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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만남 후기] 동네작가들의 수다 (김영숙, 김서령, 이혜령, 전지현, 정이립 작가)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2-07-01 조회수 : 7,060

 

지난 6월 18일 토요일 이른 11시, 도서관 서가 사이에서 느티나무도서관을 베이스캠프로 활동하는 5명의 작가를 만났습니다.  

 

사회를 맡은 김영숙 작가는 동네 주민으로 10년 동안 느티나무도서관에 출근하다시피 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상주 작가로 ‘그림책 낭독회’, ‘글쓰기 모임’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서령 작가는 2019년 상주 작가로 느티나무도서관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이사 가서 자주 못 오지만 이런 기회로 도서관에 찾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했습니다. 소설도 쓰고, 번역도 하고 책도 만듭니다.  

이혜령 작가는 동화작가로 주로 느티나무도서관 2층에서 작업을 합니다. <브로콜리 도서관의 마녀들>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느티나무도서관입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판타지 같은 공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와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글이 안 풀릴 때 오면 글이 술술 풀리는 장소입니다.

전지현 작가는 올해 느티나무도서관 3층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창업을 했습니다. 친구 소개로 도서관을 오게 되었습니다. 텍스트 관련된 모든 일을 합니다. 독립출판계 베스트셀러인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를 출간했습니다. 

 

정이립 작가는 2007년에 이사 왔고 2008년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도서관에 오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살고 있어서 동화 쓰러 자주 옵니다. 느티나무는 “나의 서재이자 별장이다"라며 도서관은 “나에게 휴식도 주고 에너지도 주는 곳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작가들의 소개 이후 공통 질문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통질문] 작가들의 루틴이 궁금합니다.

김서령 저는 직장 다니면서 글을 써서 착실하게 글을 썼다. 지금은 아이가 1학년이라 아이 학교 보내고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글을 쓴다.

이혜령 저는 주로 아이들 재우고 밤을 새워서 글을 썼지만 지금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고 낮에 쓰는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 집보다는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쓴다. 제 꿈은 ‘가늘고 길게 가자’다. 올해부터 매일매일 글을 쓴다. 정이립 작가님과 여러 글 벗들과 같이 단톡방(열매방)을 만들어 매일 인증하고 있다.

전지현 제 매력 포인트가 변덕이다. 끈기가 없다. 루틴을 갖고 생활을 못 한다. 어렸을 때는 일기 쓰고, 20대에는 연애편지를 엄청 썼다. 그때 꾸준히 써서 글쓰기가 많이 늘었다. 아이 낳고 메모를 쓰기 시작했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단어나 생각을 적는다.

정이립 2007년부터 동화 쓰는 일을 시작했다. 아이가 어려서 학교에 간 시간에 책 읽고 밤에 글을 썼다. 지금은 ‘쓰자 읽자 운동하자 영어 공부하자(쓰읽운빵)’을 실천하려고 한다. 하지만 가장 먼저 버린 것이 빵(영어 공부)이다. 저녁에 동그라미, 엑스, 세모를 표시한다. 올해는 ‘열매방’을 만들어서 글을 올리고 있다. 저는 느린 사람이라 일 년에 딱 한 권씩 책이 나온다. 저를 견디게 하는 말이 “달팽이도 바다를 건넌다.”다.

 

2부 시작에 앞서 3층에 입주한 (예비) 창업자들이 만든 핸드 메이드 상품을 작가님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통질문] 웹소설, 전차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런 흐름에서 도서관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종이책을 소장하고 대출하는 방식을 지켜야 할까요, 새로운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를 대비해야 할까요? 작가들은 웹소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서령 예전에는 등단하지 못한 작가는 지원금을 받지 못했는데 지금은 웹소설 작가들도 창작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웹소설은 장르가 다르다.

정이립 도서관에서 책으로 나온 웹소설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도 덕분에 빌려보고 싶다. 느티나무도서관에는 없는 책이 없다. 제가 이 도서관에서 야한 책 찾기를 해봤다.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도서관에 있는 웹소설은 믿고 볼 것 같다.

전지현 저도 느티나무도서관이 특별하다고 느꼈는데, 다른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는 곳인데 여기는 이용자들이 책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이용자가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내용과 장르 불문하고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혜령 동화작가 중에서도 웹소설로 넘어가서 안착하는 분들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분들이 있다. 자본이 웹소설로 몰려 있기 때문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린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좋은 작품이 많다. 선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도서관에는 만화책이 없는데 느티나무에서는 좋은 만화책들이 많다. 그래픽 노블도 많다. 저는 만화 보러 많이 온다. 열린 마음으로 좋은 작품을 많이 비치하면 좋겠다.

