼까요, 우리?

당신의 새로운 트랙 리스트를 기대하며, 바통을 건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이 엮은 컬렉션을 들고 나가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질문을 나누는 컬렉션 버스킹!

지난 11월 8일부터 11월 18일까지, 강남대학교에서 컬렉션 버스킹을 열었습니다.

여행 기록을 살짝! 공유합니다. 

 

 

 

이번 버스킹의 파트너는 강남대학교 비교과 프로그램 <K프로젝트> 팀원들!

강의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주제를 교수와 학생이 함께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컬렉션 버스킹에 참여한 팀원들은 사서들과 함께 학교 구성원들의 질문을 수집하고, 주제 컬렉션으로 응답했어요. 

 

버스킹 장소는 인문사회관 1층 학생성공센터. 

 


 

주로 시험 공부, 과제로 이곳을 찾는 학생들이 컬렉션에서 낯선 질문을 발견하길 바라며 공간을 새롭게 변신시켰습니다.
 


 

 

교직원, 학생, 교수 모두 공감하는 이야깃거리. <MZ 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세대 간 연대를 위하여> 

 

 

K 프로젝트 팀원들이 직접 엮은 컬렉션도 손길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울과 불안을 다룬 <걱정이 많아서 걱정>, 연애와 관계를 고민하는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 연애>. 

 

 

 

 

 

인문사회관 1층의 달라진 풍경이 새삼 신기했다. 공간을 찬찬히 살펴보는 분들에게 조심히 다가가 컬렉션 리스트에 대해 설명해드렸다.

“계속 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시며 앞으로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힌트를 얻는 학교 직원분도 있었다. 

컬렉션 버스킹으로 캠퍼스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 것 같아 기뻤다. 늘상 지나치던 학우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고,

대학교 구성원들이 남겨준 고민을 살펴보면서 ‘나만 고민하던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동질감도 느꼈다._K프로젝트 수현 님의 기록 

 

 


 # 인생, 잘 여행하는 법 |  이설빈 시인 만남 

 

11월 10일에는 K프로젝트 팀원들이 직접 북토크를 열었어요. 

초대 손님은 <울타리의 노래>(문학과지성사)을 펴낸 이설빈 시인! 

 

 

업으로서의 시인, 삶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를 나눴습니다. 

강남대학교 졸업생이기도 한 이설빈 시인은 인생을 잘 사는 법부터 교수님과의 면담 방법까지, 학생들에게 다양한 팁을 알려주었어요.  

 

 

 

 

 #Keep running and digging |  강유정 교수 만남 

 

버스킹에서 만난 두 번째 초대 손님은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는 강유정 교수.

 


11월 17일 저녁, 음악 동아리 스콥스(SCOPS)의 공연으로 토크를 열었습니다. 

 

 

<시네마토피아> (민음사) 외 여러 평론집을 낸 강유정 교수는 강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는 놓치기 아쉬워 살짝 옮깁니다. 

 

 

Q. 졸업 후 N잡러가 되고 싶은데, N잡러를 하고 계시는 교수님의 생활은 어떤가요? 

강유정 교수 |  저는 N잡러를 꿈꾸지는 않았는데 어느새 여러 개의 직업을 갖게 되었어요. 일이 들어오면 우선 하고 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새로운 일이 자신에게 왔을 때 겁나지 않고 덜컥 해버리는 성향이면 N잡러도 좋을 것 같아요. 당부할 점은 체력 안배를 잘 해야해요.

출퇴근이 정해진 일과는 다르기 때문에 늘 체력이 풀충전 상태여야 해요. 일상 패턴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크게 휘청이거든요.

운동을 꼭 열심히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지키기! 그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영화 평론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글을 쭉 쓰고 있는데 고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평론에 있어서 중요한 게 논리잖아요.

저는 영화를 보면 플롯이나 캐릭터에 애정이 생겨서 덕질하듯 글을 쓰게 돼요.  혼자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론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유정 교수 |  캐릭터를 애정하지 않고는 영화를 좋아하기 힘들죠.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평론에는 논리보다는 서사, 내러티브를 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큰 줄기를 보고 그 배경을 이해 해야죠. 영화의 배경을 찾아보고 그 역사적 맥락을 공부해봐도 약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평론, 영화에 필요한 건 인문학이에요. 조금 바깥에 있는 책을 읽어보세요.

가끔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다가 후회하는 영화과 학생들을 봐요. 저는 대중에게 큰 공감을 얻는 봉준호, 박찬욱 감독이 사회학과 철학과 출신인 게 의미 있다고 봐요.

영화의 눈으로만 바라보면 막힐 때가 있거든요. 그때 영화 바깥의 책을 읽으면 내가 읽은 책을 통해서 영화가 다시 보여요. 그런 체험을 하시면 길이 좀 뚫릴 거예요. 

 

 

 

 

Q. 요즘은 특히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잖아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나와 있는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더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 중인데 만든 혼자 열심히 궁리해 만든 디자인을 교수님한테 가져가면 “이건 어디 어디 브랜드에서 나온 거다”라고 하세요.

제 창작물이 이미 존재했던 거예요. 그럴 때마다 힘이 조금 빠집니다! 


강유정 교수 |  참 어려운 문제죠. 미학 용어 중에 “마르셀 뒤샹이 변기를 뒤집어 놓으면 코드가 되지만,

그 다음부터 사람들이 변기를 뒤집어 놓으면 메시지밖에 안 된다”는 말이 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한 사람이 선발 주자가 되면 그 사람이 코드를 잠식해버리는 거예요. 그 비슷한 것들은 그냥 사라져버리거든요. 예술사의 잔혹한 면모죠. 

또 두 작가가 알지 못한 채 서로 비슷한 개념의 플롯이나 스토리를 가진 이야기들을 쓸 때 예상 표절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의성이라는 개념이 점점 위협감을 느낄 때도 있고 때로는 억울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충분히 있고, 유명 브랜드가 가진 인정 효과라는 것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세계를 다수에게 인정 받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질문자 님의 디자인이 제품이 유명 브랜드와 비슷하다 할 지라도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는다면 그게 의미있는 거거든요. 어떻게 인정을 얻을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봐요. 

또 때로는 창의성이란 게 약간의 음모일 때도 있어요. 주변이 만든 창작의 기준,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원하는 세계를 계속 가보세요.

누군가에게 인정받아 작가성을 얻을 때가 올 거예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걸 계속 팠더니 길이 나왔거든요.

완벽한 오리지널리티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누군가도 좋아해주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버스킹에서 수집한 질문들.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못하겠어요. 제 취미는 무엇일까요?

전 게으른걸까요, 번아웃이 온걸까요? 저의 무기력함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연애를 하고싶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렵고 힘들어요.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제가 어떻게 하면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오렌지족에서 캥거루족, 욜로에서 짠테크... 왜 계속 반복되는 것일까요? 중간은 없는 걸까요?

엄격하면서도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는 방법이 궁금해요. 

철은 몇 살 쯤 드는 걸까요? 다른 친구들은 사회에 나가 자기 한 몫을 하겠다며 앞으로 나아가지만 저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제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찬찬히 살피며 응답할 궁리를 하고 있어요. 커밍 순!

 

 

◇  컬렉션 버스킹,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하다면   https://han.gl/9pzKy
◇ 전국 순회 컬렉션 버스킹 프로젝트는 도서문화재단씨앗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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