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부터 3일 동안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대전환의 시대, 도서관의 힘"이라는 주제로 제63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열렸습니다.
느티나무 세션은 이튿날 진행되었는데요.
김대중 정권의 도서관을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2000년 한국도서관협회 제 51차 정기총회 및 도서관 정보화 종합계획 설명회' 에서 연설한 문화관광부 장관 축사 중 일부를 읽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종창(김근태기념도서관 관장), 허인영(강북문화정보도서관 사서)님이 한 문장씩 번갈아 낭독해 주셨는데요.
26년 전,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도서관의 역할과 정책에 대해 선후배 도서관인이 나란히 서서 읽는 모습!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짧지만 강한 울림을 주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민주주의는 도서관에서 자란다-대전환의 시대, 풀뿌리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서의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고,
좌장은 이소연 느티나무재단 이사(전 국가기록원장, 느티나무연구소 소장)가 맡았습니다.

첫 번째 발표를 한 김선혁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을 '경청'이라고 짚었습니다.
선거와 선거 사이를 채우는 '일상의 민주주의'가 더 중요하고, 도서관은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장소'로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민주적인 순간'을 만들 수 있다고 했는데요.
도서관을 민주주의의 전초기지로 바꾸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0에 가까운 그 역할을 1이나 2로라도 시작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사서에게는 환대의 공간을 만드는 "매개자이자 촉진자"로 역할이 넓어지길 기대하며, 이를 뒷받침할 지원과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경민 아주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느티나무도서관 운영위원)는 느티나무도서관을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풀어냈습니다.
동네의 이야기와 질문을 모으는 '아웃리치'로서의 컬렉션 버스킹, 이용자를 활동의 주체로 전화시키는 '초대', 자격을 묻지 않는 환대로 나의 자리가 형성되는 '베이스캠프'가 서로 만나 새로운 일이 생기는 "주체적 연대"를 플랫폼의 핵심 작동 원리라고 설명했는데요.
발달장애 가족 모임의 '환대의 식탁'으로 출발해 우간다 난민 정착지 아이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나눈 그림 전시회, 어르신들의 우유팩 자원순환 활동 등 실제 사례 발표를 통해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아래와 같은 청중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답니다.
Q1. 개인적인 필요로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에게 어떻게 경청과 민주주의를 경험할 기회를 줄 수 있을까요?
김선혁 교수는 정보를 찾아 사서와 1:1로 묻고 답한 뒤 돌아가는 이용 방식에서 한 걸음만 벗어나 보라고 답했습니다.
특강이나 집단 토론,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나누는 팀 활동처럼 작은 장만 마련해도 이용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운영이 서툴고 지원이 부족할 수 있지만, 느티나무처럼 앞서갈 필요 없이 한 발만 더 나가 보자고 했습니다.
Q2. 사서가 주도해 시작한 동아리가 이용자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이경민 교수는 겉으로 드러난 '요구'보다 그 안의 '욕구'에서 출발해야 지속된다고 답했습니다.
느티나무서관에는 정해진 프로그램이 없고, 사서의 끊임없는 관찰과 말 걸기, 그리고 연결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용자가 "재봉틀도 빌려주나 봐요" 하고 말하면 "재봉틀로 뭐 하실 건데요?" 하고 묻고, 가방 수선이 필요한 다른 이용자와 이어 주는 식입니다.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기보다 판을 깔고 응원하는 플랫폼 역할을 도서관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소연 좌장은 지역의 시민단체와 독서모임, 독립서점 등을 찾아 연결하는 매개자가 되어 보자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Q3. 행정 업무가 가장 힘듭니다. 대체 행정이란 무엇인가요?
김선혁 교수는 같은 문서를 양식만 바꿔 반복해서 쓰게 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의 대표적인 예라고 답했습니다.
행정의 본래 뜻은 '문제 해결'이며, 개선이 필요한데 길들이기나 참을성 테스트가 되어 버린 일은 행정이 아니라고 답변했고,
이경민 교수는 AI가 잘못된 행정을 대신해 주고, 사서는 커뮤니티 빌더 역할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소연 좌장은 도서관과 민주주의는 바짝 붙어 있어야 하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버리지 않는 것이 '공공성'이라며 성과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목적지를 잃지 않고 천천히 가보자 말하며 재량권이 생기는 자리에 갔을 때 서류 하나, 절차 하나를 먼저 줄이는 사람이 되자고 후배 사서들을 격려하며 세션을 마무리했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현장에서 나온 질문을 안고, 도서관과 시민이 함께 자라는 방법을 실험하며 민주주의의 훈련장으로서의 도서관을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특히, 행사장 밖에 전시된 컬렉션 버스킹에 도전한 사서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서도감>은 11월 19일(목)에 컬렉션버스킹 성과공유회에서 더 깊이 나눌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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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 현장은 느티나무도서관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V0xRs16RIDQ
• 한국도서관협회 제 51차 정기총회 및 도서관 정보화 종합계획 설명회 문화관광부 장관 축사(연설문) 전문
https://www.mcst.go.kr/usr/minister/active/speechView.jsp?pSeq=1141&utm_source=chatgpt.com
• 제63회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 홈페이지
https://conference.kl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