 

[공통질문] 책을 낼 수 있는 구체적 방법에 뭐가 있을까요?

김서령 독립출판을 많이 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바플(바디 프로필)과 독립출판으로 책 내는 것이 목표다. 자기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이혜령 저는 20대 후반부터 글을 썼다. 재능 있는 작가들이 많지만 끝까지 쓰는 작가는 많지 않다. 제일 중요한 건 ‘시시한 자신을 견디는 것’이다. 제 작품은 완벽하지 않지만 다음 작품을 더 잘 쓰면 된다는 마음으로 쓴다.

정이립 원고가 제일 중요하다. 완성된 원고가 있어야 한다. 시를 쓸지 동화를 쓸지 목표에 맞게 써야 한다. 저는 동화만 쓰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소설을 써봤다. 780매. 무릎으로 버티며 끝을 맺었다. 오늘 이런 얘기를 들으며 소설을 독립출판으로 내봐야겠다는 희망을 얻고 간다.

전지현 독립출판으로 돈을 번 사람은 극소수다. 하지만 독립출판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겼다. 독립출판물은 읽는 사람이 별로 없고, 사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건 흉볼 사람도 적다는 뜻이다. 완성된 책이 나오는 게 두려운 사람은 독립출판을 시도해볼 수 있다. 한 가지 내용을 반복해서 내도 된다. 똑 같은 문장을 다른 폰트로 내도 된다. 독립출판을 하려는 사람들은 책이 안 팔린다는 것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완성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내가 이걸 하면서 어떤 기분이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독립출판 어렵지 않다. 도전해 보세요.

김영숙 글은 기술인 것 같다. 하지만 혼자 하기는 쉽지 않다. 글을 써야 하는 동기가 중요하다. 그래서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글쓰기 수업이 많다. 도서관 프로그램에는 공인된 강사들이 온다. 그런 강좌를 활용하면 좋겠다. 매일 써야 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개별질문 시간을 가졌습니다. 

- 책 제목을 어떻게 정하나요?

정이립 "도서관의 책등만 보고 다녀요. 하루에 100개씩 써보세요. 금방 씁니다. 아니면 편집자가 책 안에서 핵심 단어를 뽑는 경우도 있어요."

김영숙 "제목을 상품 이름으로 생각하면 쉽다. 글을 다 써놓고 이 상품을 가장 잘 팔 수 있는 상품명이 뭘지 상상하면 쉬워요. 글의 핵심 문장일 수도 있고 글과 상관 없지만 직관적인 내용일 수 있다. 글에 제목을 적지 않으면 메모에 불과하다. 글에 꼭 제목을 붙이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제목을 꼭 붙여보세요. 마지막에 고민해야 더 좋은 제목이 나오는 것 같다."

연애 꼭 해야 할까요?

김서령 "제 책 제목이 <연애의 결말>이라 이런 질문이 나온 것 같다. 제 책에서는 연애하지 말라고 합니다."

- 작가님에게 기억에 남는 독자가 있나요?

이혜령 "이번 주 수요일에 학교에 강연을 다녀왔다. 편지도 많이 받는다. 기억에 남은 친구는 책을 정말 싫어하고 읽지 않았는데 제가 쓴 <전설의 딱지>를 읽고 흥미를 가졌다고 한 아이다. 특히 <전설의 딱지>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아이들이 좋아한다. 어린이책을 쓰면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재미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면 제일 기분이 좋다."

다음 책 소식을 전해주실 수 있나요?

전지현 "제가 편지를 많이 썼는데 3분의 1은 군대 간 아이들의 편지다. 20대 때 겪었던 일을 책으로 내보려 한다. 제목을 먼저 뽑았는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의 20대’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집필하는 경우 사람들이 아는 척하는게 좋으세요, 모른 척하는게 좋으세요?

정이립 "아무도 저를 아는 척해준 적이 없어요. 이후에 ‘강연에서 뵀어요.’ 하면 제가 안아 드릴게요. 전 마을 주민인데 정말 자주 도서관에 옵니다. 지금과 다르더라도 인사해주시면 반가울 것 같아요. 실제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무척 설렙니다."

 

모두들 아쉬워하며 동네 작가들의 수다 시간을 마무리했습니다.

*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참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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