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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5 어쩌다 지혜학교: 다시 만날 세계_광장 이후, 모두의 안녕을 묻다(세션2.민주주의)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5-10-24 조회수 : 295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느티나무 어쩌다 지혜학교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돌봄’과 ‘민주주의’의 두 개 세션, 총 8강으로 진행되었던 이번 학교는 매 강의마다 20여 명 이상 참석했고, 뜨거운 학구열로 도서관 3층은 매주 수요일마다 후끈 달아올랐답니다. 오늘은 민주주의 세션에서 오갔던 내용을 전해드릴께요. 

글로벌정치경제 연구소장 홍기빈 님이 세 번의 열강을 해주셨는데요. PPT 화면이 아닌 칠판에 직접 판서를 하며 듣는 강의는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는 '왕이 없는 사회(국가)'에 대한 인류의 실험으로서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 로마 '공화주의', 영국 '자유주의', 1789년 미국의 헌법제정까지 약 2,500년동안 인류의 지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민주주의 역사의 흐름은 물론 막연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자신의 언어로 발화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질문(민주주의란? 공화주의란? 자유주의란?...)에 하나씩 답을 찾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강의는 계급&봉건 사회였던 유럽이 산업혁명을 통한 기술의 발달로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봤는데요. 농업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변화한 '노동'의 개념(내 소유물을 일구는 노동 vs 자본가의 기계를 돌리는 노동), 프랑스 혁명과 영국의 참정권&노동조합 운동이 진행되면서 별개였던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사회민주주의로 진화하게 되는 과정, 미국 헌법에 이어 그 당시 민주적인 헌법이라 평가받은 바이바르 헌법을 제정한 독일에서 1차 대전 이후 헌정 체제가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 1930년 대공황 때 늘어난 실업자와 굶어 죽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등장한 파시즘과 러시아 공산주의, 그리고 스탈린 공산당 1당 독재까지 민주주의의 흑역사까지 짚어보았답니다. 특히, 독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윤석열 정부 때와 비교하면서 설명을 해주셔서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답니다.

세 번째 강의에서는 산업사회 운영을 위해 노동자와 자본의 합의가 가능했던 미국, 일본, 유럽과 달리 2차 대전 이후 대부분의 나라가 '전체주의' 국가가 되었고, 1980년대 이후 시장경제, 이른바 '신자유시대'가 되면서 민주주의가 '극단적 자유주의'로 전락, 더 나아가 서방세계가 '포퓰리즘(극우)'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셨는데요. 머나먼 시대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 같았던 이전 강의와 달리, 현재 대면하고 있는 사안들이기에 더욱 와닿았습니다.

민주주의를 논하면서 "좋은 삶"에 대한 토론이 빠져있음을 지적하는 르페브르의 글과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인간>의 일독을 권하며, 노동하는 사람으로서의 '불안''지루함', 일터 밖에서 느끼는 주처할 수 없는 '욕망'. 한계를 깨닫고 '삶의 질서'를 찾으려 애쓰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강사님 관찰의 결과로서 4개 키워드로 정리해주시기도 했답니다.

일상의 좋은 삶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마을, 삶의 방식으로서 실천하는 마을 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 또한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는데요.
우리는 왜 민주주의를 이상으로 삼고 있을까?  민주주의가 아닌 또 다른 단어는 없을까?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사회의 상은 무얼까?  그래서 대체 "좋은삶"이란?? 등등... ... 여러 화두가 오고 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다 지혜학교 마지막 강의는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자 국회 입법조사처 자문위원 이상민 님의 <내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부재정>을 주제로 한 강연이었습니다.
잘못된 경제 기사를 바로 잡는 칼럼을 매주 쓰는 일을 수년째 해오고 있는데, 글감이 고갈된 적이 없다는 말에 모두 놀라기도 했지요.


정치와 경제는 한 몸임을 강조하며, 2023년 경제위기의 주범은 정부이고, '정부재정위기'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국가 살림 원칙은 가정 살림 원칙과 반대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내수가 나쁘면 지출 확대, 내수가 좋으면 지출을 줄여 경기 조절 역할). 국가가 재정건정성과 재정책임성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게 된 원동력은 ‘세수감소’로, 세수결손보다 세수감소가 중요하고, 시장과 시장체제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시장이 아닌 시장체제 안에서 존재하며, 이는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재정을 관리 감독하는 심판의 역할을 할 때, 단순히 n분의 1로 나누어 주는 존재가 아닌, 정치 철학에 따라 불공정한 심판이 되기도 하는데, 심판의 의지에 따라 부자가 되거나 가난한 사람이 되기도 하는 등 정부재정이 내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무엇보다 행정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 정부가 그만큼 노력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23년부터 ‘공적이전소득’ 전체는 줄어들었지만, 고소득자에게는 늘어난 양상 및 ‘시장 소득’과 ‘가처분 소득’의 불평등과 빈곤율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며 우리나라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국가 재정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가의 지출액과 정책을 좌우하는 삼각형은 ‘관료, 정치인, 이익집단’이라고 재정학 교과서에는 이야기한다고 하는데요.
강사님은 김인국 신부님의 다음의 묵직한 이야기를 전하며 강의를 마쳤답니다.
“정, 재, 관, 학, 언 오각동맹은 그 어떤 충격에도 꿈쩍하지 않는 철옹성이었던 반면 연민을 기초로 뭉치는 못난이들의 연대는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나 가냘팠다.”


강의 후에는 이전 세 번의 강의를 진행한 홍기빈 님의 진행으로 참여자 질문의 시간이 이어졌는데요. 
재정 관료들의 인식, 차상위계층의 재분배 문제, 증세 가능성 여부, 경제 기사에 대한 언론의 태도, 부동산 자산의 전환 문제 등 여러 현안과 그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치맥으로 이어진 뒷풀이에서는 이번 어쩌다 지혜학교에서 알게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격주마다 만나서 책을 읽는 [낭독회(독서회)]로 이어가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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